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새 제품 못 산다?”…日 중고 스마트폰 판매량, 7년 연속 최고 기록

일본의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7년 연속 판매량 신기록을 갱신했다. 2026년 상반기 현재, 신품 스마트폰의 가격 부담이 소비자 행동 변화를 이끈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일본 내 중고 스마트폰 거래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됐음에도, 중고 시장은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다. 조사기관 MM종합연구소에 의하면 올 1분기 일본 내 중고 스마트폰 누적 판매대수는 310만 대로, 이는 2019년 150만 대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후지므라 히데아키 일본이동통신판매자협회장은 “신품 가격 상승과 통신 요금제 다양화가 원인”이라고 진단하였다. 실제 일본 애플 아이폰 15 프로맥스 기준, 신제품 소비자 가격은 30% 가까이 인상됐다. 주요 일본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정책을 축소한 것 또한 소비자들이 중고제품으로 눈을 돌린 배경이다.

일본 소비 구조의 변화에는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주기 장기화가 자리하고 있다. 도쿄대 IT정책연구팀은 2024년 기준 일본 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3.1년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계 평균 2.3년보다 길다. 중고폰의 품질 개선도 한몫한다. NTT도코모·소프트뱅크 등은 투명한 진단·고객 보증을 강화하며 소비자 신뢰도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업체의 신제품 혁신 감소 역시 중고 선호 심리를 키웠다고 분석한다. 소니, 샤프 등 국산기업은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며 신모델 매력도에서 애플·삼성에 밀리고 있다. 그 결과, 최신모델 출시에 대한 환기 효과도 이전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다.

중고 스마트폰 유통맵도 빠르게 진화한다. 일본 내 대형 전자상가와 온라인 플랫폼이 전문 중고거래 채널을 구축했고, 서비스 품질과 환불정책 개선에 집중했다. 의류·시계 등 기존 중고 시장과 결이 달리, 스마트폰만큼은 데이터 소거·고장 보증 등 첨단 관리기술이 필수로 적용된다. 대표적인 예로 야후재팬의 중고마켓, 아키하바라의 무사탑 입점 전문매장들은 실물 점검 인증과 잦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특징으로 내세운다. 소매 유통기업 베스텔·빅카메라 등도 직접 진단센터를 도입하며 공급망을 관리한다.

글로벌 중고 전자기기 시장은 일본만의 사례가 아니다. IDC, 카운터포인트 등 리서치 기관들은 2026년 전세계 중고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3억대를 넘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중심으로 자원순환·친환경 트렌드가 중고 거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실제 대한민국도 유사 현상을 경험한다. 한국중고휴대폰유통협회는 2025년 국내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244만대(전년 1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중고폰이 5세대(5G) 네트워크 및 신형 OS성을 모두 갖추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중고=구형이라는 편견도 약해지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도전과 기회의 공존이다. 중고 시장 확대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제기되지만, 브랜드 가치·앱스토어·서비스 수익의 중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은 공식 리퍼 제품 유통, 중고 스토어 직영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일본 럭키모바일, 미네오 등 알뜰폰(MVNO) 사업자들은 중고기기 결합상품 개발로 신 성장동력을 모색한다. 이에 따라 제조·유통·통신 ‘삼각 구조’의 경쟁 양상과 고객 경험 혁신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

일본 사례는 고성능 장비에 대한 교체 피로와 비용절감 압력이 맞물릴 때 ‘중고 혁신’이 작동함을 보여준다. 경기 저성장, 저출산·고령화, 신제품 가격 급등이 반복되는 경제환경하에서, 중고 시장이 소비자 여력을 보완하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 동시에 중고거래 플랫폼–제조사–통신업계의 유연한 협업 역량이 결국 시장의 신뢰와 혁신을 가르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국내외 ICT기업들에게 중고 시장은 더 이상 변두리가 아닌, 성장 필수지대로 자리잡고 있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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