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유럽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명칭 포기…보조주행 기능으로 조정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자사의 대표적인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인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명칭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새로운 마케팅 및 기능 안내에서 이 시스템을 ‘첨단 운전자 보조(ADAS)’ 혹은 ‘보조주행’으로 재정의한다. 유럽연합(EU) 규제와 운전 관련 법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최근 독일 등 주요 유럽국가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오해, 과장 광고 의혹, 사고 사례 등에 대한 소비자 보호단체와 규제 기관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테슬라는 공식적으로 완전자율주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부 공지와 현지 홈페이지, 공문에서 일제히 적용했다.

이로써 테슬라가 수년간 강조해온 ‘완전자율주행’ 브랜딩은 유럽에서 사실상 퇴장하게 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이미 2025년 6월부터 ADAS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명칭 및 안전 홍보 가이드라인을 시행 중이다. 해당 규정은 완전한 운전자 개입이 없는 상태를 ‘자율주행’으로 광고해서는 안되며, 실제 기술 단계에 맞는 명칭만 사용할 것을 엄격히 규정한다. 테슬라의 FSD는 주요 기능 대부분이 여전히 운전자의 지속적 주시와 개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행 유럽법상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 보조시스템’으로만 분류된다.

실제 테슬라 FSD는 미국 내 베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테스트단계임을 고지하고, 차량 통제권 주체가 운전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유럽 규제는 미국보다 더욱 엄격하며,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황색·적색경고 표기와 법적 책임 명시를 의무화하고 있어, 테슬라 역시 사실상 기존 완전자율주행 광고전략의 수정을 피할 수 없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최근 전기차 포함 ADAS 시장의 성장과 함께, ‘무책임한 자율주행’ 마케팅이 대중 혼란과 신뢰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실제로 2025~26년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FSD 오동작에 의한 경미한 사고 및 소송이 현지 언론을 통해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에 테슬라뿐만 아니라, 벤츠·BMW·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레벨2’ 운전자 보조를 넘는 기술에는 극도로 신중한 소비자 안내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테슬라의 명칭 전환은 테슬라뿐 아니라 전체 글로벌 완성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FSD 고도화에 매진하던 기업들 역시 자사 시스템에 대한 명칭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현지 판매 및 마케팅 전략도 강도 높게 조정하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유럽 현지 ADAS 이용자 수가 2026년 9월 현재 약 25만~3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힌다. 이는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 증가 여세에 힘입은 결과이지만 완전자율주행이 아닌 보조주행 기능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한다면, 브랜드 차별성이나 ‘혁신 선도’ 이미지에 일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동시에 유럽 내 경쟁 완성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상대적 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정이 테슬라 실적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장기적 신뢰 확보·브랜드 포지셔닝 면에서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FSD는 자체 개발 경로에서 다양한 센서, AI 알고리즘, 데이터 크라우드소싱 등 첨단 기술을 결집시킨 테슬라의 핵심 차별화 자산이었다. 그러나 실제 운전자 주행 개입 비율, 사고 대응 사례, 알고리즘 편향 등 기술적 한계와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규제와 소비자 신뢰를 모두 잡는 것이 산업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음이 이번 사안에서 재확인됐다. 테슬라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는 모두 향후 자율주행 시장 경쟁에서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사회적 책임’, ‘철저한 정보 제공’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용어 대신 보조주행으로 현실을 인정한 만큼, 전방위적 안전성 검증과 책임 소재 명확화, 표준화된 마케팅을 통한 대중 신뢰회복이 더욱 절실해졌다. 궁극적으로 EV와 ADAS 융합 시대에도 ‘운전자 개입의 연속성’이 당분간 기술·제도 모두에서 유지될 것임을 방증한다. 앞으로 완전자율주행(FSD)라는 이름만큼은, 최소한 유럽 무대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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