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아빠, 가족도 멀리한 ‘3가지 음식’이 의미하는 것
저녁 공기가 한결 더워지기 시작한 여름 초입, 식탁 너머로 들려오는 가족의 식사 소리에 괜히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익숙하면서도 안락했던 일상의 한 장면—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얼마나 무심하게, 혹은 무섭게 먹거리를 선택해왔는지에 대한 질문이 숨어 있다. 최근 한 약사 아버지가 “가족에게도 안 먹인다”고 꼽은 ‘3가지 음식’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기자로서 매일 식탁 위의 무수한 풍경과 고민을 관찰해왔기에, 이번 이슈는 조금 다른 결을 준다. 식탁을 지키는 이의 망설임과 부모로서의 각성, 그리고 약사라는 전문직업인의 직감이 동시에 닿아 있어 더욱 그렇다.
기사는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2남매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박동혁(가명)씨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엄격히 식단을 관리하지만 본인도 고개를 젓게 되는 음식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이 ‘절대 안 먹이는 3가지 음식’은 즉석식품, 공산품 냉동만두, 그리고 고지방 튀김류다. 각 음식이 현 시대를 대표하는 편리함과 욕망, 그리고 그 이면의 불안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은 2026년의 당연한 일상이자, 동시에 경계해야 할 풍경이기도 하다.
즉석식품. 바쁜 아침, 짧은 점심, 지친 저녁까지 한국인의 식탁이 그려내는 또렷한 풍경이다.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뚝딱 완성되는 인기 도시락과 간편 국밥, 레토르트 형태의 각종 반찬. 맛에서는 자극과 흡입력을, 시간에서는 절약을 선사한다. 하지만 박씨는 식용유, 나트륨, 보존료, 각종 첨가물의 목록을 일일이 짚는다. 간편함의 그림자 뒤에 우리 몸이 견뎌야 할 부담이 자라난다. 약사로서 그는, 자주 마주치는 청소년·성인 환자의 신장·간 수치에 주목했고, 그 때마다 ‘식습관’의 중요성을 되새기곤 했다. 기자 역시 도시락을 들고 바삐 움직이는 이들의 무심한 옆모습에서, 이 음식이 제공하는 위안과 위험이 교차하는 순간을 떠올린다.
다음은 공산품 냉동만두. 한국인은 만두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 겨울 만둣국을 떠올리면 언제나 따뜻함이 스며든다. 하지만 요즘 만두의 주 재료는 이름 모를 가공육, 복잡한 화학첨가물, 믿기 어려운 공장 생산라인까지 확장되어 있다. 박씨의 말대로, ‘식품 표시를 읽는 것’은 일회성 불안이 아니라, 반복되는 경고임을 보여준다. 취재 중 만난 또 다른 엄마들도 “아이 입에 넣을 때마다 조금 미안해진다”는 고백을 했다. 만두피가 갓 지은 쫄깃함을 가장한 기름 내음, 강렬한 조미료 맛, 지나치게 부드러운 속살—그 아래에는 우리가 지나쳐온 허술한 원재료의 흔적이 있다. 문화의 한 장면이었던 만두가, 이제는 불안의 목록에 오르는 세태. 현장에서 만나는 식품산업 종사자들도 “최저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토로를 남겼다.
끝으로, 고지방 튀김류. 현란한 패스트푸드 광고에서 만나는 바삭한 닭튀김과 감자튀김, 도너츠의 유혹은 누구나 한 번쯤 넘어가 본 선택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심장질환, 콜레스테롤, 비만에의 경고—박씨의 조언에는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사례들이 녹아 있다. 튀김은 순간의 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속으로 쌓여가는 기름, 산화된 오일, 포화지방은 후회와 걱정을 남긴다. 기자는 취재차 자주 찾았던 붐비는 분식집 안에서, 튀김냄새와 밀려드는 손님 사이로 희미한 불안을 감지한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먹는 순간을 핑계 삼아, 그 근원과 결과를 부정해오지는 않았나. 우리가 사랑한 음식들이 이제는 서로를 ‘덜 먹이기 위한’ 경계의 대상으로 바뀐 지금, 식문화를 둘러싼 고민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화두다.
흥미로운 점은, 과학적·영양적 이유가 분명한 경계선 위에 우리 삶의 사회적 풍경이 교차한다는 점이다. 맞벌이 부부의 시간 부족,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즉각적 만족 추구, 식품 산업의 빠른 변화—여기에는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과 제한된 대안이 공존하고 있다. 식탁으로 돌아오는 순간마다 떠오르는 이 ‘불안의 음식들’을 단순히 떠밀거나 저주하며 외면하면, 그 빈자리에 무엇을 채울 것인지 질문이 남는다. “내 아이만이라도 피하게 해주고 싶다”던 박씨의 말에는, 부모로서의 간절함과 사회 구조 속에서의 한계가 동시에 배어있다.
식품 전문가와 영양사들의 조언도 향한다. 무엇을 덜 먹일 수 있을지보다, 무엇을 더 안전하게, 더 건강하게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가족, 아이, 동료의 입맛과 건강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요즘, 건강한 식생활 캠페인이나 직접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하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기사에 나온 박씨처럼 작은 습관부터 바꿔나가는 움직임들이 모여, 우리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은 따뜻하게 바꿔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다른 이에겐 일상의 위로, 누군가에게는 생존과 안위 자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의 식탁에서 한 번쯤 멈춰서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권하는지 고민할 때, 세상은 아주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안심할 수 있는 식탁, 더 건강한 공동체에 대한 약속이 지금부터 우리가 만들어야 할 일상임을 떠올려 본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진짜 공감…🤔 요즘 뭐가 다 불안함.
편의=건강손상 ㅇㅈ. 냉동식품 첨가물 넘 많음ㅋㅋ 의외로 모르는 사람 많음🤔
이러니 애들도 안 건강하지ㅋ 누가 집에서 다 해먹고 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