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연덕 교수, AI 시대 창작자의 생존 전략 ‘창작 본능’ 출간

책방의 공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어쩌면 그 변화의 흐름은 잔잔한 물결처럼 느리게, 하지만 확실하게, 우리 곁에 번져오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 한가운데, 정연덕 교수의 신간 ‘창작 본능’이 조용히 발 디뎠다. 시대의 키워드를 꿰뚫는 문장과 창작의 본질을 좇는 탐구,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맞물릴 때 책 한 권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된다.

2026년, 우리는 책상머리에서조차 인공지능의 목소리를 이따금 심기 불편하게 듣는다. 최신 챗봇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심지어 음악까지 작곡한다는 뉴스가 더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이제 창작자는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수많은 아티스트와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 멈칫, 자신을 돌아본다. 정연덕 교수는 이 막막함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첨예하고 인간적인 질문을 잊지 않았다. 그의 신간은 기술 시대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창작 본능’이라는 불씨를 향해 말 건넨다.

단순한 자기계발서도, 불안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도 아니다. 책은 변화의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이 순간, “왜 우리가 창작하는가”라는 뿌리 깊은 질문부터 집요하게 파헤친다. AI라는 새로운 조류는 어쩌면 아티스트에게 강제적 성찰의 시간을 준 셈이다. 인간만이 가진 감정·경험·상상, 그 틈으로 들이닥친 기계의 논리가 과연 무엇을 바꿔놓을까. 정 교수는 문장을 쓴다는 것, 그림을 그린다는 것, 심지어 말로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인간다움의 본질인지를 끈질기게 묻는다.

사실, AI와 창작의 관계에 관한 책은 이미 여러 권 출간됐다. 하지만 ‘창작 본능’은 기존 담론이 빠뜨렸던 아슬아슬한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AI가 음악을 만들어도 그것으로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가는 아직 미지수다. 시와 이야기, 멜로디와 색채, 모든 창작은 결국 깊은 고통과 기쁨의 경험에서 솟아나는 불꽃이라는 사실. 저자는 자신만의 체험과 인문학적 탐구, 그리고 최신 트렌드를 촘촘히 엮어, AI 시대에 ‘창작자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독자에게 스며들 듯 펼쳐낸다.

책의 장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사례와 통찰, 특히 해외 아티스트들이 겪은 혼란과 적응의 기록은 실로 인상적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일어난 ‘AI 창작 논쟁’의 생생한 현장을 빼곡하게 담아, 국내 현실과 묘하게 연결 지어준다. AI가 창작에서 인간의 감정적 순간을 모방한다 해도, 진짜 경험의 두께와 흔적은 따라할 수 없지 않을까. 저자는 그 다양한 목소리 사이를 거닐며, 인간 창작자의 자존과 불안을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창작이라는 강물은 잠들지 않는다”라는 비유는 책을 관통하는 문장처럼 마음을 잡아끈다.

트렌디한 시선도 물씬 묻어난다. 최근 젊은 창작자,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AI와 협업’ 흐름, 그리고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을 따뜻하게 소환한다. 예민하지만 낙관적인 눈으로, AI와 인간의 조우를 흑백 양론이 아닌 새로운 창작의 장으로 바라본다. 스타트업 현장, 메타버스 예술공간에 실린 서늘하고도 뜨거운 습기는 2026년의 지금, 창작자들이 체감하는 현실 그 자체다. 정연덕 교수는 그 속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새로운 시대의 예민한 피부를 독자가 직접 만져볼 기회를 준다.

이 책은 또한 ‘생존 전략’이라는 흔한 키워드에 함몰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시간 누적된 실패와 좌절, 그리고 무너진 자리에 핀 기묘한 희망을 서정적으로 포착한다. AI로 인해 예술가의 삶이 완벽히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되레 더 깊이 자신을 바라보게 된 역설. “본능은 기술의 진보를 이길 수 없지만, 시대를 직시하는 눈을 길러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실로 지금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조언 아닐까. 잘 닦인 은유적 문장 위에 쌓인 저자의 고민과 현장감, 그 진심이 작은 울림이 된다.

예술과 기술이 마주한 경계, 그 불확실성 속에서 결국 살아남는 이는 누군가의 경험과 감정을 진짜로 껴안을 줄 아는 자, 즉 ‘본능’을 따르는 각자의 창작자들일 것이다. ‘창작 본능’은 AI에 대한 맹목적 두려움 대신, 용기와 자존, 그리고 창작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희망을 곱씹는다. 세상이 변해도,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삶을 그린다. 혼돈의 시대, 책을 펼치는 순간만큼은 각자의 본능이 말 걸기를, 이 작은 바람을 품는다.

정다인 ([email protected])

[신간] 정연덕 교수, AI 시대 창작자의 생존 전략 ‘창작 본능’ 출간”에 대한 7개의 생각

  • AI시대에 진짜 창작자 의미가 뭔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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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시대에 창작이란 게 의미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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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nda_laudantium

    책 제목 보고 순간 내 안의 창작 본능도 살짝 각성. 그런데 진짜로 ‘AI 없으면 생존 불가’ 시대 오면 미쳐버리지 않을까? ㅋㅋㅋ 근데 저자는 결국 AI랑 협업 얘기로 수렴하는 듯… 나중에 AI랑 뮤지컬도 한다지? 우리 이제 부캐는 기계가 맡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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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자의 본능을 다루는 이런 책은 기술과 예술의 본질적 차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단순히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와 흐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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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시각의 책인 듯합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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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내용이 궁금합니다😊 새시대엔 어떤 창작이 살아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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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결국 돈 되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ㅋㅋ 뭐 창작 본능도 좋지만 현실은 빡센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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