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틔운 레몬헬스케어, 두 번째 날의 ‘반등’이 품어낸 희망

상장이란 단어가 기업과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꿈꾸는 한 줄기 빛. 레몬헬스케어 역시 마침내 지난 주 코스닥에 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헬스케어 시장의 불안과 회색빛 전망, 오랜 기간 이어진 자금 시장의 냉기 속에서 이들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8일), 상장 이튿날인 레몬헬스케어의 주가는 5% 가까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저 숫자를 따라가는 ‘차트’를 넘어서, 이 안에는 수많은 환자와 간호사, 그리고 데이터와 더불어 살아온 이 회사의 일상이 오롯이 남아 있다.

‘병원 앱 하나로 바뀌는 삶’을 외치던 창업자 김우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기억난다. 현장에 있던 여러 개발자와 병원 관계자, 그리고 레몬헬스케어 출신의 한 엔지니어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우린 기술만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돌려드리는 거예요.” 하지만 상장 첫날, 기대와는 달리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 상승 후 상한가 마감)에 실패한 주가는 투자자에게 실망을 안긴 것이 사실이다. 시장의 시선은 차갑고, 기업의 기술력만큼이나 경영진의 의지,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반등세. 이 두 글자는 아직 확정된 성과가 아니고, 내일 혹은 그다음 날의 주가 흐름이 또 다른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오랜 시간 숫자와 씨름하던 송혜진(가명) 간호사의 이야기는 다르다. 병동 3층의 변동근무조. 매번 새로운 기록지를 작성하고, 환자 응대 시스템이 통합되지 않아 속앓이를 겪던 그가 올봄 말미, 교체된 병원 모바일 서비스로 수척해진 얼굴에 잠깐 미소를 띠었다. 앱에서 결제까지, 진료 예약부터 처방전 확인까지 한 손에 쥐어진 변화. 레몬헬스케어가 자랑하는 의료 IT 통합 모듈, 그 안에 숨은 작은 혁신이 이들의 하루를 얼마나 덜 지치게 했을까.

투자자들은 숫자로, 현장 노동자들은 시간과 편리함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은 작은 정보 접근성으로 각자 다르게 보고 있지만 이 회사의 성장 한가운데엔 ‘사람’이 있다. 건강관리 시장의 특수성, 국가 의료체계와 공공데이터의 높은 장벽,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쏟아진 팬데믹 대응 경험이 이 시장의 진입문턱을 더욱 높게 만들었다. 내실 없이 화려하기만 한 헬스케어 상장주들의 사례가 쏟아지던 때, 레몬헬스케어는 데이터 연계와 보안성, API 표준화라는 현장감 있는 ‘느린 진보’의 길을 택했다. 지난해 말, 몇몇 대형 병원 네트워크에서 사용한 ‘레몬케어앱’의 베타 테스트 결과만 보더라도, ‘둘째 날부터 진짜 값이 시작된다’는 업계 농담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은 언제든 냉정하다. 오늘 ‘5% 반등’이 언제 표정이 바뀔지 알 수 없기에, 레몬헬스케어 경영진의 고민은 깊다. 현 정부 의료 디지털화 정책의 파도, 그속에서 기술기업의 역할을 묻는 한 현장 연구원의 말이 오래 남는다. “기술은 그냥 툴이에요. 병원이 바뀌고 환자가 웃으려면 기업도, 정책도, 그리고 우리 사용자의 태도도 바뀌어야죠.” 현행 건강보험시스템과 연동에 대한 미비, 비의료인 대상 B2C 앱의 수익모델 한계, 그리고 환자의 개인정보 보안 우려는 앞으로도 이 회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상장 이후 2일, 반등과 흔들림 속에서 다시 묻는다. 기술이란 결국,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가. 레몬헬스케어의 전환점이 현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시장에는 어떤 신호로 읽힐지 단정하는 건 섣부른 일이다. 하지만 스치듯 만난 또 다른 송혜진 간호사,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병원과 가까워진 한 중년 환자의 짧은 고백이 있다. “예전엔 대기실에 서 있는 시간만 20분이 넘었어요. 이제는 단 3분 만에 진료예약을 다 끝낼 수 있네요.” 오늘 레몬헬스케어의 5% 반등은 숫자의 변화 그 이상을 품고 있다. 사람을 향한 작고 느린,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발걸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내일이 기다릴지, 그 곁에서 지켜보고 싶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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