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현금성 복지 확대에 재정 부담 증가…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재정협력 과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현금성 복지정책 확대에 따라 서울시의 재정 부담이 3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간의 정책 이견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시의 입장은 최근 복지 정책 중심의 국정운영 기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기존 시 자체 사업과 중앙정부 주도의 보편 복지가 실제 예산 운용에 어떤 함의를 주는지 보여준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추진한 ‘현금성 복지’ 확대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영아수당, 아동수당 등 대표적인 현금성 지원정책과 연계된다. 이 가운데 국고와 지방비가 일정 비율로 분담되는 매칭사업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서울시는 2023년 이후 지난해와 비교해 약 7,000억원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으며, 2026년까지 합하면 총 3조6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부담액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가 현금성 복지 보장과 지역균형을 내세울 때 ‘실제 재원은 지방이 상당 부분 책임져야 하는 구조’라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는 현행 지방재정 구조와 정부의 분권 정책 전반을 고민하게 하는 지점이다.
현금 중심 복지정책 확대는 보편성과 즉시성을 내세우지만, 자치단체별 재정 여력 차이에 따라 운영상의 불균형이 불가피하다. 서울시는 단일 도시이자 최대 인구를 담당하는 자치단체로서, 국비 지원뿐만 아니라 자체 재정 조달에도 상당한 역량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중앙정부 주도의 복지사업이 증가하면, 서울시 자체 정책 및 신규 자체사업에 쓸 예산의 제약이 커진다. 대표적인 예가 복지 외 도시환경 개선, 청년주거, 문화 관련 투자 등으로, ‘현금 복지’의 인위적 확장과 병행 시 재정 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
지방정부 관점에서 핵심 쟁점은 ‘재정 분담의 적정성’ 및 ‘정책 우선순위’ 설정이다. 정부는 법정 지원 비율을 규정해 지방비와 국고의 부담을 산정하지만, 서울시는 압도적인 세입 규모와 또 선진 복지 요구에 직면해 추가 부담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세훈 시장의 표현처럼 ‘현금성 복지정책의 팬데믹’이 지방재정 균형재정 원칙과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통계상 서울시는 이미 2022~2025년 사이 복지 관련 예산 상승률이 타 지자체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연도별 서울시 세출 구조에서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년간 3.7%p 상승했다.
복지정책 확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현금성 복지의 사회적 필요성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사이에 균형점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규모의 복지’ 확대가 소비 진작 및 사회안전망 강화를 도모할 수 있지만, 지방정부에 대한 일방적 분담은 지방재정 자율성을 해칠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대도시 서울의 도시경쟁력 저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정부와 지방 간 ‘예산협의체’ 구성, 복지 사각지대 점검 후 매칭비율 조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현금성 복지 확대 정책은 단기적으로 저소득·취약계층, 아동·청년층의 가처분소득 증대라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중복·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 예산 운영에 있어 유연성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복지의 실효성을 위해선 ‘선택적 지원’과 보편적 정책 집행의 조화, 지자체의 지역 특성과 재정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서울시가 겪고 있는 부담 증가는 다른 대도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부산·인천 등 광역시는 이미 노인·아동복지, 돌봄서비스 등에서 정부 매칭 비율 증가에 따라 2027년까지 각각 4,000억원, 3,200억원의 추가 부담 전망을 내놓았다. 또 서울 시 단위 내 지역 간 복지 수혜 불균형, 행정 효율 저하 문제도 제기된다.
결국 현금성 복지정책의 속도조절 필요성, 그리고 중앙-지방 간 정책 역량 분배의 현실적 재조정이 요구된다. 시급한 것은 예산 편성 단위에 있어 지방-중앙 간의 무게중심 평형 보장, 세입 기반 확충을 통한 재정자립도 강화, 효과성 검증을 위한 정책 실험 및 사후평가 도입이다.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단순 재정 부담 논의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사회 안전망의 지속가능성과 다양화, 그리고 이를 받쳐줄 행정의 효율성 및 책임성 논의와 맞물릴 때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지방자치단체 간 균형잡힌 재정협력 구조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향후 복지정책의 미래 설계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음을 정책 결정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과 지방재정 안정을 위한 새로운 협치 모델이 절실한 시점이다.
— 이수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