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어린이 건강 식습관, 작은 변화가 불러온 따뜻한 물결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조용한 골목, 매일 아침 등굣길에 오르는 초등학생 지영이(9)는 이제 아침 식탁에서 당분 많은 간식이나 가공식품이 아닌 엄마가 준비한 오이, 사과, 삶은 달걀로 하루를 시작한다. 최근 문경시보건소가 지역 어린이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앞장서며 이뤄내고 있는 변화의 한 장면이다. 학부모, 학교,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펼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영양교육을 넘어 실제 생활습관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문경시보건소는 지역 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어린이 건강한 식습관 형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영양사가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가 발표와 실습 위주로 진행한다. 식품 속 당분과 트랜스지방, 알록달록한 패키지에 아이들이 쉽게 끌리는 이유부터 왜 다양한 색의 채소가 필요한지까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교실에서는 함께 건강 간식을 만들어보고 급식실에선 식단 선택의 경험도 제공한다. 이처럼 체험과 배움이 맞물리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가 내 몸을 지킨다’는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 보건소장 강영자 씨는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맛이 넘쳐나는 시대, 아이들이 첫걸음부터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게 지역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며 “단기간 행사로 그치지 않고 습관,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사실 집에서 설탕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조절하면 아이가 불만을 가지기 쉬웠는데, 보건소 수업 후엔 스스로 채소 한 접시를 집어 들더라”며 놀라워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실제 최근 3년간 문경시 내 초등생 아동비만율은 전국평균보다 근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급식 메뉴 내 채소 섭취량 조사에서도 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가시적 성과 뒤엔, 한 명의 성실한 영양교사와 이에 호응한 교사·학부모들의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바꿔가는 어린이의 의지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아동 비만, 영양불균형 문제가 만성화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 만 6~12세 아동의 23.5%가 과체중 또는 비만 판정을 받았다. 이 수치는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으며, 평생 습관을 만드는 어린 시기의 식습관이란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특히 맞벌이 가족 증가, 스마트폰과 체험활동 감소, 다양한 가공식품 접근성이 늘면서 ‘간편함’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는 아이가 혼자 식탁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며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모습, 혹은 밥 대신 과자·음료로 허기를 채우는 실상을 낳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문경시보건소의 사례는 공동체 기반의 ‘생활 밀착형 보건복지’ 실천으로 주목 받는다. 급식실 조리원 미니교육, 영양사-교사 간 정기 피드백 미팅, 각 가정에 건강레터를 전달하는 등 아이 한 명, 한 가정도 놓치지 않는 촘촘함이 차별점이다. 학교 밖 지역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등 동네의 돌봄공간을 활용한 건강간식 체험교실 역시 긍정적 파급력을 키운다. 그 변화는 어느 날 한밤, 엄마와 만든 볶음 당근을 맛있게 먹은 아이의 미소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초콜릿보단 귤을 고르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분명히 읽혔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야채 많이 먹자’, ‘과자 줄이자’고 말하는 것만으론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어른들의 인식 전환, 그리고 모두가 동참한다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문경시는 지역농가와 연계해 급식 식재료를 다양화하고, 계절별 제철음식 체험 행사도 확대한다. 일부 학교에선 학부모 참여형 체험수업을 도입, 집에서도 실천 가능한 건강식 레시피를 공유한다. 사소해 보이는 계란 프라이 한 장, 직접 고른 방울토마토 하나가 맺는 의미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현실의 벽도 없지 않다. 바쁜 부모, 넘치는 스마트 미디어, 그리고 전국적으로 공급되는 고칼로리 식품 광고 속에서 지역 한두 개 사업만으론 한계가 따른다. 전국 단위 공공영양정책, 아이들만의 고민이 아닌 ‘가정-학교-사회’ 전방위 협력의 논의가 필요하다. 지방 소도시의 시범사업이 ‘일회성 쇼’로 흐르지 않으려면 예산과 인력, 실질적 정책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크다. 각자의 위치에서 작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이들의 노력이 더 큰 사회적 움직임으로 확장되길 희망한다.
어린이 식습관 교육은 단지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 공동체가 다음 세대에 보내는 ‘관심과 지지’라는 메시지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사실, 아침밥 한 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문경의 작은 부엌과 학교 급식실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소리 없이 자라난다. 어른들이 남기는 손길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바꿔간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좋은 프로그램… 아이들은 환경이 중요하죠😊
이모지로 표현하자면👍😊 이런게 진짜 필요했어요
현실적으로 맞벌이 부모가 늘고 육아에 투입할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지역, 학교, 사회 전체가 같이 나서주는 이런 게 절실하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결과도 투명하게 공유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교육이 지역 사회 전체로 확장돼야 해요. 지방 소도시에서 시작해 전국 단위로 가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지속성 확보가 제일 큰 숙제일 듯. 학교, 학부모, 보건소 실무자 모두 힘내시길! 비슷한 정책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으면 진짜 효과 볼 거라 봅니다😊
건강 교육의 실효성은 ‘일상화’에 달려 있어요. 체험해서 끝나는 게 아니고, 매일매일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효과가 나오는데, 문경의 이 정책이 그런 출발점이길 바랍니다. 부모와 지역사회의 연결고리가 중요하니, 제도 마련에 더 힘을 실었으면 합니다.
어릴 때 식습관 잡아주는 건 미래 세대 투자죠. 이 정도 실제 현장 체험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이면 효과가 분명 있겠네요. 하지만 정책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한 번 하고 사진만 찍고 잊혀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걱정됩니다. 지속적인 점검과 예산 배정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