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1호 평생학습센터’ 지정의 의미

울산 동구가 지역 최초로 평생학습센터의 공식 지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책 놀이터 북적북적’이 그 주인공이다. 단순한 도서관이나 작은 독서공간을 넘어, 지역의 다양한 연령대 주민들이 자유롭게 책과 문화를 만나는 복합 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동구청의 이번 조치는 울산 내 평생교육 촉진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주민 누구나 학습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명확히 밝힌 점이 인상적이다. 뉴스를 취재한 결과, 해당 공간은 일상을 살아가는 지역 주민의 고민과 바람이 모인 곳이다. ‘평생학습’이라는 단어는 거창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이웃, 가족, 친구와 경험을 나누는 곳’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의 기초자치단체들이 평생학습센터 확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시화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울산 동구에서, 이러한 공간의 탄생은 단순한 교육정책의 실현을 넘어 ‘배움의 공동체’ 조성이라는 가치까지 내포한다.

취재진이 만난 운영자와 방문객들은 ‘책 놀이터 북적북적’의 운영이 지역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어린이, 청소년, 중장년, 노년층 모두가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강좌와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유연하게 구성되어 있다. 공간 구성은 벽면 책장부터 넓은 거실형 토론 공간, 소그룹 워크숍에 적합한 방까지 다양하다. 이곳은 단지 책을 빌리거나 독서 모임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넘어선다. 지역 사회의 사소한 사연, 가족 간 세대 갈등 문제, 노인의 소외감,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같이 소외받던 주제들이 책과 사람, 강연 구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의된다. 운영진 또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적극 반영하여 전체 프로그램을 거듭 개편 중이다. 이는 단순히 공급자(행정) 중심 모델이 아니라, 참여자(주민) 중심의 평생학습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학습의 장벽은 낮아졌다지만, 정작 오프라인에서 이웃과 마주 보며 배우고 나누는 공간은 여전히 절실하다. 심화 취재에서 동구 내 타 학습시설에 참여하는 주민 다수는 ‘정형화된 강좌’에 피로를 느끼거나 ‘겉도는 모임 문화’에 애로 사항을 토로했다. 반면, 신설된 평생학습센터는 자율적 스터디, 독립형 소그룹 토론, 지역작가 초청 등 주민이 주도하는 기획력이 돋보인다. 이는 ‘주민 주체성 강화’라는 사회문화적 쟁점과도 깊이 닮아 있다. 특히 책 놀이터 북적북적은 어린이뿐 아니라 청년-중년-노년이 각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육아 가정, 은퇴 세대, 구직 청년에게 각기 다른 맞춤 경험을 제공하면서 ‘모두를 위한 책생태계’이자 기회의 공간으로 성장 중이다. 이처럼 울산 동구의 변화는 거대 담론이 아닌 구체적 일상, 개개인 삶의 접점에서 새로운 사회문화적 실험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사한 지역 사례를 분석해 보면, 전국적 으로 평생학습센터 지정 시 가장 큰 걸림돌은 지속성 확보와 자생력 문제였다. 울산 동구의 실험도 이러한 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주민 자치 참여, 지방정부·사회단체 간 협업, 프로그램 기획의 다양성이 늘어날수록 안정적 정착의 가능성이 커진다. 책 놀이터 북적북적을 둘러싼 이번 실험이 사교육 중심의 교육 환경,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고립, 공동체 파괴 등 우리 사회 여러 난제의 완화에 기여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전문가들은 책 중심 평생학습이 단순 학업/자격 취득만이 아닌 인생 경험과 커뮤니티 네트워크 강화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울산 동구의 ‘1호 평생학습센터’ 실험이 더 넓은 의미를 얻는다. 도서관, 주민센터, 마을학교 역할의 경계를 허물고, 일상의 불확실함에 맞설 힘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활동의 주체가 지역 주민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행정기관의 적극적 지원과 실제적 피드백 구조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정주 인구 유출, 세대 간 단절, 공동체 소멸 위기 등 다양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이 공간에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평생학습의 가치를 책과 사람, 마을로 이어가는 움직임이 울산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할 시점이다. 울산 동구 ‘책 놀이터 북적북적’의 소박한 교실이 어떻게 지역공동체 전체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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