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챔피언’ KCC도 탐낸 ‘에잇새’ 존슨, 결국 유로리그 파리행…더블더블 머신의 새로운 도전

2026년 8월, 세계 농구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이적이 성사됐다. KBL에서 KCC의 타깃이자 최고의 용병 후보로 주목됐던 데릭 ‘에잇새’ 존슨이 유럽 최고 무대인 유로리그의 파리 바스켓볼로 공식 이적한다. 존슨은 KBL 챔피언십 토너먼트 중 한국 농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시즌 내내 그의 ‘더블더블 제조기’로서의 안정감과 결정력은 필드 내 현장감으로 다가왔다.

존슨의 2025-26 시즌 KBL 퍼포먼스는 고전적인 빅맨 역할을 넘어서, 현대 농구에서 요구하는 다재다능함을 증명했다. 포스트업, 오프 더 볼에서 공간 창출, 수비 시 블록슛·리바운드 세 개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35경기 평균 19.7득점, 11.4리바운드, 2.1블록의 기록은 KBL 역대 용병 중 ‘찐’ 다재다능함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KCC뿐 아니라 전 구단 스카우트팀의 로그에 그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했다. KCC로서는 챔피언 팀 전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존슨 영입에 사활을 걸었으나, 존슨 본인은 파리 측의 유로리그 진출 러브콜을 최종 선택했다.

현역 시점에서 존슨의 플레이 스타일은, KBL·유럽을 모두 경험한 올드 팬들에게는 데이비드 로건을 연상시키지만, 결정적인 차별점은 피버룰 적응과 스크린 플레이 수행 효율성이다. 존슨 특유의 ‘하이로우’ 전술 실행력은 단순 득점원이 아닌, 팀 전체 공격 밸런스를 끌어올리는 핵이다. KCC전 4쿼터, 패턴 오펜스가 막힌 순간 종종 존슨이 중거리 슛과 킥아웃 패스로 흐름을 되살렸다. 이런 동적 경기 조율력은 이미 유로리그 강호들이 오래전부터 주목했던 부분이다.

한국 농구 팬들에게 이번 이적은 아쉬움이 집중된다. 국내 스타들이 드래프트 출신 용병과 팀워크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 직후, 존슨처럼 경기 한복판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에이스의 이탈은 전력 차를 체감하게 만든다. 역설적으로 KBL이 세계 시장에서 용병들의 육성-이인자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존슨이 KBL에서 남긴 하이라이트 장면, 3-2 지역방어 붕괴를 리드하는 움직임, 가로채기 이후 속공 전환 등은 유럽 빅클럽들이 그의 영입을 결정한 ‘직관적 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KCC와 KBL 전체로 보면, 용병 정책의 현실적인 내외적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KBL은 아시아쿼터, 신인드래프트 혁신, 3가드 시스템 등 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지만, 이번 존슨의 이탈은 리그 네임벨류와 선수 연봉 경쟁력 자체를 재조명하게 한다. 특히 KBL의 외국인 선수 쇼케이스 및 선수관리 시스템이 유럽 리그의 스카우트 네트워크보다 얼마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가에 대한 현장적 냉정한 자문이 필요하다.

유로리그로 간 존슨의 입지는, 파리 바스켓볼의 2026-27 보강 플랜에서 ‘No.1 빅맨’으로 정해졌다. 파리는 작년 유로컵 우승, 국가대표급 가드 라인과 존슨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예측컨대, 그의 더블더블 평정능력은 유로리그 6강권 진입의 판세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다만 존슨이 직면할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리그 전술 난이도, 로테이션 밀도, 외국인선수 당일 컨디션 관리 등이 KBL과는 완전히 다르다. 존슨이 KCC 스타일의 느긋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파리의 하이템포·트랜지션 디펜스로 얼마나 빠르고 매끄럽게 전환할지, 감독진의 전술슈팅 요구에 어깨가 무겁다.

더 나아가 이번 이적은 아시아-유럽 농구 시장의 순환구조에도 상징적인 함의를 지닌다. 최근 3년간 필리핀 PBA, 일본 B리그, KBL이 번갈아가며 용병 유럽 진출을 선도했지만, 아시아 무대가 육성 리그-쇼케이스 역할을 강화하면서 존슨 케이스와 같은 해외 진출 수는 일정 기간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농구 비즈니스 구조상 선수-에이전트-구단의 삼각 거래 및 밸류체인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용병 흡입력에 대한 구단의 자산화 전략 역시 본격화될 분위기이다.

결국 남는 질문은 KBL과 KCC, 그리고 존슨 본인 모두에게 ‘최적의 선택’이었는지로 귀결된다. KCC 내부에선 현실적으로 존슨 잔류에 사활을 걸었음에도 결과적으론 현실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리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용병 수급 및 유연한 전술 적응에서 진화가 요구된다. 존슨의 유럽행이 한국 농구에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리그 전체의 체질 강화, 장기적 선수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이 없다면 또 다른 ‘에잇새 존슨’은 반복해서 빠져나갈 것이다. 지금은 존슨의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응원하며, 동시에 KBL 스카우트와 프런트의 땀 냄새 나는 시즌 개막 준비에 주목할 시점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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