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초계국수부터 디저트까지…’이색 콩 요리’로 무더위 싹
7월이 절정에 이르면서 음식 트렌드의 방향키는 ‘쿨캄(쿨&컴포트)’과 ‘식물성 라이프’의 교차점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뜨거운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무거운 육류 대신 가볍고 신선하며 건강까지 챙기는 메뉴를 갈망하고 있다. 이번 여름, 가장 두드러진 식탁의 변화는 바로 ‘콩 요리’의 대중적 부상이다. 초계국수라는 전통적인 콩국물 요리부터 한식과 이색 디저트, 심지어 베이커리까지, 콩 베이스 메뉴가 자연스럽게 트렌드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콩은 이미 단백질의 보급수단, 식물성 식단의 교두보였지만, 그 활용 영역이 한층 확장되며 밀레니얼과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소비 시장의 키워드는 ‘건강’과 ‘가벼움’, 그리고 ‘이색성’에 방점이 찍힌다. 몇 년 전만 해도 콩국수나 비지찌개가 건강 지향의 중장년층 소비공간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SNS의 해시태그, 디저트 카페 신메뉴, 인기 베이커리의 신제품 등에서 ‘콩’을 전면에 내세운 메뉴들이 확장 중이다. 이번 기사에서도 초계국수에 이어 대두(콩) 기반 아이스크림, 두유 셰이크, 콩 브라우니라는 퓨전 디저트까지 소개되었다. 특히, 한 호텔이 선보인 ‘콩 과일빙수’는 비건(Vegan) 트렌드를 타고 특색 있는 여름 메뉴로 호평받고 있다. 기존 동부/백태/연두부 등 재료의 경계에서 벗어나, 국내외 셰프들이 들깨, 완두콩, 청국장 등으로도 다양한 텍스처와 풍미를 실험 중이다.
이러한 ‘콩 전성시대’의 배경에는 건강식 트렌드의 글로벌 확산,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증대, 그리고 고단백·저지방의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소비자 심리가 맞물려 있다. 특히 2026년 여름, 국내외 식품기업들이 밋밋한 전통 콩 요리에서 벗어나 시각미와 식감을 겸비한 상품을 쏟아내는 것은 소비자의 미각 및 감각의 요구에 답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한식의 건조함을 떨치고, 카페 문화와 결합해 ‘마시는 두유라떼’, ‘떡과 콩 프라푸치노’ 등 하이브리드 메뉴가 대세로 자리 잡는다. 실제로 주요 디저트 카페에서 콩가루, 우유대체음료, 저당(低糖) 콩 디저트 판매량이 1년 사이 35% 이상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와 동시에, 콩 라이프스타일의 미묘한 변화도 관찰된다. 1인분씩 포장된 콩국물, 간편식 패키지, 콩을 주재료로 한 그로서리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콩은 음식의 베이스에서 벗어나, 체험 가능한 식재료·메뉴로 소비 자체가 놀이가 된다. MZ세대의 구매비중이 크게 늘어난 배경엔 자신만의 건강 레시피 창조욕구,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각적 자랑심, 그리고 식물성·에코 프렌들리 식사를 향한 탐색이 있다. ‘콩키트’ 조립, 콩밀크 홈카페 챌린지, 비건 디저트 인증샷 등 소소하지만 감각적인 소비 실험이 지배적이다. 또한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협업을 통해, 콩을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콘셉트’와 ‘스토리’를 입히는 움직임도 늘어난다.
흥미로운 변화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F&B 부서의 기민한 반응에서 잘 드러난다. 쿨한 여름 별미로만 인식됐던 콩 요리가 버건디 펄 얼음, 열대과일 퓨레, 트러플오일과 같은 유행 재료들과 콜라보레이션되며, 디저트와 메인요리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물론, 콩의 특유의 비릿함이나 텁텁함을 싫어하던 소비자층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에 대응해 냄새를 잡은 신품종 콩, 로스팅 기법 업그레이드, 향미유 첨가 등으로 텍스처와 플레이버를 다듬는 흐름도 뚜렷하다. 현대 소비자의 감각은 미묘하다. 단순히 ‘정직함’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맛의 매력, 조리의 편리함, 그리고 기대보다 뛰어난 비주얼이 선행되어야 선택받는다.
콩 요리 트렌드 속에서 보여지는 또 하나의 쟁점은 지역·전통 재발견이다. 남도식 콩국수, 강원 콩떡, 일본식 두유디저트 등 로컬의 레시피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색되며 도시형 F&B에 채택된다. ‘건강+환경’ 마케팅으로 포지셔닝할 때, 콩이라는 키워드는 지방 식문화와 연결되며 스토리텔링 자원이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로컬 생협, 협동조합, 푸드 스타트업들이 신제품 개발에 뛰어드는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소비자들은 애초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건강하며, 이야기까지 풍성한 메뉴를 발견하며 자신만의 미각 경험을 공유한다.
앞으로 섬세함이 더해진 콩 식문화를 필두로, 트렌드와 건강, 지속가능성, 감각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음식의 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무더위의 피로를 날려줄 이색 콩 요리, 단순한 건강식의 경계를 넘어서 당당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진화 중이다. 콩의 담백한 에너지는 지금, 도시의 식탁에서 패션이 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