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성교육 부모상담 토크쇼, 변화하는 육아환경 속 ‘성 이야기’ 열다

오는 10월 31일 오후, 원주시가 주관하는 ‘자녀 성교육 주제 부모상담 토크쇼’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최근 늘어나는 부모들의 자녀 성교육 관련 궁금증과, 연령별·환경별로 세분화되는 성 교육의 현실에 대한 체감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주시청과 지역 내 가족센터가 협력하여 준비한 만큼, 관내 초등·중등 학부모 약 150명이 사전 신청해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 성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들이 자기 몸과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법, 올바른 관계 맺기를 배우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두고 아직도 부모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호소해왔다. 실제로 지역 내 가족상담소에는 “성에 대해 언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라는 문의가 꾸준히 접수되어 왔고, 작년 한 교육청 설문에서는 응답자 중 72.3%가 ‘성교육을 아예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원주시의 이번 시도는 ‘부모는 성교육의 첫 교사’라는 기조 하에, 자녀의 눈높이 맞춘 대화법·연령별 궁금증 해설·불편한 질문에 대한 구체적 응답법까지 사례 중심으로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참가자들은 상담토크쇼 형식으로 강연자, 성교육 전문가, 실제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경험담과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진다. 전문가의 지식 전달식 강연이 아닌, Q&A와 실제 고민공유, 연극적 상황 시뮬레이션 등 상호작용 방식이 결합돼 있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원주시 사회복지과는 “달라진 미디어 환경, 조기 성교육 필요성 등 아동·청소년 성교육의 현장감 있는 소통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원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2024년부터 초등교과서 내 ‘성·젠더 인식’ 강화, 학교내 성폭력 예방 교육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각 가정의 현실은 제각각이다. 기자가 만난 연경동 부모 최모(42) 씨는 “가정마다 부모 세대의 편견도 다르고, 모바일·유튜브를 통해 아이들이 이미 너무 다양한 내용을 접하지만, 정작 집에서는 입 꾹 닫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또 다른 부모 박모(38) 씨는 “이런 자리가 필요한 건 알지만, 막상 부끄럽다거나 부모끼리도 솔직하게 말 꺼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번 행사 준비팀은 사전질문 사서함에 ‘자위행위 질문받으면’, ‘성 소수자 관련 궁금증에는 뭐라고 할지’, ‘성폭력 위험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법’ 등 구체적이고도 민첩한 대처가 요구되는 고민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공감과 솔루션 제공의 현장 필요성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성교육의 ‘1차 현장’임을 강조하지만, ‘뭘, 어떻게,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조기교육의 필요성-조기노출의 우려라는 두 양극단도 지속적으로 맞부딪친다. 최근 정부와 학계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주목한다. 2026년 현재,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성적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부모와 대화 통로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각종 오정보나 왜곡된 인식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강원교육연구원 이화진 연구원은 “정해진 매뉴얼만큼이나, 일상에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핵심이다. 부끄럽지만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체적인 추세상 학교와 사회, 부모가 동시에 손을 맞잡을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성교육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공론화의 어려움을 넘어, 이웃 부모들과 자신의 경험·실수까지 공유해보는 이런 시도의 현장감이 새로운 변화의 신호로 보인다. 행사 후, 참석자들은 향후 부모교육 과정에 대한 정기적 설문과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는 지역 사회 내 맞춤형 부모교육 기획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현장에서 모아진 목소리는 정책과정, 나아가 교육현장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열린다.

자녀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키는 가장 첫걸음이 건강하고 온전한 ‘몸과 관계, 감정’에 대한 솔직한 대화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역할이 막중해진 만큼, 지역사회와 제도, 또 무엇보다 서로 곁에 선 부모들끼리의 공감과 연대가 절실하다. 작은 대화 하나가 미래 세대의 성문화와 건강한 자아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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