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노쇼’ 학폭 재판 패소—법정 신뢰에 남은 질문

6월 26일, 학폭 피해자 유족이 낸 민사소송이 ‘변호사 노쇼’로 종결됐다. 유족이 법정에서 호소했으나, 해당 변호인 측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장의 엄마는 법정에서 “판사님, 이게 최선입니까?”라는 눈물어린 말만 남겼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재판에서 변호인 부재로 인해 절차적 권리가 침해받는 현실은, 사법 시스템이 피해자 보호를 충분히 이행하고 있는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사건은 세 가지 레이어로 나뉜다. 첫째, 개별 피해자가 제도적 한계와 변호사 업무 태만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는 점. 둘째, 법원 내 신뢰 체계가 허물어졌고, 이는 곧 사법부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셋째, 학폭 재판에서 가족의 절박한 목소리가 실제 판결에 과연 얼마만큼 반영되는지 지켜보는 대중의 시선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 판결은 불가피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절차적 형평성, 즉 쌍방의 주장이 모두 법정에 제출되어야 판사가 사실과 법리를 제대로 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의 출발점은 변호사의 ‘노쇼’다. 변호인은 소송위임 계약으로 명백히 대리 의무를 가진다. 출석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시민은 사법 보호를 사실상 박탈당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 태만으로 축소할 사안이 아니다. 판결문상 ‘원고 대리인 미출석에 따른 변론 종결’이라는 행정 표기는, 기록만으로 보면 규정적 조치다. 하지만 현실은, 한 가족의 비극 앞에 모든 시스템이 무기력해졌음을 드러내는 신호탄이다.

법조인들의 반응도 냉정하다. 주요 변호사회 관계자들은 “일정 확인 등 기초적 의무”를 소홀이 한 책임을 인정하며, 최근 몇 년간 반복적으로 유사한 변호사 이탈 사태가 계속되는 대한민국 사법 현실에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사법정의라는 거대한 프레임에서 놓고 볼 때, 피해자 원상복구 및 위로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절차적 권리 보장 장치는 취약하다. 법조 윤리, 그리고 사법 절차의 균열은 정치권·여론 모두 즉각적 수정을 요구하는 시그널로 읽힌다.

정치권 역시 이번 학폭 관련 재판의 결말을 예의주시한다. 양당은 변호사 직역 신뢰 논의를 새로운 공방 소재로 삼으며, 법조 시장 적폐 청산 및 징계 강화 주장에 목소리를 낸다. 야당은 피해자 중심의 대응책 도입을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학폭 재판의 현실, 즉 절차적 보호의 미진함은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뒷전이었다. 단기적 정치 공방에만 그친다면 실질적 제도개선은 힘들다.

제가 직접 접촉한 현장 관계자들은, 법원이 합리적 사정을 참작해 한 차례 이상 변호인 출석을 유예했으나, 그 이상은 법리상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피해가족 지원 체계, 변호사 징계, 무료 법률 상담 등 실질적 제도 보강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은 결국 사법 시스템의 구조적 경직성을 보여준다.

국회 내 사법개혁특위는 최근 변호사 부실대리 방지를 위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나, 징계 수위·피해자 구제 역시 관건이다. 실제 현장에서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는 방식의 속도 조절, 예외적 절차 개입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 현 상황은 ‘제도 밖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음을 방증한다. 대중의 분노는 피해를 개인사로만 남길 수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곧 정치권 재현 이슈로도 번질 여지가 분명하다.

현행 시스템으로는, 피해자 중심의 실질적 구제가 이뤄지기 어렵다. 이번 학폭 재판은 한 개인의 참극이 제도의 한계로 인해 ‘패소’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신호다. 원고가 사법 시스템 내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권리구제의 실효성, 그리고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핵심 이슈는 당분간 계속 정치적 논쟁거리로 남을 것이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변호사 노쇼’ 학폭 재판 패소—법정 신뢰에 남은 질문” 에 달린 1개 의견

  • otter_tenetur

    현행법상 절차를 안 지키면 누가 손해인지 명확하네!! 피해자 보호라며 외치지만 현실에선 방치잖아!! 근본부터 손봐야, 말만 바꾸지 말고 구조부터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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