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視角] AI시대, 디지털복지 정책 만들자

2026년 10월,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구조와 일상의 모든 장면에 조용히, 그러나 뚜렷하게 스며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정부 정책을 보면, AI·디지털 격차와 복지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을 필두로 한 주요 도시권에서 지난해 시행된 디지털 역량교육,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기계학습 기반 복지 서비스 출시 등은 시의성 있는 정책적 움직임으로 평가되지만, 전체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 효과는 아직 미진한 실정이다.

우리 사회에 이미 디지털 취약계층, 즉 연령이나 경제적 조건, 교육 배경에 따른 정보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저소득층·지방 거주민이 유의미하게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선행연구와 통계자료를 종합해 보면 2026년 기준 디지털 접근성·활용성·AI서비스 신뢰도 등 핵심 지표에서 이들 집단이 여전히 뒤쳐진다. 국내외 시장을 비교해볼 때, 북유럽(특히 핀란드, 스웨덴)과 네덜란드, 싱가포르는 일찌감치 ‘디지털 포용’과 ‘AI 기반 복지’ 모델을 체계화했다. 헬싱키 청년 멘토링 플랫폼, 스톡홀름의 고령자 맞춤 디지털케어, 싱가포르의 Smart Elderly Service Lab 등 실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빠른 통신 인프라 확산과 모바일 보급률을 자랑하지만, 디지털 복지라는 프레임 내에서는 초점이 다소 산만하다. 5G, 초연결 통신, 클라우드 기반 행정 시스템이 시민의 권익 증진 및 복지 향상과 어떻게 접목되는지에 대한 정밀한 정책 설계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특히, AI시스템이 전국 단위로 확대될수록, 기존 복지 인프라와 데이터가 제대로 연동되지 못하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도 하드웨어 중심 편향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으로 AI시대의 복지는 단순히 ‘기술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혜택’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디지털 복지 플랜’은 사각지대 해소와 공공 데이터 개방, 맞춤형 서비스 강조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정책은 여전히 시범사업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협업, 공공-민간 데이터교류, 인력양성 체계 등은 분절적 움직임에 그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복지관 개소와 생활밀착형 AI상담 챗봇, 고령자·장애인 전용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 등은 긍정적 사례이나, 정책 지속성·예산 배분의 효율성을 두고 현장 전문가들은 우려를 숨기지 않는다. 공공이 아닌 민간주도의 복지서비스가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시장논리와 사회안전망 간의 균형 붕괴 위험도 지적된다.

세계 각국은 이미 데이터 거버넌스, 생활밀착형 AI코디네이터, 디지털 복지사 양성 등 입체적인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은 핀테크 기반 복지지원, 일본은 디지털 시티즌십(Citizenship) 교육, EU는 Privacy by Design 기조의 데이터 신뢰 인프라 등 국가적 환경에 맞는 전략을 검증·적용 중이다. 한국도 AI와 빅데이터, IoT 등 첨단기술 도입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으나, 복지 현장에서 ‘진짜로 작동하는 디지털 복지’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저한 현장 검증이 더 절실하다.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 사회 체감도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AI가 복지 행정에 전격 투입될 경우, ‘디지털 공정성’과 ‘데이터 윤리’ 문제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AI배우림 편향, 알고리즘의 역기능, 개인정보 보호와 사회적 신뢰 구축 방안은 실질적 공론화가 더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GDPR, 미국의 AI투명성 규제, 일본의 공공플랫폼 신뢰모델 등이 정책적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동시에, AI기반 복지가 장애인·고령자·저소득층 등 전통적 복지 소외계층에게 실제 효과로 이어지는지, 서비스 디자인과 운영, 오프라인-온라인 통합지원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 나아가, 디지털 복지라는 혁신이 ‘복지 대상’만을 위한 혜택을 넘어, 모든 시민의 사회참여 확대와 정보 접근권 보장으로 이어져야 함은 자명하다.

결국 디지털 복지는 기술적 인프라, 서비스 설계, 법·제도 정비, 그리고 시민 모두의 신뢰 회복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할 때 ‘AI시대의 포용국가’ 실현으로 연결될 것이다. 한국이 국제 디지털 복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AI윤리·데이터 거버넌스·사회적 합의 등 전방위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성과 지표보다 시민의 체감도, 현장성, 국제적 파급 효과 등이 더 중시되어야 할 시점이다.

— 고다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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