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전문성의 길을 묻다…교실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

4월의 어느 차분한 회의장이었다. 한국교육리더십연구회와 교원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교원 전문성 강화라는 익숙하고도 무거운 주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교육정책 전문가, 현직 교사, 예비교사와 학부모 대표까지 다양한 이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오늘의 학교 현장이 ‘선생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깊게 논의했다.

사실 교육이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가장 잦은 변화를 맞는 건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사는 교사다. 전국의 초중등 교실을 다니다 보면, 교사의 한숨이 사적이고 조용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현실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장애 학생 지도부터 폭력예방, 행정업무와 교내외 평가, 끊임없이 변하는 입시·진로 시스템까지 한 명이 감당하기 점점 벅차다. 한 교사는 포럼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빨라지는 사회 변화 앞에서 새로운 지식은 물론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수업과 돌봄을 동시에 요구 받으니, 스스로가 너무 버거워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고.

포럼을 들으면서, ‘교사=전문가’라는 말이 알고 보면 가장 투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의 전문성은 지식전달이나 평가관리만이 아니라, 수많은 아이의 삶과 감정에 스며드는 깊은 돌봄과 돌파력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오랜 시간 상담실 문을 두드린 부모, 수업 끝난 뒤 조용히 남겨진 아이의 사연이야말로 교원 전문성의 지향점을 만들어온다. 현장에선 특히, 무너지는 교권(敎權)과 거세지는 사회의 기대 사이에서 “내가 진짜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는 걸까”란 의문이 점점 커진다.

이번 포럼에서는 구체적 처방과 해법들도 테이블에 올랐다. 첫째, 교원 양성부터 실제 현장 투입까지 ‘멘토링’ 중심 연계를 강화하자는 제안이 주목받았다. 단순 강의식 연수보다, 현장 노하우를 가진 선배 교사가 벗(同行人)이 되어 주는 실천적 동반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캐나다·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에선 교사가 스스로 연구회를 만들고 아이의 변화에 맞춰 수업을 재편집한다. 이런 동료성장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둘째, 교사평가 방식의 전면적 재정립이 논의됐다. 지금의 연차나 정량평가(행정서류, 연구실적, 연수이수 등) 중심 구조가 ‘실질적 수업 전문성’이나 ‘학생과의 관계 형성’을 재는데 미흡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제자들의 성장’이란 가장 중요한 가치를 중심으로 교사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평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현장 목소리는 계속 멀어질 뿐”이라고 했다.

셋째, 정책 차원에서 ‘교육행정 부담 경감’과 실질적 자율성 보장이 강조됐다. 한 교장은 “회의록 쓰기, 수십 가지 행정문서, 온갖 컨설팅과 보고서로 교사의 본질적 역할이 갉아먹히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방어막을 쳐야 한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OECD 교육지표에서도 우리나라 교사의 업무 부담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과 책임만으론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 교사 한 사람이 온전히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학부모와 지역사회, 정책과 학교 경영진, 나아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신뢰와 연대가 필수적이다. “아이들은 달라졌는데, 교사가 달라지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한 젊은 교사의 이야기가 유독 인상적으로 남는다. 그는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는 교사’가 진짜 전문성임을 강조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뒤처지지 않게, 교실 안 작은 변화라도 잡아내려는 이들의 노력 속에 한국 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

통계로 보면, 최근 3년간 신규 교사 중 1년 내 퇴직률이 역대 최고를 나타낸 점, 장기근속 교사들이 “연수조차 번아웃”을 호소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전문성 강화란 말이 ‘과제 부과’가 아닌, 교실 삶의 질과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번 포럼이 ‘현장 사람’들의 곤란과 마음을 적시는 계기, 그리고 구체적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 교육의 전문성은 제도가 주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우는 아이의 손을 잡으려 애쓰는 누군가로부터 시작된다.

이제 진짜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제도와 사람의 연결, 현장과 정책의 공감이 더 두터워질 때 교원 전문성이 살아난다. 우리는 다시, 교사의 힘이 가장 절실한 순간인 오늘을 맞고 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교원 전문성의 길을 묻다…교실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6개의 생각

  • 교원 전문성, 그 무거운 단어 뒤에 숨겨진 관료주의와 정치놀음. 결국은 교사 개인이 모든 짐을 지는 현실일 뿐. 전문성 강화라는 말이 결국 또 다른 짐이 되지 않길. 정부와 교육당국은 그 알맹이 없는 구호에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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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멘토링 대환영👍 교장님 좀 일 줄이셨으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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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voluptatem

    교사 burnout 공감합니다🤔낼도 애들 위해 또 최선! 근데 진짜 행정 줄이면 애들한테 더 집중할 수 있을텐데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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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또 도돌이표 기자회견같음;; 결과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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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전문성 강화 얘기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항상 아이디어는 좋은데, 실행이 문제지!! 현실은 전혀 안 받아들여지는 느낌임. 정책과 현장 거리 너무 멀다!! 지금 방식으론 진짜 바뀔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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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다 정책 탓 아닌가요?🤔 측은함과 화남이 동시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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