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신세’ 서울 리모델링, 규제 개선 움직임에 다시 주목받나

서울의 아파트 리모델링은 오랜 기간 각종 규제로 인해 ‘찬밥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겨졌지만, 층수 제한, 용적률, 인허가 지연, 초과이익환수제 등 다중의 장벽 앞에서 실제 사업은 늘 소수에 그쳤다. 도시의 노후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재건축·재개발’의 뜨거운 감자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재도약의 실마리를 잡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10년간 실질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번번이 좌초된 원인이 허가 절차의 복잡성과 안전진단 기준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권 일부 단지는 주민 의사가 충분히 결집되었음에도, 기존 법령상 구조안전 진단을 통한 제한이 상승되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곤 했다. 아울러 수직·수평 증축 허용 범위 역시 현행법상 제한적이어서, 기대만큼의 가치 상승—즉,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리모델링 자체의 매력이 반감되고, 조합의 추진 동력마저 약화시키는 악순환이었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규제들이 오랫동안 리모델링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었지만, 최근 정부가 ‘안전성 명분’ 뒤에 숨겨왔던 불투명한 인허가 기준 정비와, 증축 제한 완화,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 다양한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법령 개정보다, 실제 현장과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움직임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처럼 리모델링에도 유사한 부담이 현실인지, 사업자 측면에서도 행정절차를 간소화할 여지가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2027년을 목표로 단계적 현실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의 반응은 신중하면서도 푸른 신호를 보내는 분위기다. 특히 준공 30년이 넘은 1기 신도시, 서울 도심 일부 구역의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리모델링조합을 구성하거나, 추진 준비에 들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살고 있는 집을 새집처럼 만들 것’이라는 희망을 자극하지만, 사업성·청약제도 변화·협의체 구성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분양가상한제, 원자재가 급등,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변수로 꼽힌다. 다만 과거와 달리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시장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일부 단지는 리모델링 추진 만으로도 인근 시세를 견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리모델링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시민 삶의 질’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서민층·중산층이 밀집한 구 도심의 노후아파트가 기존 틀을 유지한 채, 내부 효율성과 생활 인프라, 친환경 요소를 더해 재탄생한다면, 이는 단순히 주거 공간 개선을 넘어 도시 전체의 지속 가능성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도시계획의 일관성, 기반시설에 대한 책임, 사회적 합의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최근 공공주택 공급정책, 신도시 리모델링 시범사업의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단순한 주택 수급이 아니라 도심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다층적 목표가 병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법령 개선과 실제 행정 집행 사이의 괴리감이 존재한다. 정부의 ‘규제완화’ 메시지가 실제로는 또다른 장애를 낳지 않을지, 현장 목소리는 냉담하다. 특히 조합원 간 이해 충돌, 비용 분담 문제, 공사기간 중 임시주거대책 등 아주 현실적인 리스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속도전’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경계도 나온다. 따라서 규제 개선이 절대적 필요조건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효과는 얼마나 투명하게 행정이 이행되고,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일부 관측에서는 리모델링 규제 완화가 투기 심리를 부추기거나, 특정 지역에만 국지적 호황을 유발하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제도 변화와 병행하여, 금융·세제·공공이익 확보 대책을 함께 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정책 추진의 시작점은 시장 신뢰에 있고, 끝점은 도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서울 리모델링은 이제 막 두번째 출발선 앞에 다시 섰다. 시장, 정부, 시민 모두의 숙제이자, 도시진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곡점이다. — (SEO: 서울리모델링, 아파트리모델링, 규제개선, 도시정비, 재건축, 주거환경, 노후아파트, 주택정책, 도심재생, 행정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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