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소년 절반이 가짜뉴스에 노출…실질적 문해력 교육의 시급성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 우리 사회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가짜뉴스에 ‘직접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커뮤니티 등 정보 채널이 다변화된 현재,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정보의 진위를 스스로 판별하지 못한 채 오보와 허위 정보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문해 교육, 즉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올바른 사실을 가려낼 수 있는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실제 청소년 정책연구원 등 여러 연구기관의 최근 설문조사와 심층 면담을 종합하면, 중고등학생 2명 중 1명이 주 1회 이상 ‘본문을 변형하거나 왜곡된 사실관계’를 담은 콘텐츠에 노출됐다고 응답했다. 단순히 뉴스를 읽는 것을 넘어서, 정치·사회적 현안에 오인된 정보를 공유하거나, 일부 사안에 대해 근거 없는 괴담과 루머가 개인의 인식에 깊게 각인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사례가 관찰된다. 한 고교생은 ‘코로나19 이후 백신 거부 운동’ 관련 허위 정보가 또래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는 경험을 밝히기도 했고, 다른 중학생은 ‘대형 강진 예언’처럼 실제 사실과 거리가 먼 정보가 SNS 대화방에서 무비판적으로 복제되는 모습을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외적으로도 유사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UN이 펴낸 ‘글로벌 미디어 리터러시 보고서’에서도 ‘디지털 문해력 격차’가 15~18세 사이 청소년층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음이 언급됐다.
정보소비 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청소년들은 정보의 신뢰도 검증과 분별력 측면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열린 정보 접근성을 제공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 사고 없이 콘텐츠에 노출될 경우 사회 구성원 전체의 ‘집단적 오인’ 위험이 커지는 부작용도 함께 증폭된다. 최근 발생한 ‘아동 대상 혐오 발언’ 사건이나 ‘급식 체계’ 논란 등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 유통과정에서 실질적 피해를 유발했던 문제들로 꼽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가짜뉴스’ 차단을 넘어 청소년 스스로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독립적 역량을 갖추는 방향으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외국의 경우, 북유럽 국가들처럼 청소년 미디어 문해력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커리큘럼 도입과 체험 기반 교육 방안을 확대하는 변화가 뚜렷하다. 핀란드는 전국 중등 학교에서 ‘디지털 시민성’ 교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며, 뉴스를 스스로 판별하고 토론하는 수업 구조를 마련했다. 독일·호주는 인터넷 사용 윤리, 정보 취사 선택 훈련 등을 거침없이 도입해 디지털 환경 적응력을 높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학교 미디어리터러시 강화 시범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아직 대다수 정규 교과과정에서는 실질적 적용 빈도가 높지 않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시간표 내 독립 교과 편성이 어렵다” “학부모 인식 부족” 등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실제로 교육 현장 취재 과정에서 여러 교사가 ‘프로그램의 일회성’으로 인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청소년기의 정보 해독 능력은 사회 전체의 건강한 의사결정 구조로 직결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누적될수록 정책 논의 과정, 개인 의견 형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오해와 갈등이 반복된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딥페이크 영상 등 최신 기술까지 정보를 교묘히 변조·확산하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역할이 더욱 크고 복잡해졌다. 학교 현장의 대응만으론 한계가 분명해, 가정과 지역사회, 주요 플랫폼 기업의 협업적 노력이 꼭 필요하다.
교육·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필요한 건 단순 ‘캠페인성 안내’가 아닌, 일상적·지속가능한 미디어 문해력 수업 정착, 그리고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학교문화에 체계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이다. 가짜뉴스 생산 근절 못지않게, 공급자(플랫폼)의 책임 강화 및 교사 역량 지원, 청소년과 학부모 대상 ‘비판적 소비자’ 교육도 중단없이 병행해야 사회 전체 문해력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한 교사는 “학생들이 단순히 뉴스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뒤 질문하고 의심하며 근거를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이한 점은 문해력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상당히 높지만, 이를 인프라와 정책으로 정착시키려는 실행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데 있다. 디지털 정보 환경은 더욱 빠르고 복잡해지는 반면, 학교와 사회가 올바른 지식과 사고 방법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이 이 흐름을 주체적으로 헤쳐 나가려면 ‘실질적 변화’에 대한 사회적 집중과 실천의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