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0% 돌파…주도권은 여전히 ‘테슬라’

국내 전기차 시장이 진입 장벽(CAISM, 캐즘)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전기차 보급 초기 ‘기술 수용 곡선’에서 대중 시장으로의 본격 확대가 시작된 것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 평균 18.9%를 상회하는 수치다(2026년 1~6월 기준). 이 과정에서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했다. 국내 주요 완성차 업계와 수입차 브랜드의 신차 전기차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며 모델 다양성도 확대됐다. 그러나 판매량 기준으로 볼 때 테슬라는 여전히 ‘실질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각종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국내 시장 내 점유율은 36.2%로, 현대차·기아(합산 31.6%)를 넘어섰다.

국내 전기차 판매 동향에서는 두 가지 뚜렷한 경향이 관찰된다. 첫째, 2026년 들어 전기차 보급률이 왕성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자 선택은 양분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테슬라의 모델Y와 모델3가 여전히 상위권 판매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의 42%는 테슬라 차량에 집중됐다.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 기아 EV6 등 국산 전기차가 초기 수요층을 넓혀왔으나, 가격경쟁력·충전 인프라·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신차 구입의 결정적 요인을 비교하면 테슬라가 앞선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구매자 대상 설문(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6. 5)에서도 가격 대비 주행거리,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 초급속 충전망에서 테슬라가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둘째, 국내 시장 내 수입차 브랜드의 비중 확대로 후발주자인 중국계 전기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야디(BYD), 샤오펑 등 중국 브랜드가 점유율 7%대를 기록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IHS마킷, 한국교통연구원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초기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은 강하지만, 내구성·AS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의 검증 문제로 보수적 구매층을 아직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전략 변화도 주목할 지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 전담 생산라인과 배터리 자체 조달 비중 확대, 중장기적으로 ‘양산 + 품질 안정성’에 방점 찍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기존 내연기관에서의 리더십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후발주자인 중국과의 가격 싸움이 아닌 ‘프리미엄화·스마트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대조적으로 테슬라는 2026년 상반기 들어 판매가격 조정과 함께 국내 서비스센터 확대, 수퍼차저 스테이션 추가 구축, 국산 완성차와의 결합 프로모션까지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 및 보조금 정책의 변화 역시 전기차 보급 확산에 결정적인 변수다. 2025년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의 60% 이상에 초급속 충전기를 보급 완료했고, 2026년부터는 ‘사용량 기준 탄력 보조금’ 체제로 전환했다. 이런 흐름이 실질 구매 심리를 자극하면서,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의 보급에서 외곽·지방 도심까지 전기차 침투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전기 소재 가격 불안, 전력망 부하, 배터리 안전성 등 구조적 과제는 미해결 상태다. 국제전기자동차협의회(IEA)도 “한국은 대중화 문턱을 넘었으나, 중장기적 시장 성숙을 위해선 인프라 혁신 및 안정적 수급, 전력·친환경정책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출 경쟁력 지표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산 전기차 수출량은 2026년 상반기 기준 18만9000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IRA(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통상 장벽의 완화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기아 EV9, 현대 아이오닉 6 등 대형 SUV형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 수요와 맞물리면서 ‘세그먼트 다양화’ 효과도 동반됐다.

한편, 전기차 구매와 운영의 실효 비용(구입가–보조금, 전기 충전료, 잔존가치 등)을 비교할 때 여전히 내연기관 대비 경제성이 낮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올해 보조금·세제 혜택 확대와 전기차 전용 보험·금융상품 출시, 중고차 가치 방어 등 우호 환경이 조성되며 초기 구매 심리 장벽은 낮아졌다. 자동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전기차 구매의향은 전체 승용차 수요의 25%까지 확대됐다.

다만, 전기차 대중화가 반드시 산업구조 고도화 또는 고용창출로 직결되는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충전 서비스, 배터리 리사이클링, 차량 소프트웨어 등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으나, 생산공정 자동화 및 고효율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내연기관 관련 산업의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 전력인프라 투자 등이 동반돼야 한다.

결국, ‘이제 캐즘을 넘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전기차가 한국 국민의 실질적 선택지가 되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테슬라, 중국산 브랜드, 국산 3사 등 업계간 판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정책•기술혁신·산업구조 변화가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시장 리더십을 차지한 테슬라와, 기술·품질 싸움에 나선 국산 업체들의 전략적 비교 구도가 앞으로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 박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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