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리스트의 심연을 건너며 — 3년 만의 신작 현장

건물 외벽에 반사되는 초봄의 빛, 조용히 닫힌 연습실 문틈으로 피아노 건반이 울린다. 흐릿한 전자음도, 기술의 노이즈도 스며들 틈 없이 한 사람의 손끝이 무게를 더해간다. 2026년 4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3년의 공백을 깨고 리스트의 곡들로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변화, 음악계에 퍼지는 긴장감. 밤 8시를 넘긴 도심 스튜디오, 작업 막바지의 공기가 특별히 밀도 있었다. 디지털콘텐츠팀 기자의 눈으로, 실제 촬영 현장에서 포착한 것은 방울처럼 맺히는 땀과 반복되는 테이크, 그리고 악보에 남은 붓 펜의 음영. 피아노 거장의 손끝이 다시 움직인다는 낌새는 이미 음반업계와 클래식 연주자들 사이에서 퍼져 있었다.

선우예권이 펼치는 리스트, 그리고 그의 내면 여정. 지켜보는 이들은 ‘왜 리스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본디 리스트는 연주자에게 혹한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작곡가이자, 동시에 그 음영 사이에 고독을 담아내는 예술가로 통한다. 회외의 눈초리들, 기다란 침묵이 이어진 사무실 밖 로비에도 플레이백된 연주가 스피커를 타고 퍼진다. 2023년 유럽 무대 이후 예권의 여러 변신이 있었다. 인터뷰의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리스트를 지목했다. “모두가 아는 기교와 격정이 아니라, 그 내부에 새어 나오는 어두운 서정과 인간적인 약함, 그걸 마주하고 싶었다.” 실제로 앨범 트랙에는 난곡 ‘초절기교 연습곡’과 함께 흔치 않은 발라드, 서정성 짙은 소품들이 나란히 배치됐다. 촬영 현장에서 지켜본 익숙한 테크닉 뒤의 흔들림, 무거운 숨결, 번지는 표정들. 예권은 긴장 대신 담담함을 택했다. 조명을 꺼둔 채 오로지 피아노와 마주하던 순간, 영상 속으로 그의 시선이 스며든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음악평론가, 학계, 그리고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최신 트랙 리뷰에 앞선 토론을 벌였다. 일부 평론가는 리스트 해석이 고전적 규범을 벗어나는 지점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했다. 일각에선 “기존 녹음과는 완전히 다르다, 감정의 기복이 파도처럼 밀려온다”는 반응도 나왔다. 촬영 현장 뒷편에선 팬들이 그의 SNS 사진 한 컷, 신작 티저에까지 실시간 반응을 달고 있었다. 최근 클래식 시장이 젊은 연주자 중심의 화려한 마케팅, 테크비디오 중심으로 옮겨가던 추세에서 선우예권의 접근은 오히려 진중함, 느린 호흡으로의 회귀로 읽힌다. 더딘 걸음, 그러나 더 확실하게 남는 여운. 영상 촬영 테이블 위에는 19세기 리스트의 초상사진, 손때 묻은 악보, 그리고 무음 상태의 스마트폰이 병치되어 있다.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스튜디오를 빠져나올 때, 창밖에선 늦은 밤 공기와 피아노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여운이 길게 깔린 이 시점에서, 선우예권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신작 발표 이상을 의미한다. 디지털 세대의 감각과 아날로그 예술가의 고민이 교차하는 교차로, 리스트가 던졌던 고독한 질문에 2026년의 피아니스트가 화답을 내놓는 순간. 공연계에서는 그의 새 앨범 발매와 함께 전국 5개 도시 순회 독주회가 예고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클래식 음반의 아날로그 판매와 디지털 스트리밍 트렌드가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에 주목한다. 영상 기자가 포착한 리허설 풍경, 가끔 멈칫하며 악보를 쳐다보는 눈빛, 그 순간의 침묵 속에는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무대 위 정적, 그리고 건반을 타는 손과 손 사이 불가사의한 시간의 흐름. 자료실 유리문 너머, 마지막 믹싱을 지켜보던 엔지니어의 눈빛이 이 모든 순간을 은은하게 비춘다.

선우예권의 리스트는 오히려 익숙함을 비튼다. 화려한 조명과 빠른 편집이 아니라, 오래 머무는 프레임과 움켜잡은 호흡, 현장에선 그런 순간들이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긴다. 기자는 기록자로, 때론 스스로도 숨 멎는 감정의 밀도로 30초 남짓 리플레이를 반복한다. 음반업계는 물론, 공연 기획사와 문화 비평가들까지 그가 끌어올린 감정의 농도, 그리고 3년 만의 선택이 시장에 남길 긴 파장을 예측 중이다. 젊은 팬들은 “피아노로 인생을 말하는 순간”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고, 스튜디오를 거쳐 집으로 돌아간 선우예권이 손에 쥔 무거운 앨범 케이스는 그의 한밤을 더 길게 만든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선우예권, 리스트의 심연을 건너며 — 3년 만의 신작 현장”에 대한 6개의 생각

  • 이젠 피아니스트도 속 깊은 여행 가냐 ㅋㅋ 내면여행 갔다오면 비행기 마일리지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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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트라니🤔 내 머리로 다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ㅋㅋ 꼭 들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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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깊이있는 클래식 기사 진짜 오랜만이네요 ㅋㅋ 선우예권 리스트라니!! 감정선이 어떻게 펼쳐질지 두근두근.. 근데 진짜 최근 음반들은 다 디지털로만 나오던데 CD 좀 내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저도 공연장에서 직접 봐야겠네요 ㅋㅋ 음악, 삶,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 이런거겠죠? 모두 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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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도 결국 마케팅이네ㅋㅋ 뭐 멋있긴한데 한 두번 듣고 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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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voluptatibus

    그래도 리스트 하면 연주자 내공이 그대로 보이죠. 선우예권이 선택한 이유가 더 궁금해집니다. 오랜만에 무대에서 숨결이 들리는 공연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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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이번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티저만 왕창 뿌리고 결국은 열혈팬들만 덕질하겠지. 클래식 시장이 슬슬 전시행정화되는 느낌..? 리스트 해석이라… 다들 이번엔 무슨 채색으로 칠할지 두고 보겠음. 결국 귀보다 팬심 자극하는 트렌드 아니었나? 그 와중에 내면 어쩌고는 고전적 마케팅의 변주나 마찬가지라 살짝 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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