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뷰티 타고 호주 간다”…전주시, 무역사절단 8개사 모집

전주시가 지역 중소기업 8곳을 선발해 ‘K-푸드, K-뷰티’ 수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무역사절단을 호주로 파견하는 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모집 공고에 따르면, 전주시는 호주 내 신시장 개척과 수출 판로 다변화를 위해 식품, 화장품 등 K-콘텐츠 제조·유통업체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통계청 및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를 보면 202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식품 및 화장품 수출은 연 2~3%의 소폭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원화 강세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중국·베트남 중심의 수출 의존도 심화 등 지속가능성에 구조적 불안이 상존한다. 그 배경에서 호주는 인구 2,600만에 불과하지만, 아시아계 이민자 비중이 높아 한류 소비 확산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건강과 친환경·청결성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는 특성이 확인된다. 최근 3년간 K-식품·뷰티가 일본, 미국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인 데 비해, 호주 시장은 진입 초기 단계에 있다. 현지 시장조사 기관인 Australian Food News의 2026년 전망치에 따르면, K-뷰티 시장규모는 2019년 400억원에서 2026년 1300억원가량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K-푸드 수입도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무역사절단 사업은 호주 멜버른을 거점으로 현지 최대 유통사·벤더와의 구매 상담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주시는 항공료 일부, 마케팅 통역·자료 번역, 현지 프로모션 비용을 지원한다. 참가사는 현지 바이어와의 일대일 만남, 수입 유통망 개척, 온라인 커머스 입점 가능성 검증 등 실질적 협상 기회를 얻는다. 국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시장 정보 접근성 한계와 언어, 문화 장벽을 완화하는 실질적 지원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중소벤처기업부의 유사 사업과 비교하면 지원 단가와 증명서 발급, 사후 관리 체계 등이 상대적으로 내실 있는 것으로 보이나, 선정 기업의 사후 수출 성과 추적 시스템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는 이미 시장 추천 제품군은 김, 라면 등 편의식 위주에 쏠려있고, K-뷰티의 경우 한류 인플루언서 주도 마케팅에 대한 의존이 큰 구조라는 점이다. 상품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에 대한 체계적 데이터 축적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무역사절단 방식이 실제로 시장 진출 확대를 유의미하게 견인할 수 있을지 검증이 필요하다. 또 호주 내에서는 한중일 아시아 식품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가격·물류·인증 절차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상대적 불리함이 드러난다. 일례로 호주 식품청(FSANZ)은 위생·첨가물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현지 바이어들은 “소비자 신뢰는 더 엄격하게 따진다. 단순 홍보가 아니라 품질 입증, 장기계약 조건 등 실질 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뷰티 역시 동남아, 그 중에서도 베트남·태국 시장에 집중된 마케팅 모델로는 호주 시장의 다양성과 소비층 고급화 추세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최근 호주 내 한인 상공회의소와의 인터뷰를 보면 “처음에는 안전과 신뢰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유통·배송 과정 투명성과, 친환경성 같은 가치를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현실적으로 이번 전주시의 무역사절단 파견은 ‘정치적 선전 프로그램’보다 지역 기반 기업의 실질적 자생력과 네트워킹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표면적 수치나 이벤트에 치우치지 않고, 기존 수출 주력 품목 외에도 차세대 성장 카테고리(대체식품, 기능성 뷰티 등)에 대한 시장분석·사업화 촉진 프로그램이 동반돼야 사업의 실효성이 남는다. 내부적으로도 실적 위주 선정보다 사후 시장 피드백 및 파견 기업의 실패 데이터까지 반영하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파견이 끝난 뒤 결과 보고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진입 가격·물류 전략·규제 대응 등의 실행 노하우가 전주 지역 기업군 내에서 공유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전주시는 해외 시장에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초기 현지 적응 단계에서 단순 이벤트성 교류가 아닌, 장기적 거래 신뢰와 브랜드 밸류를 쌓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서비스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K-푸드·뷰티 전담 수출 컨설팅, 법률·통관 전문인력 파견, 실시간 피드백 체계 확립이 수반되어야 한계 투명성이 담보된다. 단기적으로는 행사 다음해까지의 수출 계약 체결률, 장기적으로는 3년 이상 현지화 여부를 평가하는 외부검증 시스템 도입도 함께 요구된다.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에서 절실한 것은 정책의 지속성과 실질적 현장 데이터에 근거한 피드백 반복 구조임은 분명하다.

— 유상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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