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기금 상향에 불붙은 카지노업계와 정부의 줄다리기

여름빛이 길게 스며드는 7월, 바다는 여전히 파랗지만 대한민국 카지노 업계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최근 정부가 카지노 사업자가 납부해야 하는 관광진흥기금의 상향 추진 계획을 밝혔고, 이를 두고 업계와 정부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공적 환수’라는 이름 아래, 카지노 수익 일부를 공공을 위한 재원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에 대해 ‘투자 위축’과 ‘고용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관광기금’ 인상 문제를 둘러싼 논의 속에는 수치만이 아닌 현장의 복합적인 공기와, 한국 관광 산업이 가진 예민한 감정선이 교차한다.

현재 관광진흥기금은 카지노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구조다. 정부 측은 이미 해외에선 카지노 수입의 상당량을 사회 전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환수하고 있다며 관련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일본, 마카오 등의 사례가 종종 인용된다. 이곳에선 막대한 카지노 수익이 사회기반시설, 문화예산, 고용 정책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간 비교적 낮은 비율로 기금이 걷혀왔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지금의 상향 방안은 단순히 비용 전가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틀로, 공익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다는 확고한 기조 위에 세워진다.

업계의 목소리는 다르다. 해당 업계 종사자와 협회들은 최근 열린 토론 및 간담회,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이번 조치가 ‘사업 환경을 위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관광도시의 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투자 계획이 보류되거나 고용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 이미 해외 진출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일부 현장 관계자는 ‘지금도 코로나19 이후 회복 경로에 막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실질적인 기업체질 개선이 아닌 경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방 소도시나 도서 지역에 위치한 카지노에겐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마다의 논리는 모두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생생함을 안고 있다.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적셔주는 카지노 내부의 번쩍이는 조명과, 외부의 일렁이는 낙조 속에서 일하는 관광업계 종사자들. 이들의 목소리는 정책 변화보다 한 발짝 더 느린, 혹은 더 예민한 일상적 불안감을 안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호텔·리조트·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다시 성장세를 타는 듯 보였으나, 자본·인력·정책이라는 세 조각이 엇박자를 낼 때 흘러나오는 미묘한 진동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한 산업이 이렇게 균형의 줄을 타는 건,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감정과 기대, 그리고 생계의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어서일 것이다.

카드 한 장이 뒤집히는 딜러의 손끝보다 더 민감한 업계의 촉은, 이번 이슈가 단지 세율의 문제가 아님을 웅변한다. 관광기금의 본질은 관광산업이 이윤의 일부를 사회와 나누는 공존의 약속에 가깝다. 하지만 그 약속이 지나친 짐으로 바뀌면, 결국 도시는 활기를 잃고 일자리는 줄어들며, 관광객은 주변 국가의 환하게 열린 문을 향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거시적 수치와 현장의 온도차는 실제 정책효과를 대단히 다르게 만든다”고 입을 모은다. 액면의 공정성만큼, 균형이라는 섬세한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변화의 갈림길 앞에서 주목할 점은 이 논란이 단순히 ‘돈을 더 내느냐 안 내느냐’의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쪽에선 ‘세계적 수준의 관광 인프라,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결과물’을 꿈꾸지만, 또 다른 쪽에선 ‘지나친 규제가 현실을 망가뜨리는 부작용’을 걱정한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은 정부와 업계 모두의 것이다. 바람과 현실, 규제와 자유, 기업의 미래와 사회 공동체 간 조화는 여전히 어렵고 아름다운 난제다.

잔잔한 소음과 불빛 아래, 카지노는 오늘도 낯선 타향을 즐기려는 이방인들과, 삶을 일구는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맞이한다. 그들의 미래가 포용과 상생의 길 위에 놓이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길이 사업의 지속성과 공익성, 모두를 지키는 더 넓은 길이 되기를. 여름 밤의 끝자락, 시대의 무게가 살짝 얹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