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후폭풍, 한 배우의 명성과 영화 리뷰의 침묵

10월 초,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논란이 사회문화적 파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촉발점은 주연 배우 유해진과 관련된 광고의 댓글 창이 비활성화되고, 동시에 주요 영화 리뷰 플랫폼에서 해당 영화의 관객 평점 및 감상글 게시가 일시적으로 차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조치는 개봉 전부터 이어지던 논쟁, 특히 민감한 소재와 감독 및 제작진의 행보,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기된 SNS 상의 불매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 한 편의 작품이 상영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이번 사례의 독특함은 영화 자체의 내러티브나 연출적 미감보다는, 그 외부에서 비롯된 ‘불편함’이 극장가 담론을 주도한다는 점에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된 불매 결의, 배우 유해진이 등장하는 광고 게시판의 댓글 비활성화 조치는 온라인 상의 ‘개인 저항’이 점차적으로 실질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영화는 정치적, 역사적 맥락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실존 인물을 변형한 픽션으로 알려져 있다. 개봉 전부터 ‘표현의 자유’와 ‘역사 왜곡’ 간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일었다. 영화 팬덤과 평론가 집단 내에서는 “창작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일부 단체와 시민 네트워크는 영화의 메시지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러한 이견이 인터넷상에서 증폭되며, 초반에는 관객들 사이 입장 차이의 균열에 머물렀지만, 시간이 경과하며 배우 개인과 그가 참여한 광고, 나아가 영화 유통 구조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논란 이후 유해진의 공식 광고 채널과 관련 기업의 브랜드 계정은 ‘비판 댓글 다발’에 대응해 댓글창을 잠정 폐쇄하거나, 리뷰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온라인 커뮤니티 및 영화 소비자들 사이에서 ‘검열’ 또는 ‘소통 차단’이라는 불만으로 직결됐다. 리뷰 차단 역시 더욱 익명성과 적대성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극장 현장에서는 ‘자유로운 관람 후기’가 차단됨에 따라 다른 플랫폼 혹은 오프라인 영역으로 논의의 장이 옮겨가는 양상을 보인다.

연예계와 영화계는 과거에도 작품 이상의 외부 이슈로 곤란을 겪은 바 있으나, 이번과 같이 SNS 기반의 참여와 저항력, ‘집단 발언’이 실질적으로 영화 산업 시스템의 일부 기능을 멈추게 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한 평론가는 “사회의 다층적인 목소리가 영화 관람, 리뷰, 광고 소비 행위를 깊숙이 바꿔놓았다”고 지적한다. 익명성과 신속성이 결합된 온라인 커뮤니티가, 뉴스를 생산하고 여론을 증폭시켜, 실체를 가진 ‘변화’를 가능케 하는 과정의 생생한 단면이기도 하다.

영화 제작자, 배급사, 포털사이트, 광고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복합적으로 얽힌 이번 사례는, 한 연예인의 이미지를 넘어 영화 생태계 전체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에 질문을 던진다. 리뷰 기능의 일시적 중단은 생각보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한편으로는 ‘잘못된 정보’ 혹은 ‘악의적 공격’으로부터 개인과 영화를 보호할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가 있지만, 반대로 이것이 대중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또 다른 ‘방어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배경을 좀 더 들여다보면, 최근 2년간 한국 영화계 내부, 특히 사회적 논란에 직면한 작품이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는가가 변화해 왔다. 기존엔 논란이 불거져도, 제작진·배우가 일방적 해명 성명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팬덤과 시민 사회가 능동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고, 기업 역시 민감하게 반응한다. 광고 플랫폼·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게시판 정책, 리뷰 차단도 그 한 부분이다.

현재 다수의 관련 기사에서는 영화에 대한 구체적 평이나 촬영 현장 이야기, 감독·배우의 소명보다도 “댓글”과 “리뷰 게시판”이 닫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 정보의 유통 문제가 아니며, 사회 구성원 각자의 ‘영화관람권’과 ‘표현 자유’가 실제로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겨진 숙제는, 해당 영화를 둘러싼 긴장과 감정의 골을 창작자와 소비자가 어떻게 넘어서며 새로운 룰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모색이다.

결국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이번 파장은, 단일한 찬반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영화와 대중, 그리고 소통 방식의 본질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고 변화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작은 실험실이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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