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프로야구단 유치 난항…KBO 11구단 시대는 요원한가
프로야구의 확장 가능성을 놓고 지역사회가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전주시는 KBO 신규구단 유치를 위해 다양한 채널로 노력해왔으나, 최근 KBO 차원의 구단 신설 논의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구체적인 난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내부 논의에서도 신규구단 창단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분위기다. 실제 KBO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논의 진전은커녕, 기존 구단의 리그 생태계 안정화와 투자유치, 경기력 강화가 더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전주시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 및 인프라 구축 의지와는 달리, 리그 내부의 구조적 관성과 이해관계가 지역 야구 붐 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현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전주는 이미 야구 인프라에서 어느 도시 못지않은 준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 리노베이션과 신규 스타디움 부지 확보, 시민 스포츠 관심도, 시즌권 구매 의향 조사를 보면 지역 내 열의는 분명하다. 실제 2025년과 2026년 각종 전국단위 아마추어 야구대회, 초중고 리그가 전주에서 빈번히 개최된 점도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그러나 프로야구 구단 유치는 단순 인프라 이상의 복합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KBO 리그 자체가 신규구단 추가로 인한 선수 수급 불안, 기존 구단의 수익 분배 구조, 중계권 및 스폰서십 재조정 등 중장기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수도권 구단 간 흑자경영 안정 유지를 위한 내부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KBO 전체 구단주는 신중 모드로 일관하는 중이다. 프로야구 팬층이 도심권 잔존과 중소도시 확산 사이에서 갈린 것도 이 같은 보수적 기류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전국 각 지방도시마다 자신의 지역을 야구 신도시로 올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 말고도 울산, 청주, 창원, 부천, 천안 등이 프로 상륙을 꿈꾸며 차별화된 인센티브와 부지 제공, 스타디움 건설안까지 내걸었지만, 정작 KBO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이는 리그 수익 분배와 선수 유입, 관중 동원력, TV 중계권 협상, 스폰서십 가치 산정 등 실질적이고 치밀한 사업 모델 재정립 없이는 신규구단이 자칫 리그 전체 밸런스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NC 다이노스, KT 위즈 양팀이 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의 투자와 지역민 유입, 전력 강화 등 다양한 조건이 중첩된 바 있다. 수뇌부는 현장감 있는 데이터와 사업 시뮬레이션을 근거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시 입장에선, 구단 유치를 통한 스포츠 경제 활성화와 지역 브랜드 청사진이 현 시점에서 답보 상태라는 점이 뼈아프다. 야구단 창단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내 유·청소년 저변 확대, 직간접적 관광 및 서비스업 동반성장 등의 효과는 전국 어느 지방도시에게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스포츠 행정의 현실은 지역 단독의 의지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KBO의 이해관계 조정, 기존 10개 구단의 수익 방어, 선수협의 조율, 미디어 시장 가치 재평가라는 복합적 레이어가 걸쳐 있다는 점에서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은 의외로 멀고도 가깝다. 실제 각 지자체장들은 취임마다 야구단 유치를 선언하지만, 실효적 설득 전략과 자립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KBO와 기존 구단의 장단점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메가 플랜’이 보이지 않는다. 전주의 이번 사례 역시 이러한 스포츠 행정의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민들과 야구계 관계자들은 KBO의 일관된 신중론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지, 현 리그의 구조적 문제와 비전에 대한 다층적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KBO 리그의 경기력 저하나 팬 피로도, 잦은 팀 전력 격차 논란, 중계권 가치 변화 등 근원적 변수들을 감안하면 지금은 모험보다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일 타이밍이 아니냐는 현실론도 나온다. 하지만 야구계 전체가 성장 정체, 글로벌 스포츠 산업의 상대적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장기적인 신규시장 개척과 도심권-지방권 상생 방안 마련 등 보다 진화된 시나리오 역시 요구된다. 또, 지역 스포츠 시장 자체가 시민참여형, 커뮤니티 기반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시험해야 할 시기라는 것엔 변함이 없다.
현재 흐름을 보면, 전주를 비롯한 지방도시들의 야구단 창설 도전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송곳 같은 준비와 사업모델 정교화, 팬 육성, 구단 소유주 유치 역량 강화 등 끊임없는 도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번 전주시의 사례는 KBO 리그가 지역 사회 확장과 보수적 수익 안정화라는 양 갈래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