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비용’ 논란, 그 안에 숨겨진 여행의 민낯
4월의 따뜻한 오후, 학교 전체가 떠들썩했던 소식이 전해졌다. 한 중학교에서 예정되어 있던 수학여행이 ‘비용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전격 취소됐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마저 기억될 아이들은 아쉬움과 허탈함을 안고 학교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사에 따르면, 최근 전국의 여러 중·고등학교 수학여행 비용이 최대 17배까지 차이 나는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시기, 비슷한 일정, 흡사한 코스로 안내되는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는 8만 원, 어딘가는 134만 원을 걷는다. 학부모들의 항의와 혼란, 화가 섞인 목소리는 급기야 모든 여정을 멈추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벚꽃잎처럼 흩날리는 도시 한 귀퉁이, 슬며시 기대했던 설렘을 접어두어야만 했다. 언제나처럼 학교 게시판은 한동안 말없는 공지로 가득찼다. 이들이 건네받은 환불 통지서와, “투명한 비용 공개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학부모 의견이 여운처럼 남는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본디 자유롭고, 풍성하며, 행복하거나 적어도 따뜻해야 할 무언가였다. 그러나 올해 백여 곳의 학교가 겪은 집단 혼란은 여행이 권리임과 동시에 여전히 누군가에겐 부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경쟁이 된 현실을 드러낸다.
비용이 이렇게까지 차이나는 근본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 교육 당국과 현장 여행업계에 따르면, 학부모의 기대와 학교의 의도,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여행사와 하청 구조가 맞물리면서 교통비, 숙박비, 식사, 체험 프로그램, 심지어 리베이트와 암묵적 중개비 등이 천차만별로 부풀려진 결과다. 교육 자체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풍경에서, 결국 학생과 가족이 감내해야 할 몫만 늘어났다. ‘다 같이 간다’는 단체여행의 의미도 어슴푸레해졌다. 각반의 경제력, 학년별 학부모회의 성향, 학교장의 문제 인식, 그리고 지방·대도시 간의 경제적 격차까지 교묘하게 결합된 탓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눈물겨운 예산 회의와 견적 싸움, 환불과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토로한다. 익명의 교사들은 ‘수학여행 준비’라는 여정에 수개월을 쏟아 부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만족보다 자책이 남는다고 한다.
전국적 조사 결과, 각 학교가 공개한 내역에도 의문이 남기 일쑤다. ‘2박 3일 제주’라는 같은 이름 아래, 한 지역은 버스비와 식사에 행사비까지 모두 따로 계산하고, 또 다른 학교는 여행사에 일임해 일괄액으로 산출한다. 단체견적과 개별체험비의 구분조차 모호하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서둘러 “통합 기준 마련과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사실상 동년배 학생들 간에 ‘내가 더 비싸다’,’우린 이만큼 절약했다’는 식의 비교와 상처만 남는 상황. 일부 학교에서는 ‘경차를 주차장에 세우는’ 듯한 절약형 여행을 고집하다가 체험 장소에서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반대로 고가 패키지 여행사들의 과도한 홍보전에 휩쓸려 예산이 폭증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비용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중심엔 학생과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여행에 대한 인식과 숙제가 담겼다. 아이들은 이제 여행이 단순한 명랑한 경험만은 아니고, 누군가의 주머니와 선택,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탐방의 의미와 재미는커녕, 오랜 기억이 되어야 할 여행이 ‘또 한번의 비교와 스트레스’로 남는다는 게 안타깝다.
그러나 곰곰이 들여다 보면 한편으론 이 사건이 가진 긍정적인 가능성도 보인다. 우선 학부모, 교사, 학생들이 불투명한 관행에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자의 고충을 솔직히 드러내고, 제도의 허점을 함께 바라보기 시작했다. 공공기관, 교육청, 관광 관련 단체들도 뒤늦게나마 비용 공개, 견적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개선책을 약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민단체가 ‘수학여행 참여 학생 기본권 보장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비용 부담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결국 모두를 위한 공정한 기준 마련과 열린 소통이 변화의 문을 연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겪은 이 소동이 앞으로 더 아름다운 여행, 덜 아픈 추억의 시작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행이 다시 일상의 작은 축제와 용기가 되길 바라며, 분주한 봄 학교 마당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17배…? 숫자 장난 수준이네🙄
…매년 같은 이슈 반복…수학여행이 아니라 걱정여행…제대로 관리 안 할 건가요?🤦♂️
학생들 추억이 돈에 좌우된다니 씁쓸하네요.
수학여행 가격이 롤러코스터냐 ㅋㅋ 이 정도면 담합의혹 들어야지. 여행사 배만 불리고 학생들만 피해 ㅋㅋ;;
걍 ㅋㅋ 매년 반복이지 뭐. 근데 17배 차이면 좀 심한 거 아니냐? 어처구니가 없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