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의 4명 중 1명만 하는 ‘이 운동’: 오래 사는 삶, 걷기로부터 시작된다
아침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골목. 67세 이순자 씨가 꽃가게를 닫으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이 씨의 하루는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는 일로 시작된다. “예전엔 계단조차 숨이 차 두 번 쉬어 갔는데, 지금은 한 시간씩 걸어요. 손주들과 뛰놀 생각하면서요.” 한국 성인 4명 중 1명만이 이것, 즉 1주일에 최소 150분 걷기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2026 국민보건기초지수에 따르면 성인 77.1%는 권장량의 걷기(주 150분, 하루 30분 이상, 5일 이상)를 실천하지 않는다. 급격한 노령화의 시계 속에서, 평범한 걷기는 오래 사는 삶뿐 아니라 “잘 사는 노년”을 위해 꼭 필요한 ‘약’ 같다. 하지만 바쁜 일상, 눈치껏 해야 하는 업무 스트레스, 집안일과 가족 돌봄 사이에서 걷기는 세간의 뒷전으로 밀려난다.
걷기의 가치는 단순한 숫자 통계 그 이상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은정 교수팀이 2025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매일 30분씩 걷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제2형 당뇨병·고혈압·심폐 기능 저하 위험이 24%~32% 낮았다. 심혈관 건강, 골격 유지, 우울·불안감 감소에도 걷기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노화설계 차원에서 운동은 신체뿐 아니라 정서 회복의 뿌리로 자리 잡는다. 실제로 걷기 실천율이 높은 지역을 들여다보면, 골목마다 삼삼오오 어르신들이 ‘만보 걷기’ 공동체로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걷기의 일상화’ 앞에는 현실적 장벽이 놓여 있다. 40~50대 직장인 박동호 씨가 말한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버스, 회사에선 엘리베이터 타고,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도 5분이 채 안 돼요. 걸을 시간이란 게 있을까요? 잠깐이라도 걸으면 사는 게 조금씩 달라진다니, 그게 참 쉽지 않네요.” 직장과 집을 고리 삼아 움직이는 대다수 중장년에게 ‘의지’만큼 ‘환경’도 중요하다.
시민의 걷기 실천률은 도시 인프라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2026 보건복지부 ‘도시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비가 잘 이뤄진 지역, 공원 접근성이 높은 곳의 걷기 실천율은 38%에 육박한다. 반면 도로가 위험하거나 동네에 걷기 좋은 공간이 부족하면, 걷기가 현실적 선택지에서 멀어진다. 문제는 지방이나 외곽 소도시일수록 운동의 격차가 두드러진다는 데 있다. 삼성서울병원 박지나 노인의학과 교수는 “노화의 건강 불평등이 지역에서도 격차로 드러난다. 걷기 같은 기본 활동에도 계층 간 차별이 새어나온다”고 말했다.
여성·노인·저소득층이 걷기 실천에서 더 취약하다는 점도 사회적 고민을 던진다. 65세 이상 여성 인구의 걷기 실천율은 18.7%에 불과하다. 돌봄과 생계, 동네 안전, 낮은 정보 접근성이 삼중고로 작용한다. 구로구의 재가돌봄센터에서 만난 한 노인은 “혼자 나서서 걷다가 넘어지면 어쩌나, 빈집 두고 나가면 걱정되기도 하거든요. 나처럼 나이든 사람들은 그렇게 감히 걷기도 힘든 게 현실이지”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인생 100세 시대’에 누구나 오래 살고 싶지만, 모두가 ‘걷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각 지자체마다 ‘걷기 10만보 챌린지’, 공공공간 걷기 모임, 시니어 산책리더 양성 등 다양한 정책적 시도가 있다. 하지만 실효를 위한 세밀한 접근—예컨대 도로 위 안전 시설 확충, 주차장·공항·운동기구 인프라 구축, 주치의 권장 프로그램—이 따라가야 한다. 단순히 ‘걷자’고 외치기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와 온기가 퍼져야 한다. 복지의 격차는 결국 ‘삶의 질’의 격차로 연결된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와 질환, 그리고 사회적 외로움. 이런 불안을 돌파하는 가장 낮은 진입 장벽이 바로 걷기다. 익숙하게 스쳐 지났던 골목, 느릿한 오후 햇살 아래를 걷는 순간이 우리 몸과 마음을 동시에 지켜준다. 열심히 뛰어온 많은 어른들이 노년의 질 좋은 삶을 꿈꾼다면, 국가와 지자체, 가족과 이웃 모두가 ‘걷는 환경’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꽃가게 이씨처럼 기운 내서 한 걸음 내딛는 이가 늘기를, 그리고 누구라도 ‘걷기로 오래 사는 삶’의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언제부터 저렇게 걷는 게 귀찮은 일이 되었을까요? 예전엔 가족 다 같이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 씁쓸하네요.
솔직히 나도 회사 다니면서 걷기 어려움. 아침에 바빠 죽겠고, 지하철역까지 뛰기도 빠듯한데 시간 어케 내냐? 그래도 몸 망가져서 병원비 쓰는 것 보단 일찍 일어나서라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드네. 너무 현실 탓하긴 했나?
다들 바빠서 그렇지… 운동은 맨날 내일부터ㅋㅋ
현실적으로 퇴근 후 체력이 남아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운동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실천은 어렵네요.
아 운동해야지…ㅋㅋ 살다보면 쉽지 않네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길 걷기도 이젠 정책의 사각지대라니… 진짜 걱정입니다!!
운동 정보야 넘쳐흐르는데… 왜 실천 안 될까요? 시스템부터 바꿔야 진짜 건강해질 듯🫤
난 진심 걷기 마니아인데, 진짜 환경 중요해. 동네에 걷기 좋은 곳 하나만 생겨도 사람들 많이 모여요. 지자체가 이런 거 예산 좀 제대로 써라, 후세 건강 투자 아님? 집에서 일하다 답답하면, 저녁에 나가 걸어보면 생각 정리도 되고 스트레스 날아감. 하루 30분만이라도 무조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