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프랑스 미식 전문가와 전통 식문화 교류 확대
나주의 이른 봄은 마치 새벽 이슬과도 같이 생기롭고 자작나무 길을 걷는 듯한 부드러움을 머금고 있다. 그 따스함 속에서 전통의 맛이 움트고, 오래된 골목 사이로 어머니의 손맛이 전해진다. 요즘 나주에서는 조금은 특별하고 이국적인 바람이 분다. 프랑스 미식 전문가들의 방문이 바로 그 시작이다. 며칠 전, 프랑스의 유명 셰프와 식문화 관련 인사들이 나주 한옥 골목과 시장, 농가를 돌며 한국 전통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눴다. 이번 교류 행사는 단순히 나주 음식을 해외에 소개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와 나주, 두 미식의 세계가 서로의 철학을 조금씩 절여내며 조심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이었다. 나주는 그 자체로 풍요가 깃든 땅이다. 뻗어나가는 논과 강, 오래된 시장의 장터 한켠에 놓인 호박죽과 유기농 채소들 위로 햇살이 들뜨듯 떨어진다. 이곳에 프렌치 셰프들은 깊이 놀랐다고 전했다. 각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프랑스 미식정신과 우리네 슬로푸드가 만나는 지점에서, 나주 산채비빔밥 한 그릇조차 새로운 영감이 되어 돌아갔다. 그들의 시선은 느렸다. 바삭한 고추전, 아삭한 갓김치, 그리고 쇠고기 육전의 은은한 여운까지, 한 점 한 점을 눈에 담고 입으로 느끼려던 순간들이 이어졌다. 이 경험의 중심에는 로컬 식재료와 제철을 중시하는 의식이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나주 곰탕 맛집이 아닌, 제철 채소로 만든 삼합과 나주 배를 곁들인 건강차 한 잔에서 현지 프렌치 셰프들은 호기심을 숨기지 못했다. 프랑스식의 정통 레스토랑 운영 방식과 나주 전통식당의 온기어린 ‘환대’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식탁은 경계 없는 화폭이 되었다. 프랑스 전문가들은 음식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억에 남는 경험’임을 강조했다. 300년 가까이 이어진 나주 음식의 담백하고 단정한 미학, 그리고 조심스레 베인 조상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던 그들의 대화는 식문화는 곧 그 지역 삶의 흐름임을 곱씹게 했다. 교류 행사는 다양한 실습과 시연, 그리고 레시피 노트 작성의 풍경으로도 풍성했다. 파란 앞치마에 낯설 게 묶인 외국인의 손에 서툴지만 정갈한 절임 반찬이 놓이고, 나주 어머니들은 프렌치식 소스 웍을 돌리는 손놀림에 감탄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식탁을 차려주며, 한 입의 밥이 세계를 잇는 순간이 펼쳐졌다. 프랑스 미식 전문가들은 나주가 가진 고유한 미감, 특히 재료의 본질을 살리는 슬로푸드 정신이 프랑스 미식과 지향점이 닿는다는 점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요즘 도시의 빠른 생활 리듬 속에서 잊고 지내던 ‘천천히, 깊게, 정성껏’ 만드는 문화유산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자리였다. 미식 교류의 가장 중요한 장면은 작은 테이블 위에 있었다. 낯선 향신료 하나 없는 맑은 국물,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곡물 한입, 그리고 프랑스에서 온 이방인의 겸허한 미소와 나주 사람들이 건네는 한마디 ‘듬뿍 드세요’. 그저 옆에 앉아 있으면 익숙한 삶과 이국의 새로운 기운이 은은히 섞였다. 많은 이들이 묻는다. 이런 식의 교류가 지역이나 국가, 혹은 우리의 식탁에 어떤 의미를 남길까. 경험이란 결국 일상의 변주다. 나주와 프랑스, 각자의 테이블에 머무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경계 없는 문화의 씨앗이다. 누군가는 다음 계절 나주 곰탕집에서 프렌치 셰프가 만든 메뉴를 시도해볼지 모른다. 또 누군가는 파리의 작은 시장에서 한국식 갓김치를 흥미롭게 바라볼 것이다. 여러 문화가 식탁 위에서 만난다는 건, 궁극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자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겠다는 약속이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오픈 마인드로 타 문화를 수용하려는 나주의 행보는,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한 걸음이다. 세상의 빠름에 등 떠밀리듯 살아가는 우리가, 가끔은 꼭 이런 경험 속에서 삶의 속도와 온도를 되돌아볼 시간이어야만 한다. 한 그릇의 밥, 한 점의 고기, 그리고 한 잔의 차 위에 스며든 낯선 시선이, 다시 우리 안의 전통을 깊이 알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당장 나주에서 시작된 작은 교류가 오래도록 각자의 식탁에서 작은 변화로 다시 피어나기를 바란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음식으로 문화 교류한다는 건 참 의미 있네요🥰 나주도 멋진데 프랑스랑 손잡으면 더 큰 그림 나오겠죠… 다음엔 한국 음식 해외 진출 기사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