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만 아니다”…히말라야 붕괴 부추긴 인간의 선택
2026년 9월 현재, 히말라야 주요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붕괴와 토석류 피해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발생한 이번 붕괴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첫 손가락에 꼽히면서도,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개입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현장은 빙하가 녹으며 급격히 약화된 지질과, 인위적 토지 이용 변화, 과도한 관광 및 인프라 개발이 교차하며 야기한 복합적 위험을 드러낸다. 지난해 인도 우타라칸드주 조쉬마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반침하와 올해 네팔 랑탕 계곡 일대의 산사태 피해가 보도된 이후, 현지 정부와 국제기구는 기후변화 대응 일변도의 논의에서 인간이 유발한 구조적 리스크의 실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빙하 후퇴와 산악지 온난화로 자연적 붕괴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 저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도로 건설, 터널 굴착, 대형 수력발전소 개발 등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행위라고 짚는다. 실제로 히말라야를 가로지르는 신규 터널 공사 및 고산도로 확장과정에서 주변 지반이 느슨해지고, 원래 자연 상태에서 불안정했던 토사가 인위적으로 더 취약해졌다. 2000년 이후 급증한 관광객 유입과 이에 따른 숙소, 도로, 상수도망 확장은 기저에 깔린 불안요인을 키워온 요인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생태환경을 고려한 사전 영향평가가 미흡하거나, 단순히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 정책 결정이 연이어 문제로 지적됐다. 국경을 넘나드는 수력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의 환경규제 미비, 관료적 책임 부재, 주민 의견 배제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국제 학술 데이터와 UN 산악위기보고서를 확인해 보면, 히말라야 인근 대규모 프로젝트 절반 이상이 사전 환경영향평가(EIA)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난다. 설상가상으로 몇몇 프로젝트는 평가서를 작성하더라도 영향기간이나 적용범위를 축소 축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손상된 경사면에 대한 재복구 작업이 소홀해져, 강우 또는 폭설 등 기후 시그널에 즉각적으로 붕괴 위험이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연구결과와 국제 환경단체의 실태 조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이와 함께, 히말라야 국가들 내부에서도 개발 정책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첨예하다. 급증하는 관광수익과 인프라 투자유치 명분 아래 보수정당은 개발 지상주의적 관점을 견지해온 반면, 진보 계열과 지역 시민단체들은 안전 중심의 환경보호 정책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 모니터링에 따르면, 수년 전 페레스트리카-마나 국경지대 터널공사에서 발생한 산사태 이후에도 주 정부와 중앙정부, 민간기업 간 책임소재 다툼이 장기화되며 재발방지책은 지지부진한 현실이다. 특히 전문가 출신 의원들이 상정한 ‘고산지대 지속가능개발법안’의 국회 논의 과정은 개발 우선주의적 의견의 거센 저항 속에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히말라야 문제가 국제사회 공동 대응의 영역일 수밖에 없으며, 일국의 일시적 정치변수에 좌우되어선 고질적 안전 리스크를 상시 내포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히말라야 지대의 붕괴 위험을 둘러싼 구조적 원인은 국내 시사현안이나 근래의 도로 확장, 무차별적 산지 개발 문제와도 본질적으로 맥을 같이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시 기후환경의 불확실성에 더해, 인위적인 경사면 절개 및 도시근교 산악 개발이 반복적으로 산사태와 붕괴, 인명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히말라야 사례는 결과적으로 기후변화 대책과 함께 개발 패턴 자체를 성찰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성장’과 ‘안전’의 국내외 정책 균형, 그리고 공공영역의 사전예방 책임을 절감해야 하며, 한편으로 기후재난 대응이 특정 책임주체에 전가되는 경향에 대한 경계도 요구된다.
향후 히말라야 연선 국가 및 국제기구의 공동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과, 개발 프로젝트 전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지역주민 의견수렴 강화, 엄격한 환경규제 도입이 해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국내 정치 현실과 마찬가지로 입법부-행정부-민간기업 삼각축의 견제와 대화도 반드시 전제가 되어야 사회발전과 안전의 장기적 균형이 가능해진다. 히말라야의 반복되는 붕괴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단기 경제성과 정치적 구호 사이에서 과연 어느 가치에 미래를 맡길지, 정치와 사회의 성찰이 반드시 요구된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