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홈플러스 상가서 ‘묻지마 칼부림’…시민 사회의 경보음 울렸다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홈플러스 입점 상가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검거했으며, 피해자 중 2명은 중상으로 의료진에 의해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 상가는 평일 저녁 시민들로 붐벼 더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됐으나, 순찰 중이던 경찰관의 신속한 대응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인천시와 관계 기관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시민을 위해 긴급 심리상담 인력을 배치했다.

유사 범죄는 2020년대 들어 사회 구조적 스트레스, 코로나19 후유증, 그리고 정신건강 의료체계 미비 등과 맞물려 빈발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2023년과 2025년에도 수도권 대형마트, 지하철, 거리 등에서 비슷한 유형의 강력범죄가 이어졌고, 그 때마다 ‘범죄 예방’과 ‘처벌 강화’ 논쟁이 반복됐다. 실제로 2024년 형법·특가법 일부개정으로 흉기난동 가중처벌 조항이 마련됐지만, 실효성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단순 사법처벌 강화를 넘어 사회안전망 복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경찰청이 도입한 ‘위험신호 감지 시스템’은 한계 내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지자체별 CCTV와 지역경찰력 증원 또한 현장 속도와 범죄 예방력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국회 정치권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논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당은 ‘묻지마 흉악범죄엔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며 즉각적인 국민 불안 해소 조치와 강력한 추가 입법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정부와 여당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을 비판하면서, 정신건강 진료 인프라 확대와 사각지대 조기 개입, 지역사회 돌봄 체계 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양측 모두 기존 정책의 한계, 특히 제도적으로 정신질환자 관리와 범죄예방 사이의 절충점이 미흡함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정치권이 입법 경쟁에만 치우칠 때 실질적 실행력을 갖춘 정책이 실현된 예는 드물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마트 내 시민 안전권 보장법’이 상임위 단계에서 무더기 계류된 점이 대표적이다. 국민적 우려와는 달리, 각 당은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 책임 있는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현장 경찰, 마트 근무자, 주민자치단 등 이해당사자 의견이 실효적으로 수렴되거나 정책에 반영된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정책 표명과 반복되는 유사 대책이 아니라, 취약 시간 대 실질 인력 배치, 신고-출동-공조 절차의 실전적 재점검, 범죄자 근본 원인 규명 및 조기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장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 방지의 본질이 엄벌주의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하나같이 지적한다. 사회적 고립,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 지역공동체 내 연결망 회복 등 사회구조적 처방이 병행되지 않으면 비극의 재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언론과 포털을 타고 범죄 동기와 흉기 사용방식 등 자극적 보도가 쏟아졌으나, 실질적인 원인 분석과 대안 논의는 여전히 표피적이다. 특히 경제불황, 생활고, 가족해체, 사회적 위화감 등 구조적 변수와 정신보건 서비스 연결의 실패가 반복된다면, 이런 부류의 강력범죄는 지속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시민 안전을 위해 정책결정자, 전문가, 현장근로자, 그리고 지역사회가 현실성 있는 대안을 긴밀히 공유하고 실천해야 한다. 당국은 단기적 불안 조치에서 나아가 장기적 사회통합 전략, 조기 개입 시스템 고도화, 피해자 보호 및 사후 지원 체계 구축 등 전방위 대책을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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