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막자” KBO·문체부·경찰청, 포스트시즌 경기서 근절 합동 캠페인
KBO(한국야구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경찰청이 2026년 포스트시즌을 맞아 암표(비정상적인 티켓 재판매) 문제 근절에 팔을 걷어붙였다. 역대 포스트시즌마다 반복되어온 암표 문제가 올해 역시 심각해지자, 3개 기관이 손을 잡고 적극적인 합동 캠페인과 단속에 나선 점이 현장에 시사를 던진다. 실제로 올 가을야구 티켓은 정상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한편, 각종 중고 거래 플랫폼과 이른바 ‘암거래 채널’에서 수십 배의 웃돈이 붙은 티켓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장 앞 대기줄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순수 야구팬들의 현장 관람 기회마저 살얼음판이 된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올해 포스트시즌 주요 매치업을 보면 각 팀의 주장·감독이 기필코 직접 현장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실제 NC, LG, SSG, 두산 등 강팀 간의 빅매치가 예고됨에 따라 티켓 가격에 거품이 생기고, 선발 로테이션부터 불펜 운영까지 전술적으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최상위 접전이 펼쳐지는 만큼 야구팬들의 관람 욕구는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1, 2선발 맞대결 경기와 끝까지 모르는 불펜 열전이 중요한 무대에서, 정작 경기장 입장은 티켓을 정가에 구한 팬들보다는 비정상적 경로를 통한 암표 구매자들에게 쏠리는 모순이 이어져 왔다. 이런 현상은 홈·원정 팬 문화 발전의 큰 장애물이자, 진정한 리그 흥행을 방해하는 악재로 꼽혀온 지 오래다.
암표가 어떻게 시장에서 기승을 부리는지 경기 현장 모습을 잠깐 그려본다. 온라인 암거래 사이트 오픈 채팅방, 중고 마켓, 심지어 각 구장 주변에서 ‘티켓 구해요’, ‘티켓 팝니다’라는 손팻말, 손전화 번호를 적은 전단까지 쓰인다. 실제 구장 인근에서는 경기 시작 전 줄을 선 팬들 틈새로 암표상이 슬쩍 접근해 당일 표를 원가 대비 최대 5~10배에 내미는 장면도 심심치 않다. 경찰과 구단 관계자들이 순찰을 돌지만,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반복된다. 더욱이 올해는 온라인 거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과거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KBO와 문체부, 경찰청은 이처럼 광범위해진 암표 행위에 맞서 다양한 대응책을 내놨다. 현장 즉시 단속조 투입, 예매자 신분확인 강화, 부정거래 적발 시 예매취소와 법적 조치, 실명 인증 의무화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2024년 시행된 티켓 전자화(모바일·QR코드 인증) 정책도 보다 정교하게 보완된다. 경기장 출입구에서는 2중, 3중으로 신분과 예매 내역을 대조하고, 앱 연동 인식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됐다. 특히 경찰청은 “단순 사후 단속이 아니라, 사전 모니터링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암표상 조직을 추적한다”고 밝혔고, KBO는 “선의의 팬 피해가 없도록 추가 상환·환불 가이드라인도 명확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불법거래 신고 시스템도 본격 운영되면서, 팬들도 직접 적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짜여졌다.
다른 야구 선진국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MLB는 티켓마다 고유 바코드와 약관 위반시 즉시 블랙리스트 조치, 일본 NPB 역시 구단 공식 앱을 통한 실명 기반 거래만 허용한다. 국내에서도 유사 방식이 확대된다면 암표 유통 “허점”을 단계적으로 좁힐 수 있다. 다만, 일부 팬들 사이에선 “정상 거래 루트 외 티켓 접근성도 어느 정도 보장해달라”는 바람과 “매진된 빅매치 티켓을 좀 더 다양하게 살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혼재한다. 이같은 문제를 현장 관계자는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 역대 포스트시즌 MVP를 배출해온 강팀·스타플레이어들의 한방, 그리고 예측불허 명승부가 야구 본질이라면, ‘공정한 선수 선발’처럼 ‘공정한 티켓 배분’ 또한 이제 리그 운영의 기본값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관전포인트는 캠페인의 실질적 효과다. 암표 유통 위축과 더불어, 양질의 현장 관람 환경 조성이 이뤄질지, 그리고 앞으로 2~3년 내 암표 근절을 위한 제도적 안착 여부가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가 ‘진성 야구팬’들을 실제로 위한 변화였는지, 현장 온도계가 냉정하게 증명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투수 한 명의 컨디션이 결과를 좌우하듯, 경기장 밖 시스템 한 조각이 야구 관람 문화를 바꿀지 시즌 내내 주목해야 한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수많은 팬, 선수, 운영진의 열정이 암표 없는 공정한 관람권 문화 속에 진짜 가치로 피어나길 기대한다. 야구라는 무대 위, 진짜 승리는 투혼만이 아니다. 모두의 박수와 환호가 오롯이 정당한 티켓 안에서 울려퍼지는 새 시대, 이제 막 시즌의 첫 공이 던져진 이유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