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체육회 ‘예산 부정 집행’ 의혹, 투명성 요구에 직면하다

제주도체육회의 예산 부정 집행 의혹이 지역사회 전반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체육회 전반에 대한 회계 점검에 착수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직 구체적 부정 행위 발생이 아닌 ‘의혹 제기’ 수준이지만, 도청에서 대규모 점검 TF를 구성하면서 사안의 중대성이 부각됐다. 논란은 내부 관계자와 일부 도의회의원들이 체육회 내 회계 부실 및 특정 사업 예산 흐름의 불투명성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빠르게 진화하지 않으면 행정 신뢰와 도민 체육생태계에 장기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제주도체육회는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도비와 국비, 그리고 협회별 자부담 등을 포함해 복수 재원을 운용한다. 외부감사는 형식에 그치기 일쑤였다. 의혹의 핵심은 각종 행사 경비, 훈련비, 단체 지원비 등 기준 개선 없이 현장 재량에만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일부 체육회 임원들의 ‘선심성 배분’, ‘사업 뒷거래’ 등의 정황까지 도의회 자료 요구와 언론 보도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 예산 집행 과정의 ‘셀프보고’, ‘장부상 잔액 임의 정리’, ‘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 전국적으로 불거진 타 시도 체육회 문제와 닮은꼴이다. 이번 점검 역시 감사 범위와 수사 가능성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이를 둘러싸고 권력 지형이 어떻게 재구성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도의회는 사안의 엄중함을 감지하고 별도의 행정사무조사권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는 ‘운동권-관료-정치권’의 복잡한 삼각구도 탓에 실체 규명과 처벌 그리고 근본적 제도 개선까지 적지 않은 갈등과 이견이 터져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체육계에 진입한 신임 인사들과 기존 체육인들 사이에도 극명한 견해차가 존재한다. 정작 도민들은 소수 엘리트 국한 지원이 반복되는 시스템에 피로를 호소해왔고, 이번 논란이 지역 체육 전체 개혁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나름대로 ‘투명성’과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치 프레임의 본질은 예산권 내 권한 배분 다툼이다. 현 집행부로선 실무자 책임론에 방어막을 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야당 측은 기존 회계 관리 체계를 겨냥, 감시와 개혁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제로 제주도와 체육회의 실질적 감사 독립성, ‘자정 능력’의 신뢰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는 목소리다. 현장에서는 체육단체마다 자기 이해관계 따라 강하게 반발하거나, 오히려 고질적 관행을 고백하는 분위기까지 엇갈린다. 체육회의 방만 운영 사례는 지역 스포츠 생태계 전반의 형평성 논란, 일자리, 장학금, 실업팀 운영 등과 맞물려 ‘도민 자산의 사적 유용’ 문제로 연결된다.

이번 사안의 파장은 제주 체육회 한 조직 차원을 넘어 전국 공공단체 투명성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스포츠 정책의 사회적 책임, 도민 혈세에 대한 집행의 투명성이라는 과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래도 악화된 여론과 언론의 감시 아래 쉽사리 책임 소재를 흐리거나, ‘해프닝’으로 수렴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 문제를 도정과 체육계, 정치권 모두가 외면한다면, 그 결과는 각 종류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지역 정치 지형을 보면, 체육계를 둘러싼 ‘관권-정치-체육인’의 복합 이해 구조에서 새로운 지배 구도가 불가피하며, 도민 눈높이의 시스템 정비 없이 전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적폐청산이냐, 관성유지냐, 갈림길에 선 제주 체육회의 선택이 제주 사회 전체의 문화적, 경제적 미래와 맞닿아 있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