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가 말하는 ‘쿨한 스타일’의 새로운 프레임
지금 패션 신(Scene)은 더 이상 단순한 트렌드의 나열이나 ‘가지고 노는’ 아이템의 조합만으로 이해될 수 없다. 2026년 중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명료하다. 오리지널 스트리트 브랜드 ‘요요(yoyo)’가 제시한 ‘쿨함’의 기준은 한마디로 스타일의 목적 그 자체보단 태도에 있고, 개성의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존재방식을 찾아가는 점에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요요’라는 브랜드가 최근 내놓은 신작 컬렉션의 방향성과, 10~30대 소비자들의 반응,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외 패션 씬에 불러올 변화까지 두루 짚어본다.
패션의 보수적 언어, 즉 익스클루시브(Exclusive)와 하이엔드의 상징성을 탈피하면서, 요요는 지난 몇 년간 ‘쿨’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해왔다. 실용성과 개성, 그리고 인위적인 ‘꾸밈’을 걷어낸 진짜 일상성의 가치를 주목했다. 특히 요요가 이번 시즌 ‘쿨한 스타일’이라고 제시한 룩들은 일상복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테일, 잠옷과 스포츠웨어의 경계를 융합한 실루엣, 그리고 과감하게 재해석한 로고 플레이에서 그 본질이 드러난다. 런웨이보다는 거리에서, 기획된 세련됨보다는 무심한 자신감으로 패션을 즐기려는 세대의 니즈와 정확히 맞닿는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밀레니얼과 Gen Z, 즉 Z세대 소비자들은 자신이 입는 방식 이상으로 ‘도대체 왜’ 그 옷을 선택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요요는 이들에게 ‘쿨함=남다르게 보이려 애쓰지 않는 자연스러움’이란 공식으로, 스타일의 본질적 매력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런 무드는 최근 글로벌 패션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킨포크(Kinfolk)적 라이프스타일, #normcore, #quietluxury 등과 맥을 같이 한다. 단, 요요의 좁고 깊은 현지성(locality) 감각, 서울 거리의 빈티지 무드와 불친절한 듯 헐렁한 단순함까지 결합되어, 그들의 고유 ‘쿨’은 결코 해외 브랜드의 모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국내외 유명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과 비교해봐도 요요가 그리는 쿨의 클리셰는 확연히 다르다. 슈프림(Supreme), 팔라스(Palace), 오프화이트(Off-White) 등이 강조하는 강렬함, 스포티브함, 메시지성이 강한 그래픽과는 결 사이로 느릿하게 스며드는 자연스러움과 생활적인 편안함이 흐른다. 소비자들은 강남, 홍대, 압구정은 물론 지방 도시에서도 점점 더 ‘자기 방식의 스타일’을 찾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요요의 ‘쿨’이란 의식적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를 뜻하며, 실제로 제품의 대부분이 원사·재봉·핏 선정에서까지 ‘가벼우면서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옷’을 실현하고 있다.
2026년 들어 ‘쿨하다’는 기준을 좌우하는 소비자 심리는 과거보다 복합적이다. 단지 남들과 다른 걸 입거나, 명확한 신념이나 메시지를 드러내는 패션이 아니라, 오히려 ‘무심한 척’ 멋을 지향한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신으로 충분하다는 자신감, ‘있는 그대로 잘 입기’가 요요가 자주 언급하는 쿨의 코드다. 흥미롭게도, 과한 꾸미기와는 반대로,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 캐주얼함, 타고난 듯 자연스러운 소재감, 90년대 프레피룩, 그리고 세탁이 잦아진, 실생활에서 입는 데 전혀 거부감 없는 아이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요는 여기에 ‘살짝 루즈한 비율’과 ‘일상에서 실용성을 극대화한 세부 디테일(포켓, 밴딩, 무드 컬러 등)’을 가미해, 그들만의 젊은 소비자 공략 전략을 구현했다.
패션 소비자의 접근법에도 변화가 포착된다. 2025년부터 패션 업계는 대형 셀럽보다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일상의 스타일러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요요의 팝업스토어가 SNS를 통해 번번이 ‘셀럽 런웨이’보다 더 화제를 모으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대신, 자기만족을 우선시하고, 브랜드의 히스토리보다는 ‘입는 감각’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심리는 앞으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까지 바꿀 전망이다. 요요는 제품 출시 타이밍, SNS 쇼트클립 콘텐츠, 오프라인 행사 공간 구성까지 라이프스타일의 연장선으로 풀어내며, ‘의류’ 그 이상, ‘자기 아이덴티티의 확장’으로 옷을 제안한다.
흥미로운 점은 요요라는 하나의 로컬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 씬에서 한국 스타일의 차별화된 밸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K-패션이 한류 스타, 컬러풀 룩, 화려한 스트리트웨어로 대변되어왔다면, 이제는 ‘조용한 강함’, ‘절제된 자유로움’이 새 얼굴로 부상한다. 이는 파리, 뉴욕, 도쿄 등 해외 주요 패션 위크에서 현지 바이어와 평론가들에게 ‘서울의 신선한 스타일 해석’이라는 찬사를 받는 배경이 된다. 팬데믹 이후 리셋된 감각들과, 시장의 탈중심화(Decentralization)는 요요 같은 브랜드들이 보다 과감하게 로컬 색을 밀어붙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2000년대 초반 패션이 자아내던 ‘과한 꾸미기’, 2010년대 ‘빈티지&서브컬처’ 붐, 최근의 미니멀 무드까지…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요요의 움직임은 ‘누군가가 바라보는 쿨’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편안한 쿨’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새롭다. 이들이 제시하는 ‘쿨의 기준’은 결국 각자가 자기 삶을 존중하는 방식, 무엇보다 얼마나 태연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가와 맞닿아 있다. 외적인 장식보다 나의 기분, 나의 리듬에 집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갈수록, 요요가 그리는 미래형 쿨의 형태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요요의 이번 시즌 화보 속 모델들은 로고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심플 셋업, 컬러보다 소재감에 힘을 준 셔츠, 신경 쓰지 않은 듯한 헤어&메이크업으로 스타일의 끝을 보여준다. 그들의 쿨은 결국 ‘하고 싶은 대로, 편안하게’에 닿아 있다. 패션이란 결국 내면의 자유가 옷을 타고 밖으로 표현되는 행위이기에, 요요가 그리는 다음 트렌드 역시 계속해서 우리의 일상과 감각을 자극할 듯하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