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체감 경제, 리더십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
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우리 국민의 절반이 넘는 55.9%가 현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38.5%만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여론 동향은 스코어 차이 자체로도 분명하지만, 최근 2년간 한국 경제의 방향성, 실제 주요 거시지표의 흐름, 거듭 논란이 되어온 각종 혁신 정책, 그리고 전기차·친환경 모빌리티 중심 산업 정책 기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발표된 실업률, 청년 고용, 중소기업 체감경기 등 주요 지표들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미래차, 배터리, 수소 경제 등 기술 드라이브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 GHG(온실가스) 감축 목표 갱신이나, EV 보급률 확대 정책 등 국제 친환경 압박에 주요 정책이 좌우되는 과정에서도, 내수 경기 및 서민 생활개선이라는 실질적 효과에선 회의론이 커졌다.
구체적으로, 최근 2년간 EV(전기차) 차종의 급속 확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투자 확대, 배터리·충전 인프라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지침 신설 등 ‘기술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IRA(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대외환경까지 반영해 시장 대응에 적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가 경제 정책 전체의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첫째, 혁신 모빌리티 정책의 성과가 국민 경제 체감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EV·수소 등 신기술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 일자리 상실, 중견·중소 부품사 경영 악화 등 ‘마찰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원재료, 원전·재생에너지 가격 등 국제 원자재 시장 불안 요인까지 반복되면서, 현장의 실질 경제는 빠르게 회복세로 전환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체감도는 산업 전체 평균과 괴리된 지점이 있다. 수치상 신기록을 세운 EV 내수 판매와 대규모 국내 배터리 공장 증설 소식이 전해져도, 가계 소비심리지수는 반등세가 지지부진하다.
둘째, 정책 신뢰의 하락은 기술혁신 추구와 실제 민생체감 사이의 ‘불균형’에도 근거한다. 정부는 녹색 산업 투자 확대와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내세웠으나, 교통·생활요금, 부동산, 식품 등 기본 생활비 인상 압력 속에, 결과적으로 ‘미래 먹거리’와 실질적 당면비용 부담 사이의 간극만 부각됐다. 일례로, 전국 EV 충전 인프라 확대 투자에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2026년 기준 충전기당 이용률 저하, 운전자 만족도 하락 등 품질 개선 지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미래기술 투자 및 세제정책 논란, 전동화 보조금 정책의 ‘역진성’ 비판, 그리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지역간 격차 해소 미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셋째, 세계 모빌리티·친환경 경쟁 속 ‘국내 혁신 동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뢰 판단도 여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전기차·수소차 분야에서 일정 수준 선두를 점했으나, 미국·중국·유럽과 같은 빅마켓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국내 혁신 정책의 일관성 부재, 정책 변경 반복, 미래 성장 전략의 조기 검증 요구가 지속됐다. 보조금·세액공제 등 인센티브에 대한 불신, 새롭고 날카로운 스타트업 생태계 탄력성의 부족, 전통 내연기관 일자리 전환의 충격 등 미시적 문제도 뚜렷했다. 정부가 강조한 ‘2030 스마트 모빌리티 국가’ 비전은 국제 무대 기술 선도라는 대의에는 부합하나, 국민 생활경제 개선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직결되지는 못했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실례로, 최근 산업부가 강조한 EV레이스 부스팅 정책, 전국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증 확대 등 구체적 액션플랜이 진행 중임에도, 해당 산업의 내재적 고용창출 효과와 고도화된 기술력의 실질적 현장 도입 사이에는 정책-기술-민생 간 균형점을 찾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수소 전기차의 국산화율 개선 및 수소충전소 건설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국 기준 교통 혼잡, 대중교통 노선 구조 개선의 실질적 체감효과는 아직 가시적이지 않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의 친환경·경제 양립 목표가 ‘생각만큼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실증 자료도 일부 드러난다.
정부 정책의 핵심은 국민 체감의 ‘압도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있다. 현재의 친환경 기술 드라이브 정책은 분명 시대적 과제이며,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선택지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결코 폄하할 수 없다. 그러나, 세밀한 민생 반영, 중소기업 지원책 보강, 기술혁신과 사회적 안전망의 동시 강화 없이는 경제정책의 신뢰 저하 및 혁신의 한계라는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로베이스에서 국민 체감의 데이터, 그리고 현장 주행·경제지표의 상시 분석에 기반한 정책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산업·모빌리티 정책의 중심축은 결국 국민 각자의 생활 데이터, 일자리 흐름, 미래세대의 신뢰 확보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하는가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
— 안시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