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뒤에 남겨진 적막, 두바이 관광의 쓸쓸한 사계

황금빛 사막 위에 솟은 인공의 오아시스, 두바이. 도시 전체를 감싸는 사각진 초고층 건물의 윤곽은 여전히 이국적 기대로 여행자들의 가슴을 찌르지만, 최근 이곳에선 바람결조차 예전과 달라졌다. 두바이를 찾던 서방 관광객의 발길이 현저히 줄면서, 화려한 도시의 틈마다 정적이 깊게 내려앉는다. 거리엔 호텔 셔틀만 왕복하고, 세계 최고의 쇼핑몰이라고 자부하던 두바이몰의 대리석 복도에도 잔잔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유럽을 비롯한 서방 관광객들이 긴 팬데믹 이후 복귀하지 않은 건 두바이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바이에겐 특별한 상실감이 남는다. 이곳이야말로 ‘글로벌 사교장’이자 전세계 중산층의 버킷리스트, 가족여행과 허니문, 인플루언서들의 드림 스팟이었다. 오후 노을이 비추는 버즈칼리파 전망 데크에서 셀카를 남기던 사람들, 두툼한 오믈렛을 곁들여 펼치던 바비큐 브런치 파티, 인공섬 파르마에서 펼쳐지던 해변 수영장 파티의 음악까지. 그 모든 풍경이 지금, 잠시 멈췄다.

관광산업의 냉기는 단순 수치로도 확연하다. 최신 통계에서 두바이의 외국인 방문객 수는 팬데믹 이전의 절반을 채우지 못했고, 주요 5성급 호텔들 조차 공실률 증가로 연쇄적인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항공사들은 직항 노선을 줄이며 잦은 노선변경으로 예비 관광객들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두바이 정부와 관광기관은 대대적인 프로모션, 이벤트, 페스티벌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한 번 닫힌 흐름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뚜렷하게 남았다.

두바이의 특별함이었던 ‘모험의 도시’ 브랜드 전략 역시 위태롭다. 두바이에선 건조한 사막을 배경삼아 럭셔리와 자유, 테크놀로지와 보헤미안적 라이프를 동시에 보여주었지만, 최근 여행자들은 오히려 온전한 자연과 일상의 소박한 경험을 더 찾는 추세다. 한때 여행의 트렌드를 이끈 ‘체험적인 극대화’, 즉 고급스러움의 극치와 인공경험의 향연이 두바이에선 오히려 진부하게 인식되는 역설적 상황.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릴 화려한 수영장, 눈부신 레스토랑도 더 이상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런던, 파리, 방콕, 바르셀로나, 호치민처럼 분위기 있는 생활문화, 도시인들의 진짜 일상이 깃든 거리 풍경을 찾아 떠나는 ‘뉴노멀’ 여행객이 늘어난다. 두바이는 과연 이러한 변화를 흡수할 수 있을지, 화려함에 질린 글로벌 여행자들의 감성까지 이해할 수 있을지가 남은 숙제다. 보이는 것 이상의 울림,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도시 특유의 리듬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뜨거운 오후, 몰 안 카페의 잔잔한 아이스라떼 한 잔이 주는 느린 멋, 해질녘 해변을 걷는 여유, 혹은 현지인들이 들려주는 오래된 시장 골목의 구수한 대화가 새 길이 될지도 모른다.

동시에 두바이의 관광산업이 직면한 위기는 중동 전체의 경제적·문화적 변화와도 맞닿는다. 오일머니에 힘입은 속도전, 내일을 알 수 없던 미래지상주의적 번영의 끝자락에서 두바이는 이제 더 탄탄하고, 인간적인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계속된 투자와 외형적 성장만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없다. 화려함 위에 소박함을, 익숙함 위에 새로움을, 인위적 스펙터클 위에 인간적 온기를 입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수면 위 심연처럼, 두바이의 오늘은 이 시선을 묵묵히 기다린다.

그래서 지금 이 도시는 새로운 숨결을 준비해야 한다. 서방 관광객이 돌아오는 그날까지, 혹은 돌아오지 않아도 두바이만의 길을 찾을 때까지. 적막한 모래바람 속에서 여행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이 길어진다. 어쩌면, 그 끝엔 새로운 두바이의 계절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화려함 뒤에 남겨진 적막, 두바이 관광의 쓸쓸한 사계”에 대한 7개의 생각

  • 관광지 한 번 갔다온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두바이 진짜 인공적이긴 해요. 세련되고 화려하긴 하지만 좀 피곤하게 느껴졌거든요. 관광산업이 단순한 볼거리 위주에서 현지 체험, 그 나라만의 고유한 정서로 옮겨가는 걸 두바이가 따라잡긴 쉽지 않아보입니다. 계속 고급마케팅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항공편 문제부터 호텔 공실까지 구조적인 위기가 와버린 건데, 근본적인 변화 없으면 서방손님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대안을 모색할 때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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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요즘 해외여행 트렌드 확 변했네…! 두바이나 홍콩이나 대도시가 다 힘든듯. 신기하긴 한데 한번 가면 또 굳이? 이런느낌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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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의 출발점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사례 같습니다. 두바이가 과시형 소비 위주로 수년간 버텼지만, 이제 감성적이고 생활 친화적인 경험이 중요한 시대라 적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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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_investment

    돈으로 채운 감동… 오래 못 간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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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 요새 너무 비싸서 못 감ㅋㅋ 게다가 다 똑같아 보여서 흥미가 안생기는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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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bbit_American

    ㅋㅋㅋ 관광객 없으면 두바이 모래바람만 남지 뭐. 인공섬에 인공호텔에 지나친 오버지. 진짜 갬성은 어디 없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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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와~ 화려! 근데 딱 거기까지🤔 여행지 진짜 다 비슷해 보이면 사고싶은 것도 없고 돈만 아까움. 요즘은 숨은 동네, 작은 시장 골목 찾는게 더 멋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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