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호조 이면의 청년 고용 한파, 무엇이 문제인가”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3%를 기록하며 중위권 국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와 주요 기관들은 3년 만의 회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로 직면한 국민 체감은 다르다. 통계청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이 64%에 그쳤고, 신규 취업 인원 다수는 단기‧비정규직이었다. 성장의 온기가 가계와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상승한 성장률은 수출 대기업, 인공지능·배터리 등 신산업 중심의 글로벌 수요 회복에 기반한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등은 GDP 성장에 높은 기여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고부가가치와 자동화가 절대적으로 진행된 분야로, 노동집약적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 통계적으로 IT·AI 대기업 관련 취업이 늘었으나, 대졸 이하 청년들은 이 직무 진입 장벽에서 밀려났다. 구조적으로 4차산업혁명 이후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된 배경이다.

서비스업 고용 역시 숙박, 음식 등 내수경기 회복과 맞물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 부문도 여전히 파트타임, 저임금 단기직 중심이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청년층 전일제 취업 비율은 3년 연속 하락세, 중소기업 신규 고용 창출 속도 역시 둔화됐다. 취업시장에 진입조차 어려운 지방·중소도시 청년들의 체감은 도심과 격차가 크다. 또 직장을 구해도 주거비·생활비 급등이라는 또다른 벽을 마주한다.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혁신기업 인센티브 강화에 방점을 뒀다. 결과적으로 대량 해고 없이도 기업의 정규직 채용은 늘지 않았고, 비정규직·플랫폼형 일자리가 급증했다. 유연화는 기업 경쟁력엔 이바지했으나, 청년 근로자에겐 장기 직업 안정감을 제공하지 못한다.

국제적으로도 불안 요소가 많다. 미국 금리 인상, 유럽·아시아 경기 변동성, 공급망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채용심리 위축을 심화시킨다. 전통제조업 구조개편 여파도 지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학력 청년의 직장 미스매치, 구직포기 장기실업(NEET) 확대를 한국 노동시장 최대 문제로 지목한다. OECD 자료에서도 한국 청년의 상대적 실업률은 평균을 상회한다. ‘학벌’ ‘스펙’ 경쟁 과열과, 학원 기반 암묵적 진입장벽 등 교육구조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다.

정부는 2026년 하반기부터 청년창업, 디지털 역량 교육, 인력 미스매치 개선에 예산을 대폭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정책이 중장기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은 남는다. 과거에도 고용촉진 보조금이나 인턴 지원사업이 반복됐지만, 안정적 정규직 일자리 전환에는 한계가 있었다. 노동시장 전반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라는 더 큰 구조적 파도 앞에, 미시적 처방이 실질 효과를 낼 지 불확실하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가 장기적으로 청년 일자리 수급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30년대 들어서는 20~30대 인구 급감이 고용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실제로 청년 수 자체가 줄더라도 일자리 질적 격차, 수도권·비수도권 간 불평등, 신산업 대비 노동집약 산업 축소 등은 여전히 청년층 상대적 고통으로 작용한다.

전세계 선진국도 2010년대 이후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당시 양적완화를 무기로 기업 실적을 살렸으나, 젊은 층에 고용의 온기가 내려가는 데 십년이 걸렸다. 미국 역시 빅테크 성장기에도 청년 고용에서 미스매치와 유연화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본질적으로 기술진보와 노동시장 변화, 그리고 교육구조 간 균형 문제다.

결국, 성장률만으론 국민 체감경제를 설명할 수 없다. 미래세대의 고용 기회, 질적 노동시장의 회복력이 뒷받침되어야 전체적 경제 회복의 온기를 넓힐 수 있다. 구조적·중장기 해법으로는 산업간 격차 완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인력양성 교육 혁신, 지역 균형 발전 등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자리 회복 없는 균형 없는 성장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과 ‘삶의 질’ 간 괴리를 해소할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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