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뒤에 감춰진 위험 – 자칫 지나쳤던 우리 몸의 신호
직장 동료들과의 술자리는 40대 김상훈 씨(가명)에게 평범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그는 머리가 어지럽고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숙취로만 여겼다. 가족들도 평소처럼 가벼운 해장국 한 그릇이면 곧 괜찮아질 거라고 여겼다. 그날 오후, 아들이 아빠를 부르며 다가왔지만, 상훈 씨는 아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이때서야 가족들은 병원으로 달려갔고, 검사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숙취라 생각했던 증상들은 사실 뇌졸중의 초기 신호였다. 준비되지 않았던 위기의 순간, 가족의 작은 관심이 늦기 전에 병을 잡아냈다.
이런 사례는 낯설지 않다. 질환의 초기 증상은 예상 외로 무심코 넘어가곤 한다. 술을 자주 마시는 40~50대 남성들에게 두통, 어지러움, 언어장애가 숙취로만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뇌졸중·뇌출혈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잠복해 있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40대 남성 뇌혈관질환 진단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었다. 의료진들은 ‘짧게라도 얼굴 한쪽이 마비되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현상이 있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직장 생활과 육아, 부모 부양 같은 다중의 짐을 지닌 40대는 자신의 몸에 관심을 두기 어렵다. 누군가의 가장이자 일터의 동료라는 책임감이 병원 방문을 미루게 만든다. 기자가 만난 또 다른 사례의 주인공, 박현우 씨(45)는 한밤중에 갑자기 팔이 저려왔지만 ‘누웠다 깨면 낫겠지’ 하는 마음에 참다 결국 다음날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뇌경색 진단을 내렸지만, 순식간에 찾아온 후유증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박 씨는 “얼마나 몸이 아파야 내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이제는 모르겠다”며 쓸쓸히 웃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족의 건강에 대해 선뜻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고통을 보이는 것을 약점이라 여긴다. 중년 남성 환자의 증상 인지율이 여성이나 고령층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학계 통계도 있다. 질환의 조기발견은 결국 평소 가족 간 대화, 예민한 관찰에서 비롯된다. 가정의학 전문의 고수민(가명) 원장은 “특별한 사건 없이 인지능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반응이 어색해지면 주변인이 빠르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근이나 음주 등 생활 패턴에 따라 단순 피로로 인식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적지 않다.
대한신경과학회는 7월을 뇌졸중 인식 강화의 달로 지정, 최근 시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활용 건강 모니터링, 가족 내 혈압·혈당 체크, 응급실 이송 시 뇌졸중 코드 발동 등 시스템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내 증상의 주인은 나’라는 태도, 그리고 ‘당신은 괜찮냐’는 가족의 질문이다. 건강 앞에서는 체면도 참고 참음도 사치라는 메시지가 살아있어야 한다. ‘쉬면 나아지겠지’, ‘오늘만 참자’는 익숙한 습관이 미래의 치명적 변화를 부른다. 책임감 있는 가장, 사랑하는 아빠이기 이전에, 우리는 스스로의 몸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록을 보면 최근 5년간 뇌졸중으로 인한 40대 남성 사망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비활동성 생활이 보편화되며 건강관리가 소홀해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특히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음주가 잦은 중년 남성 직장인에게서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발병 비율이 전체 평균의 1.5배를 상회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 가족 및 동료의 작은 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내 몸 신호 살피기’, ‘쑥쓰럽지만 아프다고 말하기’, ‘가족 건강 다 같이 체크하기’—이 세 가지가 유독 강조된다.
질병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구에게든 찾아온다. 기자 역시 사회부장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건강 취약 사례와 가족들의 슬픔을 마주했다. 아버지를 잃고 허전하게 돌아서는 어린 아들의 뒷모습, 가족을 책임져온 남편/아들의 빈자리를 견뎌내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통계로, 수치로 다 전해지지 않는다. 숙취라 넘겼지만 사실은 뇌졸중, 두통이라 생각했지만 높은 혈압 때문이었던 순간들. 그 작은 차이가 한 사람, 한 가족의 미래를 완전히 바꾼다.
건강에서 가장 확실한 지표는 바로 지금 내 몸이 보내는 아주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오늘 하루, 가족의 안부와 나 자신의 컨디션을 묻는 그 짧은 시간이 때로는 생명을 지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모두가 잊지 않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역시 대한민국 남자들은 자기 몸을 고장 날 때까지 굴리는군요🤔 이런 기사 100번 봐야 달라질까요?🤔
헐ㅋㅋ 나도 어제 숙취로 골골댔는데 갑자기 무섭;;;
ㅋㅋ 많이들 자기 몸은 땜빵식으로 넘기더라. 어차피 안 아프면 병원 안 감. 결과가 뻔하다잉.
응급 상황일 땐 망설이지 않고 119부터 눌러야 할 듯요… 전 가족한테 자주 말하라고 교육시켜야겠어요. 아무리 바빠도 건강이 제일이네요.
ㄹㅇ 건강은 한순간임. 방심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