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니!!” LAFC 캡틴의 외침, 손흥민의 3경기 연속골이 MLS와 K리그에 던지는 신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 주장 일리아 산체스가 토트넘 홋스퍼와의 프리시즌 경기 후 손흥민의 이름을 벅차게 외쳤다. 이보다 더 명확한 ‘존재감 확인’은 없다. 2026년 7월 2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토트넘- LAFC 친선 매치에서 손흥민은 3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이미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완연히 자리매김한지 오래지만, 프리시즌에서조차 집중견제와 타이트한 플랜에 맞서 늘 해답을 제시하는 그의 경기력은 상대팀 베테랑 주장에게도 감탄을 자아냈다.
경기 종료 직후 LAFC 클럽하우스 앞 믹스트존. 손흥민에 대해 묻는 현지 취재진에게 산체스는 “쏘니! 최고의 선수, 오늘도 클라스가 달랐다. 3경기 연속골은 그냥 시간 문제였다”라며 유쾌한 미소로 극찬을 남겼다. 이는 전술적 맥락에서 매우 중요한 신호다. 상대팀 주장이 이렇게 ‘골이 나올 줄 알았다’고 인정하는 건, 결국 손흥민의 움직임과 결정력이 사전 준비를 무력화했다는 의미다. 산체스가 주목한 대목은 손흥민의 속도, 그리고 찬스포착 시 결정의 쿨함이었다.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수상 후, 수비 전환·연계 플레이 능력까지 보강한 손흥민은 이번 프리시즌에 전술적 위상마저 더욱 높였다.
토트넘이 이번 미국 투어에서 여러 유럽 빅클럽의 최신 스타일(게겐프레싱, 하프스페이스 공략 등)에 맞춰 4-2-3-1, 3-4-3 등 변형 시스템을 실험하는 가운데, 손흥민은 좌우 윙에서만이 아니라 세컨드 스트라이커와 가짜 9번(폴스나인)까지 오가며 공격 리듬 전체를 조율했다. 두 번째 골은 역습 전환 6초 만의 스프린트에서 나왔고, 볼 없는 움직임으로 두 명의 수비를 갈라버리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LAFC 수비진은 하프 스페이스로 치고 들어가는 오프 더 볼 움직임에 큰 혼란을 겪었고, 실제로 득점 장면도 손흥민이 윙어에서 인사이드로 슬쩍 포지션을 바뀌며 상대 2선을 순식간에 무너뜨린 결과였다.
유럽 축구계와 MLS, K리그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린 이번 경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졌다. 첫째, 프리미엄 윙어-스트라이커 롤의 전형을 재정립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단순한 골게터가 아니다. 90분 내내 변주를 꾀하며 순간순간 팀의 템포를 조정하는 ‘전술적 추축’ 역할이 돋보인다. 압박 저항 능력, 공간 창출 시퀀스, 그리고 왼발 단독 드리블로 좁은 공간을 돌파해내는 장면 등은 비교적 기계적인 패턴 플레이라기보다 선수 개개인의 창의성과 반사신경에 기댄 미세조정이 부각됐다. 이 부분에서 동료 마디슨, 히샬리송과의 호흡도 인상적. 전보다 더 빠른 1-2패스, 순간적 스위치가 많아졌다는 게 EPL 현지 분석진의 평가다.
반면 이번 경기에서 LAFC는 손흥민 대응을 위해 더블 볼란치 위주로 측면 압박을 시도했으나, 손흥민의 짧은 1:1 탈압박, ‘슬립 패스’ 등 섬세한 터치에는 번번이 뚫렸다. 결국 MLS에서 손흥민을 상대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하려면, 개인압박을 넘어선 조직적 공간통제와 2-3차 압박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는 K리그 전술에도 시사점을 주는데, 손흥민처럼 ‘포지션 분산형’ 다재다능 윙어의 승부욕과 결정력을 얼마나 키울 것인가, 동기부여에 관한 절대적 명제로 떠올랐다.
국내 팬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해트트릭, 연속골, 그리고 유럽과 북미 통틀어 상대팀 주장에게서까지 오가는 찬사가 점점 당연해지는 일상이다. 그러나 실제 축구판 내부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네임밸류나 단순 스타파워를 넘어 매 경기 상대 전술자산을 재편하게 만드는 손흥민의 임팩트에 기인한다. 산체스의 솔직한 평가, 그리고 현장 기자실의 반응에서도 드러났듯 ‘쏘니’의 진가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 토트넘 내 입지, 그리고 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 공격운영에서도 손흥민을 둘러싼 전술 실험의 폭은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과제를 남긴 측면은 있다. 수비 참여와 체력 배분,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속팀에서의 현명한 시즌 관리가 그 중 하나다. 이미 일정 초과 소화로 인한 피로 누적, EPL-K리그 대표선수 중 최고 수준의 혹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쏘니’라는 이름 하나로 북미 원정지에서조차 경기가 달아오르는 현상은, 한국 축구가 갖는 세계적 브랜드 파워의 미래를 상징한다. 전술적, 정신적 리더십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즌 본격 개막까지 손흥민표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이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