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사고 8.5%↑…현실과 대책 사이에 놓인 제주 안전의 민낯

제주 지역 렌터카 사고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제주소방본부는 사고 다발 건수 및 구조·출동 관련 부담 가중을 근거로 주의보를 발령했다. 통계는 제주가 관광객 중심 섬임에도 불구, 교통안전 지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외지인—주로 렌터카 이용 관광객—의 도로 환경 미숙, 교통질서 저해, 보험 사각지대와 맞물려 있다. 중앙정부와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관광 안전 인프라 확충이 여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거세다.

정밀히 살펴보면, 렌터카 관련 사고는 계절적 특수성과도 무관치 않다. 피크 시즌 전후 렌터카 수요와 사고가 연동되며, 올해는 전년 대비 관광객 유입 증가, 차량공유 플랫폼 확산,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의 지역분산세가 겹쳤다. 문제는 교통안전 인프라의 확장 속도가 수요 증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현지 택시업계, 경찰, 보험업계 모두 지속적으로 위험 신호를 보내왔으나 실질적 대책은 더디다.

최근 제주 일대 사고 건수 상위지역 분석을 보면 시외 곡선구간, 교차로, 해안도로 등 안전설비 미흡 지역이 주를 이룬다. 교통 안내판, 노면 표지, 급경사·급커브 구간 안내 등 눈에 띄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특히 네비게이션만 믿고 운전하는 외지인과, 기상 악화 혹은 야간 운전에 서툰 관광객이 많아 음주·과속·주차 위반 등 위험요인은 상당부분 예측가능하다.

제주소방본부의 구조 출동 빈도도 함께 오르고 있다. 사고당 인명 피해는 줄었으나, 경상·후유 장애 비율이 되려 늘었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실제 보험 가입률도 낮은 점이 부작용을 키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제주 현지 렌터카 업체 상당수가 ‘최소 보장’ 형태만 채택하고 있어 실손 보장이 힘든 상황이 빈번하다.

사회적 지점도 있다. 최근 제주 지역 주민 커뮤니티에서는 ‘관광객 민폐 운전’, ‘나몰라라 외지인 렌트카’에 대한 피로감이 반복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교통법규 미준수, 무단주차, 도로위 폭주 등에 대한 감정적 반감은 제주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새로운 요소다. 실제 제주경찰은 렌터카 번호판 실시간 인식 시스템, 주요 관광지 단속 카메라 확대 등 빅데이터와 IT 활용규제도 도입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실효성 논란이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타 지역 렌터카 사고 증감률과 비교해 제주만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산·강원 등 국내 대표 관광지와 비교시, 단위면적당 사고 빈도가 평균 2~3배에 달한다. 제주 특유의 도로 구조(1차로 도로 비율, 급경사 곡선구간 다수, 해안도로·시골길 집중), 운전자 연령·경험 등 변수도 영향을 미친다.

관광업계와 지자체는 캠페인, 관광객 중심 안내문, 안전 동영상 송출 등 자구책을 대거 도입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체감되는 효과는 미미하다. 사고 다발 구간의 물리적 인프라 확충과 범정부 차원의 보험체계 개편이 병행되어야 ‘제주안전’의 구호가 현실적 힘을 가질 수 있다. 관광수익 우선주의에 사로잡혀 최소한의 안전책임조차 내팽개친 렌터카 시장의 무감각 역시 비판적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다.

구체적 대책 없는 반복적 통계 발표만으로 관광객과 지역사회의 실질적 불안을 해소하긴 어렵다. 제주만의 특수한 도로환경과 무경험 운전자 급증 현실 속에서, 사고 감소를 위한 물리적·제도적 처방이 시급하다. 책임 소재의 적립—업계, 지자체, 관광객 모두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효율적 단속·보험체계 정비, 교통안전시설 확충을 병행하지 않으면 렌터카 사고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신속한 정책 집행과 명확한 안전 기준 마련, 그리고 관광업계의 적극적 동참만이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현실적 답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