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대명초의 책소풍, 독서는 어떻게 행복이 되는가

김포 대명초등학교가 최근 주최한 ‘책소풍’ 행사는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 공간을 색다르게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또래 친구와 어울려 운동장, 도서관, 교실 등 자유롭게 꾸민 독서 장소마다 또각또각 발자국이 새겨졌다.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책과 가까워지는 동시에, 일상을 넘어선 따뜻한 교감과 소통의 장을 만났다.

책소풍은 단순한 독서 시간이 아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각자 책을 고르고, 좋아하는 자리에서 앉거나 누워서, 혹은 서로 대화하며 이야기의 결말을 유추했다. 지루하지 않게, 정형화된 교실을 벗어나 친구들과 대화하고, 그림책을 펼치며 상상을 공유하는 이런 장면은 김포 대명초만의 풍경이지만, 전국 곳곳의 학교 현장에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독서교육이 지나치게 평가 위주, 독후활동 위주로 흐르는 데 대한 반성도 이어지고 있다. 문해력의 위기, 책과 멀어진 청소년, 디지털 시대 콘텐츠 홍수 속에 학교가 독서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초등 시절의 독서 경험이 장기적으로 사고력, 공감력, 자기주도 학습, 나아가 평생 학습 역량의 기초를 쌓는 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대명초의 실험적 접근이 강조하는 바 역시 바로 이런 지점이다. 강요된 숙제, 스티커 식상한 상벌 체계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책 읽는 시간=행복한 시간”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 실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양한 장르의 책을 직접 고르고, 친구와 줄거리나 감상을 나누며 아직 읽지 않은 책에 대한 호기심도 키웠다고 한다. 한편 책소풍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책을 통한 소통’이 늘어나자 아이의 일상 대화도 훨씬 풍부해졌다고 전했다. 정서적 안정, 사회성 함양, 타자에 대한 이해 능력은 단순 지식 습득만으로 길러지기 어려운 덕목들이다.

경기도교육청 등은 지역별 독서 프로그램 확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마을과 학교 연계 독서프로그램’ 운영 학교는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도서관, 마을문고, 지역 문화공간 등과 연계해 학생 주도형, 체험형, 집중형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과정에서 도서관 사서, 학부모 독서동아리, 지역 예술가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가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포 대명초 사례는 마을과 학교, 가정이 느슨하지만 끈끈하게 이어지는 독서 생태계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들도 여전하다. 첫째, 학교 내에서 독서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하는 일이 시간표, 교사 인식, 학부모 요구, 진로·성적과의 연계 문제 등과 맞물려 정책 차원의 정교한 설계 없이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교육 과정의 촘촘한 변화, 마을과의 연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미디어, 스마트기기 등 새로운 자극에 익숙한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 또한 다양한 실험이 반복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읽기’란 본질적으로 자기와 타인, 세계에 대한 사유와 질문의 기록임을 학교 현장에 어떻게 체화시킬 것인가.

주목할 것은 책소풍이 지극히 ‘현장 중심’의 작지만 깊은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일방적 주입과 성과 측정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듯, 한 권의 책, 한 시간의 느린 대화도 결코 가벼운 경험이 아니다. 교사가 사회의 작은 물결을 읽고, 교실 밖에서도 살아 숨 쉬는 교육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이 오늘의 학교에 반드시 필요하다. 김포 대명초의 사례는 그 출발점이자 끈끈한 ‘읽는 문화’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교육은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는 사실에 다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대목이다.

아이와 어른, 지역과 학교 전부가 함께하는 독서 공동체가 ‘행복’을 품게 되길 기대한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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