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호남반도체 예산 심의, 민간위 위촉 논란…산업 전문성 결여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반도체 클러스터’ 예산심의 과정에서 민간위원 위촉 방식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예산규모는 6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 예산안 심의에 참여한 민간평가단 위원 명단에 디저트카페 사장 등 반도체·IT 분야와 직접적 연관성이 낮은 인물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의의 전문성 및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예결위에 제출한 ‘2027년도 지역산업육성 예산 민간평가단’ 명단 기준, 17%는 ‘관계 없는 직종’으로 밝혀졌다. 디저트카페 운영자를 포함해 생활용품 판매자, 프랜차이즈 중간관리자 등 IT 산업과 상관없는 직종이 포함됐고, 반면 반도체 공정, 소재, 장비와 직접 관련된 전문가 참여는 23%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이나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이해할 수 있으나, 데이터 기준 전문분야 미경험자의 참여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22~2026년 주요 국가 대규모 산업예산 평가단 구성을 추적한 결과, 해당 기간 전체 민간위원 중 산업 전문성 검증된 인력(석사 이상 학위·중앙연구소 경력 보유) 비율은 평균 62%였으나, 올해 호남반도체 예산 심의의 경우 41%로, 기준점보다 21%p 낮게 나타났다. 유사시기 수도권 R&D 예산 심의 민간위원 중 산업·기술자문 분야 참여자는 72%로 집계, 호남지역 심의와 대조된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평가단 구성은 전년도 산업별 평가충원 대비 필요 인력풀 한계, 지역사회의 의견수렴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예산 규모 6조원이 국가 R&D 예산 5조8,000억 원보다 크고, 해마다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2%→2.86%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산운용의 투명성과 심의의 객관성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2023년 진행된 1조 규모의 바이오 R&D 예산평가에서는 전원 박사학위급, 중복 계약방지 및 검증된 위탁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비해 이번 호남반도체 클러스터 사례는 상대적으로 검증 프로세스, 중복참여 방지장치 등이 미비하다.

예산심의 개방성 및 사회 대표성은 중요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산업 예산의 경우 기술 변화속도, 글로벌 산업연계성, 장기적 파급효과 등 특수요소를 감안할 때 엄격한 참여자 선정기준이 요구된다. 동일 기간 미국 반도체 법안 예산심의 위원 중 86%가 현직 반도체 기업, 대학 연구원 또는 기술자문가로 구성됐으며,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기술사·기술관리직 경력 8년 이상’ 조건을 명확히 규정한 현실에 비춰, 우리 정부의 기준 미비 문제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량 분석 결과, 2022~2026년 동안 산업 예산평가 민간위원 분야 다각화 비율(단일전문분야 외 합류자)은 9.2%로 확인됐다. 금번 호남반도체는 17%로, 표준편차 초과 상태임을 데이터상 확인할 수 있다. 산업부 내 운용규정에 따르면, 연 2회 이상 예산심의 참여시 ‘동일업종 초과 참여’ 위원을 제한하도록 권고되어 있지만, 실제로 임의 선정된 위원 중 28%가 3회 이상 반복 참여했다.

이 결과에 대해 산업단체, 반도체 학계,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역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단체별 입장 분석 결과, 전국반도체산업인연합 소속 위원 10명 중 8명이 ‘공정성 훼손’ 우려를 표했고, 반면 일각 시민단체는 ‘절차 투명성’ 확보 및 ‘지역 일자리 공정성 보장’을 근거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온라인 상의 여론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네이버, 다음, 구글 등 10대 포털 키워드 기반), ‘산업전문성’에 대한 부정적 언급 비율이 71%, ‘절차공정’ ‘지역균형’ 지지 여론은 합산 25%로 확인되었다.

정부 예산 심의 및 집행 과정의 합리적·정량적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 전문성과 지역 대표성의 균형을 찾는 방안으로는 △T/O의 일정 비율 이상 산업현장 전문가 배정(50% 이상) △위원 선정 시 경력·학력 검증 강화 △중복·순환 위원 방지 △예산 집행 이후 성과분석 데이터의 주기적 공개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 전문성 결여는 국가 대규모 예산의 예측가능성·장기효과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다른 첨단산업 예산 편성에도 유사 관행이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위 결정 및 실제 예산 투입 이후, 추적 관찰과 데이터 기반 결과 평가 필요성이 다시 강조된다.

— 정세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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