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몸이 이렇다니” 70년 운동한 日보디빌더, 새로운 목표 세웠다 [글로벌 pick]

한 사람이 스스로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었는지, 그 도전의 기록은 늘 우리를 멈춰 서게 만든다. 일본의 90세 보디빌더 요시자와 사부로 씨의 이야기도 그러하다. 그는 처음 헬스장 문턱을 넘은 20대 청년 때부터 70년 가까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몸을 단련해 왔다. 의사도 가족도 주변 이웃도, 그리고 그 자신조차도 이토록 긴 세월 꾸준함을 이어오리라 믿지 못했던 시간이다. 2026년 9월,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또 눈부시게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스스로를 넘어선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세웠다고 밝혔다. 일흔 해 가까이 꾸준한 땀방울을 흘려온 삶. 그 삶이 우리에게 어떤 힘을 전하는지, 현지 현장과 비슷한 시간의 시선을 따라가 본다.

요시자와 씨가 다니는 도쿄 외곽의 작은 체육관. 늦은 오후, 평일인데도 이곳엔 동네 노인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그곳에서 요시자와 씨는 언제나처럼 어깨 힘을 빼고, 부드럽게 운동기구와 맞선다. ‘운동은 체력처럼 정신도 단련한다’는 신념이 녹아 있는 표정이다. 실제로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이웃 이케다 하츠코(76) 씨는 “매일 아침 요시자와 씨가 헬스장에 올 때마다 나도 살아야겠다, 오늘 하루만큼은 내 걱정을 잠시 잊게 된다”고 말했다. 건강의 의미를 몸소 실천하는 삶이, 가까운 이들에겐 든든한 손길이 됐다.

그의 이력은 경이롭다고 밖에 할 수 없다. 35세에 이미 아시아 보디빌딩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후 사회인의 길을 걸으면서도,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몸을 먼저 깨우는 습관을 버린 적이 없다. 요시자와 씨의 기록노트에는 강도별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세트와 함께, 그날 컨디션과 식사 내역, 심지어 잠을 잔 시간과 기상 시 기분까지 꼼꼼히 남았다. “나이를 먹는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라는 그의 말에는 한 인간만의 특별한 믿음이 담겨 있다.

건강을 넘어선 삶의 태도, 노년에 대한 관점,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의미와 목표를 찾아내는 자기완결의 방식. 요시자와 씨 이야기는 최근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사회적 고령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장수는 축복일까, 아니면 버거운 짐일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6년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장수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늙어가는가, 또 각자가 삶을 향해 보내는 태도다.

일본은 오랫동안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된 나라다. 동시에,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사회적 실험이 이루어진 나라이기도 하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평생 운동, 사회참여, 영양, 의학적 조기개입 등 다양한 복지 정책을 촘촘하게 전개해 왔다. 요시자와 씨와 같은 인물들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다. 노화와 건강에 관한 ‘사회적 상식’을 갱신하게 한 일본 노인 세대의 활력은 이제 한국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엔 언론에 소개된 요시자와 씨의 영상을 보고 젊은 세대들도 감탄하며,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또래 노인들조차 “결국 남는 건 튼튼한 몸과 긍정적 마음가짐 뿐”이라며, 늙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내려놓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의 또 다른 일상은 지역 고령자 운동 지도자로서 소박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근육이 줄어드는 대신, 삶의 경험이 한 겹씩 쌓인다. 운동은 더 이상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 있는 삶의 권리임을 증명하는 실천이 됐다.

’90세 보디빌더’의 또 하나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백 살까지 지금처럼, 아니 더 건강하게 운동을 지속하는 것. 그리고 나와 같은 나이든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라 말했다. 과감한 꿈을 꿀 수 있는 것, 지금에 감사하며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것. 사회의 약자가 아닌,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 노인의 뒷모습—그것이 바로 모두에게 위로와 동기, 고민의 응답이 되어준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든다. 하지만 오늘, 어제와 같은 반복일 뿐이란 패배주의는 조금씩 희미해진다. 꾸준함의 힘, 몸과 마음을 가꾸는 노력, 그리고 무기력과의 작은 투쟁이 하루씩 모여 미래를 바꾼다. 주변의 시선을 넘어, 내 삶에서 진정 원하는 방향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용기. 요시자와 씨가 보여준 살아 있는 역사는 우리 모두에게 한 번쯤 돌아볼 만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오늘 세운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작지만 단단한 실천의 가치—결국 그것이 바로 잘 늙어가는 법임을, 몸소 증명해 낸 사람의 이야기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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