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등진 린가드, 브라질 무대서 데뷔골로 새 역사 쓰다

K리그 서울에서 단 한 시즌 만에 떠난 제시 린가드가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지 시각 4월 23일, 브라질 리그 산투스 FC 유니폼을 입고 리그 데뷔전을 치른 린가드는 1골을 터뜨리며 브라질 축구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새겼다. 1992년생,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분명 구단 입장에선 상징성과 기대치 모두 높았던 선수. 서울에서의 그는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시즌을 보냈다. 결국 구단과의 합의 끝에 계약 해지, 남미 무대로의 깜짝 이적. 2개월 만에 피치에서 그의 이름을 다시 알렸다.

경기 상황을 들여다보면 린가드의 전술 변화 감각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산투스 4-2-3-1 포메이션의 2선 중앙, 즉 ‘No.10’ 자리를 책임졌다. 활동 반경이 넓고, 전방 압박부터 페널티박스 진입까지 빈틈없이 연결했다. 전반 21분, 하프스페이스 침투 후 동료의 와이드 크로스를 단 한 번의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했다. 이 득점은 린가드 본인뿐 아니라 EPL→K리그→브라질 리그 정규 경기에서 모두 득점 기록을 세운 첫 유럽 선수라는, ‘브라질 축구사 최초’의 타이틀까지 안겼다.

선수 이동의 흐름상 린가드 사례는 여러 의미를 가진다. K리그에서 ‘아시아 시장’ 주목을 기대했던 그의 존재가 남미를 단숨에 사로잡은 전환점, 그리고 선수 본인의 커리어 그래프가 재점화되는 증거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서울에서의 린가드는 적응 문제, 전술적 융합 지체, 공격포인트 부진 등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했었다. 세부 데이터로 보자면 2025 시즌 27경기 5골 3도움, 활약도 대비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숫자다. 강점이던 스페이스 활용과 전방 합류, 타이트한 수비 압박은 꾸준했으나 마무리의 ‘결정력’은 EPL 시절만큼 나오지 않았다. 또한 K리그 특유의 조직적 수비와 느린 빌드업 리듬은 린가드의 플레이스타일과 미묘하게 엇갈렸다. 현장의 여러 코치진 인터뷰에서도 ‘헌신적이지만 라인 브레이킹에서의 타이밍 조율이 아쉽다’는 평가가 남았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본래의 스피드·턴 동작에 현지식 탈압박 기술이 접목되며, 무게중심을 낮춘 돌파와 원투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동료들과의 템포 접근도 절묘했다. 후반전에 드러난 린가드의 움직임은 전반에 비해 수비 가담이 줄고, 상대 선발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끌고 다니는, 이른바 ‘그라운드 지휘자’ 역할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데뷔전임에도 패스 성공률 93%, 유효 슈팅 2회, 공중볼 경합 4회(3회 성공), 키패스 5회 등 모든 기록에서 팀 내 최고치를 찍었다. 이적 후 빠른 현지 적응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번 득점의 의의는 단순한 기록 그 이상이다. EPL, K리그, 브라질 1부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한 유럽 선수는 린가드가 처음이다. 그동안 유럽-남미 간 선수 이동은 대부분 젊은 잠재력을 가진 브라질/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일반적이었다. 반대로 유럽 스타가 아시아-남미 순으로 커리어 루트를 밟는 경우는 손에 꼽는다. 더욱이 린가드가 선정한 산투스라는 팀은 브라질 축구 유산의 상징, 펠레와 네이마르를 길러낸 곳이다. 린가드가 산투스 팬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흐름이 더 주목될 수밖에 없다.

K리그 서울은 린가드와의 결별로 팀 체질 변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 2경기 연속 포백 유지, 공격진 스프린트 빈도 증가, 젊은 2선 자원 발굴 등을 선택했다. 리그 내부에서는 ‘역동성은 늘었지만 피니시의 퀄리티는 오히려 낮아진다’는 우려도 눈에 띈다. 린가드는 해외 무대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다시 증명 중이며, K리그는 이 빈 자리를 국내 자원으로 얼마나 메울 것인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린가드 데뷔골 이후 영국 현지와 브라질 현지 언론은 그의 향후 국가대표 복귀 가능성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소위 ‘황혼기 유럽 스타’의 아시아-남미식 커리어 리디자인 실험, 그리고 현지적응과 새로운 전술 변형의 성패 여부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골이 오랜 침묵 속 도약의 신호탄이 될지, 일시적 반짝임에 그칠지, 앞으로의 활약서 더욱 입증될 것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서울을 등진 린가드, 브라질 무대서 데뷔골로 새 역사 쓰다”에 대한 3개의 생각

  • 서울이 문제냐 린가드가 문제냐!! 결국 환경이 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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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봐야 린가드는 린가드🤔 초반 반짝임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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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장은 아무데나 같지 않구나… 린가드가 뭔가 증명하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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