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구리시 나태근 위원, ‘당근위원회’와 사이버안보 카드 꺼내

2026년 10월 19일, 국민의힘 구리시 당협위원장인 나태근이 ‘당근위원회’ 위촉식과 함께 사이버안보 정책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구리에서 전국적인 정책공론장의 도화선이 될 소규모 혁신안을 지역 정치인이 먼저 확산시키는 흐름은, 최근 여야 공통의 디지털 리스크 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나태근 위원장은 ‘당근위원회’라는 이색적 네이밍을 내세워 젊은 층과의 소통 시도를 명확히 했으며, 행정과 정책 결정을 포털·메신저·SNS 기반의 소통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사이버안보 정책 제안의 실질적 배경은, 최근 정부기관·민간기업을 가리지 않은 정보유출 사고의 빈번한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 2026년 들어서도 지방 행정 네트워크와 금융기관 해킹 사건이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정보보안 및 사이버 대응 역량이 지방 정가의 중요한 정책 어젠다로 부상했다.

공식 발표 직후, 복수의 정치관계자는 보수 진영 내 인적 네트워크를 가로지르는 ‘당근위원회’의 실체와 파급력에 즉각적인 관심을 보였다. ‘당근위원회’는 단순한 홍보 조직이 아니라, 구리시 지역 내 입법·행정 정보의 디지털 배포, 익명 소통, 불법정보 추적 등 다양한 실험적 기능을 포함한다. 이로써 구리 지역의 선거 전략이 전통적 오프라인 선거캠프에서, 실시간 피드백-신원보장 온라인 캠페인의 모델로 본격 이행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나 위원장이 직접 내놓은 사이버안보 정책 역시, 단순한 해킹 대응 차원을 넘어, 지역 내 IT기업 유치와 청년 디지털 인재육성 전략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타 지자체와의 경쟁 구도도 촉발될 전망이다.

중앙 정치권의 관점에서 보면, 사이버안보는 더 이상 군사·경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올들어 중국, 일본, 미국 등 동아시아 주요국이 지자체-중앙정부 간의 자율적 보안정책 개발을 장려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 내셔널-로컬 안보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중국은 2025년 발표한 ‘디지털 지방정부 기본법’에서, 모든 현·구 단위에 클라우드 보안관, 데이터 접근관리 담당관 배치를 강제하고 있고, 일본 역시 도도부현별 VPN 망독립화 작업을 202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한국 지방정치권의 정책 본능이 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 대전 등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사이버안보위원회, 디지털 위험관리실 신설 움직임이 최근 한 달간 집중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 지자체의 여건과 역량 차가 크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구리시의 범지방위 위원회 모델이 단기간 내 자체 예산과 조직 노하우를 동반하기는 어렵다. 개인정보, 공공기록물 보호 등에 초점을 맞춘 행정직 공무원 역량이 대규모 위협 대응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제도적, 인적 투자와 중앙정부-민간 보안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태근 위원장은 지역 단위에서 중앙과 별도로 강화된 정책실험을 우선 가져갈 수 있음을 내세우면서도, 관련 입법 지원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당내 일부 온건파에서 ‘과도한 선행 실험’이라는 비판을 제기한 데 대한 예방적 포석으로 읽힌다.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지방정가의 디지털 정치 실험 중에서, 대중적 네이밍과 대외 피드백 체계까지 동시에 공개하는 접근은 드물다. ‘당근위원회’의 전략적 메시지는 단순히 젊은 이슈파이팅의 문제의식을 넘어, 오프라인 현장주의와 온라인 신속대응의 접합이란 점, 그리고 계속 확장하는 사이버 위협 수위에 대응할 구체적 조직모델 실증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유권자 인식 변화로 곧장 연결되지 못할 경우, ‘지방정치 홍보형 위원회’로의 오명 가능성도 상존한다. 아직까지는 위원회의 내부 운영 구조, 의결 방식, 실질적 성과측정 지표 등은 검증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이해득실과 별개로, 지금껏 중앙-지방 균열 아래 공백으로 남았던 ‘지역 디지털 거버넌스’ 강화의 실체적 진전 여부는, 당분간 구리, 그리고 나아가 전국 각지에서 유사 조직들의 성패에 좌우될 것이다. 사이버 위협의 동태가 변화할수록, 이전과 달리 지역정치의 전략이 현장 집회와 유권자 대면 활동에만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해진 상황이다. 나 위원장이 제안한 혁신 실험이 당장의 공식 지지나 높은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현실적으로 ‘사이버안보’ 이슈를 더 이상 글로벌 단위 외교·국방 사안에만 국한시키지 않은 움직임 자체가 가진 함의가 가볍지 않다.

– 천유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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