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난’에서 터진 정치공방,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경기도가 ‘재정난’을 공식 선언하며 지방정부의 재정 불안정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나자 정치권이 거센 공방에 휘말렸다.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에 실패한 결과’라고 맹공을 가하고, 여당 내 일각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은 ‘현실 호도’라며 반론을 제기하며 책임공방은 증폭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 집행부가 “2027년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공식 경고장을 내민 시점에서, 타 광역단체도 유사한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이 특정 인물이나 정당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임을 방증하고 있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재정위기 표면 아래엔 정부의 지방교부세 배분 변화, 복지사업 국고지원 급감, 국책사업 이관 부담 등 복수의 구조적 원인이 복합 작용한다.

최근 10년간 경기, 서울, 인천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는 집행 구조에서 지속적으로 재정수지 악화를 겪어왔다. 특히 현행 ‘국가-지방’간 복지사업 책임배분 체계에서 정부의 ‘국고보조 축소→지방이전’ 결정이 반복됐고, 그 사이 중앙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명확한 종합 대책 제시에 실패했다. 즉, 문재인 정부 시절과 윤석열 정부 초기 모두 지방정부의 장기 세수 불확실성은 계속 축적됐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남 탓’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명확한 수치를 들이밀며 이재명 대통령 책임론에 집착하는 한편, 여권 내 개혁 성향 정치인들은 ‘확대 재정 투입만으론 답이 아니다’, ‘중앙정부의 설계 오류’라는 방식으로 본질 흐리기를 반복한다. 추미애 전 장관의 “정책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는 반박 역시, 논란의 동어반복일 뿐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책임 없는 프레임 싸움’이 개입된 것이다.

이를 내부고발·고위 공무원 익명 소스 취재를 통해 보면, 실제 실·국장급 행정가들은 “예산안 꼬임의 출발점은 현 정부의 이전 재원 삭감”이라고 보는 시각과 “이전 정부에서 시작된 빗장 풀린 예산 구조가 이제 폭탄처럼 돌아오는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명히 엇갈린다. 내부 문서엔 중앙-지방 임금 격차 해소, 복지 지출 누수, 초과 세수 장부관리 등 복합적 원인론이 들어가 있다. 즉, ‘지방정부 무능’만의 문제나 ‘청와대·여의도 탓’의 일변도가 아닌, 장기적 국정운영 리스크가 여실히 반영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경기도는 신도시 기반 SOC, 복지 예산 확대, 기초지자체와의 상생 프로젝트 등 반복적인 대규모 재정 투입에 직면하면서, 국고 지원의 비중 감소와 동시에 자체 세수 불확실성(부동산 거래둔화, 법인세 감소 등)에 노출됐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위축, 수출 감소에 따라 경기도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자치단체 재정의 타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점은 정치 세력의 책임 공방에 앞서 근본적 대국민 해명이 먼저 필요한 부분이다.

또 하나, 현 시점에서도 ‘지방재정 위기’를 완충할 중앙정부의 중기·장기 플랜은 여전히 부실하다. 각종 지방 교부 조정, 인구감소지역 우대 정책이 추진되나, 임기응변·일회성 대응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들도 금고 잔고, 채무 관리, 역외세 확보 등에서 역량 제고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 설계의 최종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고 여야 모두 ‘원포인트 해법’ 조차 내놓지 못한 채 서두르듯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사회적 맥락에서 볼 때, 지방정부 재정 악화는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 주민 일상생활 위축, 세입자·취약계층 보장 약화 등 실질적 부작용을 동반한다. 복지·교육·청년정책 등 핵심사업 예산 일부가 이미 ‘삭감’ 예고 상태이며,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공방은 단순 오락성 이슈가 아니다. 예산진단 및 구조개혁에 대한 초(超)정파적 책임과, 중앙-지방 협치 구조의 재정립이 시급하다.

이런 구조적 위기를 정치적 공방과 ‘탓’ 싸움으로만 접근한다면, 경기도 재정난은 도처의 위기로 번질 수밖에 없다. 국회, 정부, 지자체 모두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닌 공적 책임의식으로, 재정공백을 해소할 설계와 공개적 대국민 보고 및 실질감사·진단체계 마련이라는 건조한 사실 앞에 직면해야 한다. 피부에 와닿는 국가·지방 정책의 한계는 바로 지금, 우리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때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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