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집중분석] 일류첸코의 합류, K리그2 화성FC의 현실적 ‘거함 노림수’
2026년 7월, K리그2 화성FC가 또 한 번의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다. 주인공은 독일계 러시아 공격수 일류첸코다. 2024년 이후 수차례 이적설이 돌던 그의 행선지는 당초 팬들의 예측과 달리 ‘PO(플레이오프) 신데렐라’를 꿈꾸는 화성FC로 확정됐다. 이 과정엔 특이할 만한 선수-지도자 이탈, 그리고 새로운 축구철학의 교차가 존재한다. 구단 ‘돌풍’의 배경, 일류첸코에 대한 기대, 이정효 감독의 동행 종결, 새로운 지휘자 차두리 감독 체제, 그 전술적 좌표 이면을 들여다본다.
화성FC의 행보를 K리그2 2026 시즌 표본으로 놓고 보면 이적시장 주요한 태클 포인트가 드러난다. 일류첸코는 K리그1 포항과 서울에서 이미 국내 수비진을 상대로 수준급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자신을 증명해왔다. 탑브리치 전개, 클래식 2선 활용, 후방 빌드업과 연계되는 포스트플레이 능력까지, 전방에서 볼을 끌어당겼던 그의 존재감은 ‘박스 안 최종병기’였다. 바로 그런 일류첸코를 화성FC가 영입했다는 의미는, 단순히 한 명의 노련한 외인을 추가한 게 아니라 팀의 전술 지형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일종의 ‘게임 체인저’ 카드에 해당한다.
전력 변화는 지휘봉 교체와도 연결된다. 기존 이정효 감독은 체계적이면서도 견고한 수비라인 구축과 촘촘한 미드필드 라인 조율로 K리그2 중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수비진 잦은 부상, 전력 누수, 결정력 빈곤으로 시즌 중반부터 흔들렸다. 이에 화성 구단이 들고 나온 해법이 ‘전설의 자존심’ 차두리 카드다. 과감한 주행 스타일과 현대적 축구 전술, 폭발적인 사이드 활용법에 정통한 차 감독 체제는, 고전적 짜임새 기반 이정효의 색채와 대조를 이룬다. 일류첸코의 합류는 바로 이 새로운 전술 기조와 맞닿아 있다.
차두리 감독은 본인의 현역 시절처럼 ‘에너지 넘치는 에지’와 빠른 트랜지션, 직선적인 공격 진행을 핵심 철학으로 삼는다. 하프스페이스 점유 후 2선에서의 속도,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 그리고 변칙적인 래핑 오버래핑 패턴이 주된 무기다. 관건은 이 과정에서 일류첸코가 고립당하지 않고 동료와의 콤비네이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느냐였다. 포항 시절부터 증명된 통합적 모션 – 즉, 수비 뒷공간 침투와 볼 키핑, 에어리얼 경합, 세컨드볼 살려주는 연계 능력이 이번 화성FC 전술에서 중추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K리그2에서의 상대 수비진 템포는 K리그1보다 상대적으로 느리며, 세트피스에서의 일류첸코 장점이 극대화될 환경이 조성된다.
다른 K리그2 상위권과 비교해도 화성FC의 플랜은 이례적이다. 천안시티가 젊은 다중 역할형 위주로 리빌딩을 지속한다면, 부천은 조직력 극대화와 정해진 로테이션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에 반해 화성은 베테랑과 신예를 ‘키스톤’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구조다. 일류첸코의 경험과 볼 배분 능력이 2선 자원, (특히 윙에서의) 기동성 빠른 젊은 자원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게 만든다. 실제 팀의 최근 데이터를 살피면, 결정적 찬스 창출 횟수 대비 득점 효율이 10위권 이내에 있지만, 빌드업 과정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약점이 있다. 이번 영입이 이 한계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이적 자체도 결코 쉬운 딜은 아니었다. 일류첸코는 한동안 해외 진출 및 타 K리그1 구단과 계약 협상을 이어왔으나, 화성 구단의 구체적인 출전 시간, 전술적 역할 보장, 사후 커리어 맵 지원이 긍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근 K리그 전반에 불고 있는 베테랑 ‘경험치 활용’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정우영(울산), 기성용(서울) 등 빅네임 중심 베테랑이 하위리그 혹은 신생구단에서 리더십을 과시하는 양상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 합류가 피치 위 양상에서 실제 어떤 임팩트를 만들어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류첸코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면도 있다. 하지만 기량 회복 후 ‘교통정리’ 역할, 즉 젊은 자원의 윙-톱-윙 삼각 구도 내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상대 입장에서 보면 박스 안 육체적 접촉, 세트피스 수비 부담이 배가된다. 이는 단순 선수 영입 이상의 심리전, 그리고 변수의 극대화로 풀이할 수 있다.
화성FC는 지금 이적시장의 ‘체스판’에서 흔치 않은 수를 띄워놨다. 이는 K리그2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챔피언십 PO, 혹은 내후년까지의 장기전에서, 경험-에너지-조직 다양성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 전술 인수분해의 실마리는 당분간 화성FC와 일류첸코, 그리고 차두리 감독의 전술적 로테이션 위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