학부모를 위한 자녀 마음챙김 연수, 지역교육이 던지는 메시지
영천교육지원청이 최근 지역 내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 정신건강 및 마음챙김 연수’를 열었다. 이 연수는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마음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실제적 사례와 전문가 강연을 결합해 운영됐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자녀의 급격한 정서 변화, 친구관계 문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있다. 영천교육지원청은 이러한 흐름에 주목해,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연수를 기획했다.
연수에서는 지역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학부모들의 실제 고민상황을 예시로 들어 접근했고, 최근 증가하는 청소년 우울·불안·분노 문제의 원인과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연수 후 현장에서는 평소 자녀와 소통이 어렵던 학부모들이 공감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한 참가자는 “평소 사춘기 딸이 말수가 줄어 걱정이 많았는데, 열린 대화 방법 등을 배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연구가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마음회복력(회복탄력성)이 직접적으로 학업 분위기, 학교폭력, 사회 적응에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202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대 자살 위험지수는 전국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영천시 역시 학부모들의 불안도를 반영하듯, ‘자녀 마음 건강’ 관련 상담 접수 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세대는 또래와의 갈등, 진로에 대한 불안 등 복합적 위기에 놓였다. 이에 학교와 교육지원기관이 공동으로 정서적 지원에 나설 필요성이 강조된다.
최근 교육부 정책도 학생 정신건강을 중점 의제로 올렸다. 교사 대상 연수, 학부모 대상 교육, 전문 상담사 배치 등 다양화된 대응책이 전개되고 있지만, 실제 일선에선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영천교육지원청의 이번 시도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주도적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복지 인프라가 풍부한 대도시와 달리, 지역사회는 정보·상담 접근성이 낮고, 정신건강 교육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그 만큼 교육지원기관이 촘촘히 개입할 이유가 분명하다.
연수의 또 다른 초점은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 기법은 원래 치료 현장에서 활용되다가, 최근 국내 학교에서도 긴장완화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의 주요 도구로 도입된다.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감정과 신체 반응을 인식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역량은 학업환경뿐만 아니라 전인적 성장과도 직결된다. 이번 연수는 단순정보 전달을 넘어, 실습과 체험을 통해 학부모도 스스로 마음건강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실제 참여자들은 가정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호흡법, 감정일기 쓰기, 대화법 등을 배우고 체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역 내 다른 교육지원기관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교별로 ‘정서코칭교실’ ‘학부모 상담동아리’ 등 맞춤형 지원책을 실험 중이다. 영천의 사례는 지자체-교육기관-지역사회가 협력해 마음건강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한계도 분명하다. 지역 학생·가정 중 상당수는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 접근의 어려움, 상담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도 ‘감정표현’이나 ‘심리문제’에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교육기관 단발 연수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체계, 전담 인력 배치, 지역사회기관과의 연계 프로그램 등 연속성이 절실하다. 또한 지역사회, 학교, 상담센터, 가정이 공동으로 정서교육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정서적 소통환경이 조성돼야 학생, 부모 모두 일상의 작은 위기 속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학부모 대상 마음챙김 연수는 그 첫 출발점이다. 전국적 확산과 현장 사례의 축적이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