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향한 ‘니하오’ 논란…LAFC 팬, 현장 분위기와 진실
A매치 직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 경기장에서 손흥민이 한 LAFC 팬으로부터 ‘니하오’라는 외침을 직접 들었다. 이 일로 현장은 급격하게 술렁였고, 곧장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됐다.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며 분석했을 때, 문제의 순간은 경기 종료와 함께 관중석 바로 아래 손흥민이 사인과 인사를 나누던 시점이었다. 팬들은 뜨거운 응원과 환호를 쏟아냈지만, 그 와중 일부 관중의 질문과 외침이 경기장 소음과 함께 뒤섞였다. 그 순간 LAFC의 한 젊은 남성 팬이 크게 ‘니하오!’라고 외쳤고 주변은 잠깐 정적에 휩싸였다.
다수의 미국 스포츠 매체와 국제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니하오’ 발언을 두고 동아시아 선수 전반에 대한 무지 혹은 악의적 의도가 있었느냐, 아니면 단순한 실수였는가를 놓고 논쟁이 이어졌다. 인종차별적 맥락에서 ‘니하오’ 사용은 중국 국적이 아닌 다른 아시아 선수들에게 관습적으로 함부로 사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손흥민이 이런 발언의 대상이 된 것이기에 그 파장은 더욱 거세졌다. 경기 직후 손흥민은 짤막하게 ‘상황에 유감이며 모든 팬이 존중받기 바란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논란의 주인공인 해당 팬 역시 현지 언론에 ‘아무런 악의는 없었고,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발언의 본질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경기 장면을 분석하면, 손흥민은 이날도 특유의 민첩성과 순간 스피드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필드를 누볐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홈팀이 아닌 원정팀 선수에게 LA 현지 팬들의 뜨거운 시선이 집중된 이례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외적 사건을 넘어 현재 유럽·미국 축구계에 남아있는 미묘한 아시아인 대상 시선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구단 유럽 투어에서 손흥민이 경험한 악플, 언론의 무지한 질문 등이 일부 중계진과 관중 사이에 누적된 피로감으로 남아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이와 유사하게, 손흥민 선수와 같은 아시아 선수들은 홈/원정지 구분을 떠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부당한 질문에 여전히 노출된다. 실제로 LA에서 활동중인 일본인 수비수들도 비슷한 경험담을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논란 직전 경기 내용을 더하면, 손흥민은 경기 후반 양측 센터백 사이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활로 전반적인 팀 전체 퍼포먼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LAFC 수비진은 종종 손흥민의 가속력 앞에서 뒷걸음질치며 라인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와중에 터진 ‘니하오’ 사건은 경기장의 에너지와 선수-팬 간 소통의 한 단면이며, 동시에 글로벌 선수들이 맞닥뜨리는 첨예한 문화적 충돌의 상징이다.
경기 이후 LAFC 구단 측은 곧바로 전체 관중을 대상으로 이같은 발언이 불필요하다는 내용을 내걸었고, MLS 사무국 역시 추가적인 재발 방지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러한 사과와 대책에도 현장분위기는 팽팽했다. 손흥민을 가까이서 지켜본 원정 관중들 역시 실망과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고, SNS에서는 관련 영상과 ‘Respect Son’ 해시태그, LAFC 팬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강도 높은 퍼포먼스와 빠른 의사결정, 다양한 문화적 맥락까지 스스로 소화해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 있는 손흥민은 이날의 논란이 팀 동료뿐 아니라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심리적 파동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한 차례의 발언과 해명을 넘어 근본적으로 글로벌 스포츠계가 동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이번 사건 이후 LAFC 경기장 내에서는 관중 관리가 크게 강화되고, 향후 팬과 선수 모두가 존중받는 환경 조성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감과 역동성이 살아있는 미국 MLS, 그리고 월드클래스 스타 손흥민과 아시아 선수들을 바라보는 글로벌 팬들의 시선. 이번 논란은 단일 이벤트가 아니라, 축구계 내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경기장 내외에서 계속될 이 문제에 대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