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정담] AI 시대, 답은 AI가 아닌 사람에게 있다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깊이 들어온 오늘날,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는 더이상 기술적 진보의 문제만이 아니다. 창업 현장부터 공공서비스, 일상 언어생활까지 모두 파고드는 이 변화 속에서, 무엇이 진짜 ‘답’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LLM 경쟁, 지능형 챗봇의 상용화와 국내 ‘AI 윤리’ 가이드라인 강화 흐름은, AI가 능동적으로 인간의 판단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는 인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기술 발전의 최전선을 켜켜이 설명하면서도, 핵심적인 통찰을 던진다. ‘진짜 해답은 AI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이를 활용하는 사람, 즉 인간의 태도와 목적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의 대체 수준을 넘어서 창의적 분석, 판단, 심지어 감성적 소통까지 확장되고 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코드 자동생성(코파일럿), 데이터 기반 경영 예지, 생성형 음성·이미지 분석 등 업무 효율과 혁신 모두에서 ‘AI 도입’이 화두가 된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챗GPT나 XAI와 같은 모델을 자체 채택하거나, 문서 자동화 심지어는 ‘고객 감정 분석 AI’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연이어 등장한다. 한편 학교와 공공 도서관에서는 ‘AI 활용 역량’을 기초 소양으로 편재하는 교육 지침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여러 사례에서 드러나는 한계 역시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편향과 정보 왜곡, 윤리적 판단의 공백, 설명 가능성의 부족,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방기한 기계적 의존 등이 있다. AI가 분명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지만, 동시에 인간 고유의 가치, 맥락 독해, 의도 해석 등에서 보조 불능의 영역이 발생한다는 점이 최근 실증 연구와 현장 피드백에서 반복 확인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1월 전면 시행될 ‘AI법(AI Act)’을 통해 윤리·책임·설명 가능성·휴먼 인 더 루프(HITL: Human in the Loop) 체계를 명문화했다. 즉, AI의 최종 결정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간의 감시·피드백·수정 등이 개입되는 구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도화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K-뉴딜 정책 및 공공분야 AI가이드 라인에서 투명성·공정성·책임성·포용성 등 ‘인간 중심’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 정부와 정책 입안자, AI 실무자들은 기술의 냉혹한 효용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사람의 개입’을 새롭게 조명, 강화하는 움직임을 ‘기본값’으로 삼고 있다. 특히 AI ‘오작동’과 ‘의도하지 않은 판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커질수록, AI를 무조건 맹신하거나 삭제하는 양극단적 태도 대신 ‘현명하게 활용할 사람’에 주목하며, 시스템 설계 자체에 인간적 맥락‧판단력을 녹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최신 업계 조사에서도 일치된 결과가 나온다. 다수 임직원 및 조직 책임자들은 “업무 디지털화의 본질은 AI 자체가 아니라 이를 설계‧운영‧채택하는 인간의 역량과 열린 태도”임을 밝혔으며, AI 의존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제 ‘문제 해결력’ 또는 ‘의사결정 책임성’은 사람에게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성, SK 등 대기업 R&D 센터에서는 AI 도입 2~3년차에 접어들며 기대치 조정과 더불어, 내부 윤리 교육, ‘AI 활용 심사’ 등을 강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EEOC(고용평등위원회) 등에서는 채용·승진 분야 AI 도구에 대한 사후 심사와 인간 전문가 개입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면서 인적책임을 강조한다.
반대로 ‘AI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는 환상은 실질적 위험을 키운다. 예를 들어,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형 생성 AI 결과물에 대한 맹신은 저격형 가짜뉴스나 조작 이슈를 확산시킬 수 있으며, 금융‧법률 분야에서는 설명 불가한 AI 결정이 실제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예술‧문학 분야에서 AI가 스스로 창조한 듯 보이는 콘텐츠라도, 사실상 진짜 가치를 판별하고 사회에 배포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안목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심 역할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최근 미·중 빅테크의 ‘AI 의사결정 자동화’ 실사례를 살펴보면, 데이터 편향 오류로 인한 집단적 불이익과 사회적 신뢰의 급락이 동시에 발생한 바 있다. 제도적 장치의 유무를 떠나, 모든 기술 활용의 실질 책임은 최종적으로 사람에게 귀결된다.
지금 AI 전환기는 단지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도구의 설치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 속도를 따라가기보다, 이를 적절히 제어하고 조정하며, 무엇보다 인간다운 가치와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의 현장 실천이 관건이 되고 있다. 결국 미래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들 핵심은 AI의 현란한 기능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기술을 쓸 것인가에 대한 목적의식 있는 사람들의 판단력과 윤리의식이다. AI의 파도 위에 올라탈 것인가, 빠져 허우적댈 것인가는 전적으로 인간 역량에 달려 있다.
유재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