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오탁번 문학상, 심재휘 시인의 첫 수상 의미와 그 배경

심재휘 시인이 제1회 오탁번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한국 문단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결을 섬세하게 드러내 온 인물이다. 새로운 상의 출범과 더불어, 왜 심재휘 시인이 첫 번째 수상자로 낙점됐는지 짚어본다. 오탁번 문학상은 지난해 새롭게 제정되어, 우리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오탁번’, 1970년대 이후 아주 긴 시간 동안 한국 시단을 이끌었던 원로 시인의 이름을 따 만든 문학상이다. 오탁번 시인은 일상과의 진한 교감을 바탕으로, 평범해 보이는 삶의 순간들에서 시적 진실을 길어내는 데 탁월하다 평가받았다. 그의 이런 시 세계가 후속 세대 시인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다수의 평단에서는 심재휘 시인이 한 축을 이룬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번 시상식에 앞서 심사위원단은 수상의 배경으로 심재휘 시의 개성적 언어, 사회 현실을 바라보는 진지한 태도, 그리고 단단한 서정적 기법을 강조했다. 심재휘 시인의 대표 시집 『시간 속의 오후』와 최근 몇 년간의 주요 연작들은, 급변하는 사회 구조와 인간관계의 균열, 그 사이에서 길어 올린 미세한 슬픔과 연민의 정서를 담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작에서 두드러지는 ‘공감의 미학’, 함께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연민, 이러한 어조는 현시대의 문학적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문학상 제정과 수상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 시문학의 최근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5년간, 한국 문학계는 대중적 소통의 한계와 너무 일방적이던 담론 구조에 대한 자기비판이 계속되어왔다. 시인 개인의 내면만을 강조하던 구도에서, 사회와의 접점·소외 철학·공공의 목소리 등 삶의 다양한 경계를 시적 언어로 끌어들이는 실험이 이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심재휘 시인의 작품은 시대와의 적극적 소통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시를 통해 고립된 일상과 도시의 고독, 그 안에서 자주 보이지 않던 삶의 주체들을 시적 장면 안으로 초대한다. 이는 오탁번 시인의 ‘일상을 시로 승화하는 힘’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뜨거운 교유라 할 수 있다.

참고로, 2025년 말 한국문학평론가협회와 몇몇 주요일간지에서는 심재휘 시인을 ‘가장 동시대적인 시인’으로 꼽으며, 사회적 약자를 향한 시적 시선, 즉 ‘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점이 오탁번 문학상 심사과정에서 결정적 킬포인트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계와 평단의 관심은 심재휘 시인이 한국 시단의 고질적 한계였던 ‘내밀함의 고립’을 어떻게 극복해왔는가에 집중돼 있다. 특히 2024~2025년 전국 각지에서 열린 ‘시와 사회’ 세미나에는 심재휘 시인이 주요 패널로 초청되어, 시를 통한 사회적 연대, 미세공감을 논의한 바 있다.

좀 더 넓은 시야로 보면, 오탁번 문학상의 신설 자체가 한국 문학계의 위기의식,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망의 반영이기도 하다. 시집 읽는 인구가 해마다 감소하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시의 사회적 효용성에 대한 회의가 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는 여전히 우리 사회 여러 균열과 상처를 가장 민감하게 포착하는 예술로 남아 있다. 심재휘 시인 수상은, 한편으로는 젊은 문인들을 향해 ‘시적 언어로서도 충분히 시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계기가 된다. 최근 몇 년간 부상한 ‘공감 시학’, 사회적 감각이 확대된 서정의 새로운 모색 등이 이러한 추세와 맞물린다.

심재휘 시인 본인은 수상 소감에서 ‘여전히 힘들고 고단한 이웃들의 언어로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말의 진정성과 작가로서의 무게감이 담긴 발언이다. 평론가 이주희는 이번 수상을 두고 “오탁번의 전통성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적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구현해낸 결과”라고 평했다. 특히 심재휘의 시가 보여주는, 날카롭지만 정제된 시선, 그리고 인물 하나하나의 미세한 감정선을 포착하는 장점이 강조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학상 제정의 사회적 의미도 재조명해야 한다. 상은 결국 기성 문단의 인정이라는 측면이 있으나, 동시에 문단 바깥의 목소리를 안으로 끌어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와 일상의 언어를 만나게 하는 ‘사람 중심 문학’이 앞으로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심재휘 시인과 오탁번 문학상을 둘러싼 이번 논의가, 더 많은 참여와 질문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제1회 오탁번 문학상, 심재휘 시인의 첫 수상 의미와 그 배경”에 대한 5개의 생각

  • 시상식 뉴스 요즘 별로 안뜨더니 드디어 뭔가 움직임 있네. 요즘 시집 잘 안팔린다길래… 문학계 살길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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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롯이 시를 위해 살아온 사람에게 드디어 상이ㅠㅠ 근데 문학상도 점점 남 얘기 같아지는 시대…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건지!! 문단도 좀 각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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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상 좀 대중성이 있어야지…내부인들끼리만 박수치는 그런 느낌, 진짜 탈피해야됨!! 시단은 좀 더 깨어있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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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랐다가 기사보고 알게 됐어요. 앞으로 시집 더 많이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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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상 뉴스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이랄까. 시인도 자기 목소리 내는 게 여전히 중요한 시대인 거 같아. 근데 실제로 독자들이랑 소통 더 잘 됐으면 한다. 심재휘 글 읽어보고 싶은데, 도서관에도 없는 경우 많아서 좀 아쉬움. 이런 상이 바람 좀 불어넣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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