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미야케 쇼, 2025): 어느 낯익고 낯선 이야기
이건 낯익으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시선이다. 미야케 쇼 감독이 2025년 내놓은 신작, 제목마저 무심하게 던진 ‘어느 낯익고 낯선 이야기’는 보는 순간부터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없이 바로 감각을 겨눈다. 첫 시퀀스, 도시의 흐릿한 골목. 인물은 걷는다, 카메라는 그를 따른다. 대사도, 설명도 없다. 그런데 강렬하다. 미야케 쇼 특유의 롱테이크와 절제된 클로즈업, 그리고 울림 없이 툭 가라앉는 음향. 비주얼과 리듬만으로 이야기가 뚫린다. 영화는 늘 그래왔다는 듯, 특별한 사건 없이 일상의 겹에다 씨앗을 심는다. 익숙하게 지나는 얼굴, 평범해 보이지만 환상처럼 번지는 도시 야경. 관객은 주인공도 아니고, 방관자도 아니고 그저 렌즈에 묻어난 차가운 습도만 따라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