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구조적 붕괴 직면…정책 부재의 그늘
종합유선방송(SO) 업계에 초비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공식적으로 ‘SO 산업의 구조적 붕괴’를 언급한 건 의미심장하다. 시장의 실패가 아닌 정책 공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바꿔 말하면, 케이블TV 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소비자 외면이나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정부의 미흡한 정책과 규제 탓이라는 시각이 핵심이다. 협회는 최근 급격히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IPTV와 OTT(넷플릭스, 유튜브 등) 서비스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SO가 속수무책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치로 보면 매출과 가입자 모두 하락세. 2021년 SO 가입 비중은 35%대, 2024년 현재 30%도 위태. 반면, IPTV와 OTT는 폭풍 성장. 정책 당국의 반응은 ‘유보’에 가까운 소극적 스탠스다. SO의 인수·합병(M&A) 이슈나, 콘텐츠 투자 촉진책은 미뤄지기 일쑤. 업계는 정부의 ‘직접 투자’보다는 ‘정책적 지원’ 방식으로 구조개혁을 촉구하지만, 입장은 평행선. 기존 지상파와 IPTV 사업자들은 반사이익을 보는 중. 실제로 유료방송 전체 매출은 늘거나 정체된 반면, SO만 역주행. 주요 SO 기업 재무제표에는 적자, 매각설, 고용불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SO의 경쟁력 하락, 단순 시장 논리로 해석해도 될까? 빅테크가 미디어 시장질서를 흔드는 가운데, SO는 지역 맞춤 콘텐츠, 비용 합리화 등 차별화 시도가 쉽지 않다. 지자체 협력이나 지역방송 연계도 한계, 인재 유출도 가속화. 협회는 “시장 실패라기보다 정책 공백”이라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선 ‘자기보호성 주장’이란 냉소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SO가 사라지면 정말 지역 시청권, 콘텐츠 다양성이 위협받을까? 실제로 수도권과 지방의 콘텐츠 격차가 커질 가능성은 높다. 디지털 소외계층 문제도 서서히 수면 위로.
기존 유료방송 시장의 고질적 문제(이동통신 3사의 방송 독점, 콘텐츠 획일화, 중소사업자 소멸 등)와 맞물려, 2026년 현재 SO는 투자 생태계에서 소외된 상태. OTT 사업자는 글로벌 플랫폼에 자본·인력·기술 쏟아붓고 있지만, SO는 고비용 네트워크 유지와 규제 부담에 허덕인다. “정책 공백”을 업계는 외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초에 케이블TV에 손이 안 간다는 이중적 현실.
정책 당국이 미디어의 공익성, 지역성 담보를 SO에만 맡겨왔던 구조도 허술했다. 최근 3년간 정부·방통위의 유료방송 정책은 뒷북만 연발. IPTV, OTT 관련 규제 논의에는 한참 뒤처진 느낌. 그 사이 ‘지역방송 붕괴’, ‘남은 SO의 매각 또는 통폐합 러시’가 수면 위로. 시장 점유율을 잃는 만큼, 콘텐츠 다각화 시도도 실종. 업계는 정부가 늦기 전에 플랫폼 다양성 지원책과 공익채널 보장, 최소한의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책적 명분과 소비자 체감은 여전히 괴리.
OTT 대세론, 케이블의 구시대 프레임 논쟁도 이어지는 중. 그러나 디지털 격차, 지역 정보의 현장성 등 SO에 남아 있는 미학적 가치, 잊으면 곤란하다. 당장 매각설, 고용불안, 채널 축소가 연달아 터지는 상황에서, SO만 밀어내는식 규제로는 미디어 다양성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 단순히 시장 논리만 따를 때 ‘소리 없이 사라지는 미디어’에 대한 책임은 결국 모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까놓고 말해 케이블 SO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된 시나리오였고, 그걸 뻔히 알면서도 정책 대응이 너무 늦었다. 이제라도 규제 혁신, 지역방송 지원 플랫폼 도입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비자·사업자·정책 당국 모두가 미디어 지형의 미래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정책 공백이 이렇게까지 체감된 적 별로 없었는데…🤔 케이블이든 뭐든 결국 선택지는 줄어드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