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가축전염병 비상…축산물 물가 ‘빨간불’
2026년 7월 기준, 국내 축산업계가 가축전염병 확산과 이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심각한 가격 변동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 가격지수 동향>(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6년 6월 기준)을 살펴보면, 돼지고기·계란·우유 등 주요 축산물의 생산량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소매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대표적으로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은 전년 대비 23.9% 상승했고, 계란은 18% 가까이 인상됐다. 우유 가격 역시 14개월 만에 2천 원 선을 돌파하면서, 가공식품 가격 인상압력까지 불어넣고 있다.
질병 관리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면, 2026년 상반기 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의 발생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배, 1.8배 증가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통계) 정부의 긴급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병원체 지역 확산이 이어지며, 예찰 인력 및 예산 부족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충청권 대형 농장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확산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글로벌 유통망 차질과 맞물려, 한동안 축산물 공급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의 대응을 살펴보면, 대형 축산기업들은 가공식품 생산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대체육(식물성 단백질 소재 등) 투자 확대와 유통단계 비상가격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신선식품 플랫폼 기업 쿠팡, 마켓컬리 등도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안정적 수입처를 물색하며 일시적으로 수입 축산물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며, 수입비 역시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비자 부담이 급격히 중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격 지표의 추이와 국제 동향을 비교하면, 세계식량농업기구(FAO) 글로벌 축산물 지수 역시 2025년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교역국도 동시다발적 가축전염병 이슈에 직면해 있다. 특히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 차질과 유럽 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은 수출입 물류비까지 자극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과 사료 수입단가의 추가 상승, 운송망 지연까지 겹쳐 도미노식 가격 전이가 일어나고 있다.
정부 정책은 축산물 수급 안정과 소비자 가격 부담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월 5일부터 긴급 수입쿼터를 확대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에서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추가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방역예정농가에 무상 백신·수의 인력 지원책도 동시 병행된다. 그러나 유사한 정책은 2022~2024년에도 반복적으로 시행된 바 있으나, 사전 방역과 유통단계 감시체계가 구조적으로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지난달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서는 2025년 축산방역예산 집행률이 82.1%에 그쳤으며, 농가교육·현장 예찰 인력 역시 1,300명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과거 소비자 심리 변화와 산업 대응 양상도 참고할 만하다. 2021년 조류인플루엔자 때는 축산물 대형마트 구매 비중이 11% 증가, 편의점·온라인 구매 등 비대면 채널 활용도가 급증했었다. 이번에도 소비자는 물가 상승을 체감하면서도, 품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산 축산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신선식품 구매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통계청 e-슈퍼마켓 2026년 6월 기준).
장기적으로 산업구조 개편 요구도 커지고 있다. 기존 대형 축산농가 중심 공급체계와 잦은 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집단 매몰 정책에 의존할 경우, 똑같은 수급불안과 가격충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백신 개발 및 신형 스마트축사 솔루션 도입, 빅데이터 기반 질병 모니터링 체계 확립 등 선진국 전략과의 정책적 비교·분석이 절실히 요구된다. 덴마크, 네덜란드의 ICT 기반 방역시스템처럼 생산·가공·유통 전 과정의 안전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이 같은 구조적 병목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반기 축산물 가격심리 불안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농가 현장에선 정부 지원의 실효성 논란과, 매몰 보상 지연에 따른 경영 위기의 목소리도 높다. 중소 식품가공업체,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연쇄 도산 우려까지 표출되고 있다. 소비자 역시 물가 인상·공급 축소의 이중고 속에서 당분간 현명한 소비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요약하면, 가축전염병 재확산 사태는 단순한 방역 문제를 넘어, 국내 식품 공급망·물가 안정·산업생태계 변화까지 복합적 함의를 갖고 진행되고 있다. 현장의 통계와 국제 비교지표는 변화의 긴급성과 실효적 대책 확대 요구를 동시에 뒷받침한다. 향후 공급–유통–소비 전 단계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국 축산물 시장의 고물가 체질은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 박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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